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도 수익률 따진다…교육 시장에 부는 ‘가성비’ 바람
배움에도 가성비를 따지는 시대다. 최근 교육 시장에서는 학습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하나의 투자로 보고, 그에 따른 효용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많은 지식을 쌓는 것보다 배운 내용을 얼마나 빠르게 활용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직무 역량에 특화된 교육과정이 주목받고, 취업과 직결되는 학과에 지원자가 몰리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 입시에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과 반도체 업황 개선은 수험생들의 진로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채용 연계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5개 대학의 지원자는 전년 대비 19.4% 증가했으며, 평균 경쟁률도 28.53대 1로 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장인들의 자기계발 분야 역시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막연한 지식 습득보다는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려는 수요가 대표적이다. 데이터 분석과 업무 자동화, 생성형 AI 활용 등은 비교적 짧은 교육과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성인교육 분야의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 관련 강좌 등록은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면서 “AI를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에 활용하려는 학습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에 대한 효용성 요구는 학습 방식에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특히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외국어 학습 등에서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수강료 환급형 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YBM인강이 선보인 ‘영어 머니뱅크’처럼 출석이나 수강 실적에 따라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도 두루 활용된다.
학습의 가성비를 중시하는 흐름은 교육의 가치에 관한 새로운 질문도 던진다. 단기간에 취업이나 소득으로 연결되는 교육에 관심이 집중될 경우, 성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학문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탄생시키는 토대가 되지만 당장의 경제적 성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교육의 가치를 단기적인 경제적 성과로만 판단할 경우, 장기적인 연구와 학문적 탐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될 가능성이 남게 된다. 결국 학습 ROI의 핵심은 교육에 투입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있다. 그 효율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기간에 따라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