고대 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성화정 교수, 허리 통증·빈혈로 발견되는 다발골수종…원인 모를 증상 주의
허리나 갈비뼈 통증, 원인 모를 골절과 빈혈이 반복된다면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노화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비정상 형질세포가 늘어나면 정상 혈액세포의 생성을 방해하고 뼈와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백혈병, 악성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분류된다.
2026년 발표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다발골수종 신규 발생 건수는 2010건이다. 환자 중 60대가 32.2%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31.8%, 80대 이상이 약 18.1%를 차지했다.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80%를 넘는다.
2019~2023년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 전체 50.8%로 집계됐다. 과거보다 치료 성적이 개선됐지만, 질환의 특성과 환자별 상태에 따라 예후에는 차이가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성화정 교수는 최근 치료제 개발로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뼈 통증·빈혈·신장 이상 등 주요 증상
다발골수종의 대표적인 임상 소견은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신장 기능 저하(Renal insufficiency), 빈혈(Anemia), 뼈 병변(Bone lesions)을 뜻하는 ‘CRAB’으로 설명한다.
뼈 병변으로 허리나 갈비뼈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빈혈이 생기면 피로감이나 숨참이 나타날 수 있고,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수 있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노화나 근골격계 질환,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다발골수종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뼈 통증이나 빈혈, 신장 기능 이상이 지속되면 의료진과 상의해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혈액·소변검사와 골수검사로 진단
다발골수종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영상검사, 골수검사 등이 활용된다. 혈액과 소변에서 확인되는 단클론성 단백질인 M단백은 진단과 치료 반응 평가에 중요한 지표다.
골수검사는 형질세포의 비율과 유전적 특성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검사 결과와 영상 소견, 장기 손상 여부 등을 종합해 진단하고 위험도와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 재발 가능성 고려한 장기 치료
다발골수종은 재발할 수 있어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질병의 위험도 등을 고려해 항암·표적·면역치료제를 조합하고, 적합한 환자에게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이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유지요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등 다른 치료법은 효과와 부작용,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한적으로 고려한다.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순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 교수는 다발골수종이 재발할 수 있지만 재발 시에도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검토할 수 있다며, 진단 이후 적극적인 치료와 장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발골수종은 증상이 다양하고 다른 질환과 혼동되기 쉽지만,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질환을 관리할 기회를 높일 수 있다. 다만 허리 통증이나 피로감만으로 혈액암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여러 이상 소견이 함께 나타날 때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