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벤티, '가맹점주 패싱' 일방통행 의사결정 논란... 상생경영 외침 공염불

2020-06-11     유선이
사진=더벤티 홈페이지

 

커피 전문 브랜드 더벤티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더벤티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무상으로 지원하던 영수증 출력용지를 유상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같은 더벤티 본사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가맹점주들은 '갑질'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간 더벤티는 POS시스템(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결제 사용료와 감열지(POS 영수증 출력지)를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더벤티 측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한 감열지 공급물량 부족으로 부득이 유상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벤티는 가맹점 보호를 위해 POS시스템 사용료는 계속해서 무상 공급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또 본사를 통할 필요없이 감열지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게끔 선택권을 제공하며,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최저가로 공급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같은 감열지 유상전환이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더벤티 가맹본부의 일방적 결정이었다는 점이다.

더벤티는 브랜드 핵심가치로 '행복한 동행'을 내세우고 있다. 가맹점주, 파트타이머, 임직원 모두가 행복한 상생경영을 이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더벤티는 지난 2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를 위해 로열티 전액을 면제하고 물류비용을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상생경영을 위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인해 그간 쌓아뒀던 상생경영 이미지가 무색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더벤티의 일방적 필수물품의 유상전환 결정은 정부의 가맹종합대책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가맹본부가 광고·판촉 행사를 진행할 때는 반드시 가맹점주의 동의를 얻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상생을 강조해왔다.

이런 이유로 이번 불통 논란은 단순 감열지 유상전환에 대한 부분을 넘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더벤티 본사 앞에서 한 가맹점주가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인 시위에 참여한 가맹점주는 가맹점마다 다르게 발생하는 물류비용 등 불공평한 수익률 구조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벤티 관계자는 "감열지의 유상화 전환 관련 전체 공지가 있기 전, 담당 슈퍼바이저들이 가맹점주들에게 구두로 유상 전환이 곧 진행될 것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맹점주 1인시위에 대해 "1인시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맹점마다 물류비용이 다르게 발생한 것은 품목마다 물류비용이 다르고 매장마다 많이 나가는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매출액 대비 재료비율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가맹본부가 이를 무시하고 일괄적으로 물류비용을 맞출 수는 없다는 점을 전체 공지로 설명을 드렸다"며 " 그 이후에는 1인시위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