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생겨나는 스타트업 공간, ‘한강밸리’ 이룬다

2020-07-09     이창희

600년 수도로서의 역사를 가진 서울이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모양새다. 그간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빠르게 창업 열기가 확산되면서 한강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허브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의 ‘한강밸리’는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창업 클러스터가 될 수 있을까.

 

제 2의 ‘한강의 기적’은 스타트업에서 시작된다.

소셜벤처 육성 전문공간인 ‘서울창업허브 성수’가 서울 성수동에 지난 6일 개관했다. 감염병·건강·안전·환경 등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기업을 육성하는 공간이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컨설팅이 가능한 모바일 테스트베드와 기업 입주공간, 컨설팅룸 등으로 구성됐으며 총 25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임팩트 투자사를 위한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선발된 기업은 최대 2년간 입주할 수 있으며 초기 투자와 해외 진출까지 단계별 민간협력파트너를 매칭해 성장단계와 투자 규모에 따라 맞춤 보육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창업허브 성수는 소셜벤처들의 공용 업무 공간인 ‘헤이그라운드’와 ‘소셜벤처허브센터’,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스튜디오 성수’ 등과 함께 성수동 소셜벤처밸리를 이끌 전망이다.

 

서울창업허브 성수.(사진: 서울시)

한강을 따라 왼쪽으로 이동하면 을지로에 혁신창업공간 ‘을지유니크팩토리’가 오는 9월 개소할 예정이다. 을지로4가역 을지트윈타워 지하 2층에 645㎡ 규모로 조성돼 도심제조업을 특화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콘텐츠 생산을 지원한다.

을지유니크팩토리는 3D 프린팅, VFX(시각적 특수효과), IoT(사물인터넷), 레이저커팅, DTP(디지털 평판 프린팅)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공간과 작품의 전시실, 교육공간 등 12개 공간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더 왼쪽인 마포구 공덕동에는 서울창업허브 공덕이 터주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인큐베이팅 센터 ‘프론트원’이 하반기 중 개관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허브로 만들어지는 프론트원은 지상 20층에 연면적 3만6259㎡에 달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허브인 프랑스 파리의 ‘스테이션 F’보다도 2000㎡가량 더 넓다.

 

프론트원.(사진: 디캠프)

이곳에는 보육센터와 공용업무공간은 물론이고 세미나실, 다목적홀, 갖가지 휴게 공간 등이 마련된다. 국내 스타트업 100여 곳과 벤처캐피탈(VC)이 대거 입주한다.

한강 남쪽에는 대방동 미군기지 자리에 지하2층~지상7층으로 광화문 광장 규모의 여성가족복합시설인 ‘스페이스 살림’이 오는 9월 문을 연다.

스페이스 살림은 일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여성·가족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여성 스타트업의 성장공간이다. 대방역에서 지하연결통로로 바로 이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고 사무공간, 콘텐츠 제작 공간, 컨퍼런스홀 등 교육 공간, 스타트업 쇼룸·판매 공간을 갖추고 있다.

한강 이남 동쪽의 AI 양재허브에는 ‘빅데이터 캠퍼스’가 들어선다. 2013년부터 수집한 민간·공공데이터를 민·관·산·학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AI 기반 스타트업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대중교통·유동인구 등 시민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민간데이터부터 생활인구·IoT(사물인터넷) 데이터 등 상세한 단위까지 포함된 공공데이터를 모두 열람할 수 있다. 기존 양재허브에 입주한 69개 AI 기업과의 협업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