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원유, 산림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산림 빅데이터 온라인 설명회 현장을 가다

2020-07-23     이창희

사양 산업으로 취급 받는 임업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활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산림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구축·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다른 산업과의 융합으로 시너지를 도모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산림 빅데이터 온라인 설명회’가 22일 서울 등촌동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열렸다.

 

2020 산림 빅데이터 온라인 설명회.(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이날 설명회는 산림 빅데이터에 관한 내용을 각 유관기관과 대기업, 스타트업 등 시장 관계자들과 수요자들에게 설명하고 동시에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최됐다. 설명회는 온라인으로 치러졌지만 행사 후 네트워킹을 위해 산림 분야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관 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을 비롯해 산림청과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건 이날 소개된 산림 분야 빅데이터를 생산·가공·유통하는 ‘산림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는 트레킹·생물종유전체·산림대중교통·산림치유·산림인구·약용자원·산악기상·항공사진·산림재해·미세먼지·임산물유통정보 등 11개로 세분화된 빅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여기에서 생산된 원천 데이터와 정제 데이터를 수집·저장한 뒤 다양한 분석을 거쳐 산림 빅데이터 거래소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의 개척에 도전할 수 있다. 아울러 타 분야 산업과의 접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자체별로 흩어져 있는 산림지역 데이터를 통합하고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지역 관광산업에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도시림 조성에도 쓰일 수 있으며, 산림에서 채취한 원료가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산림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사진: 더퍼스트미디어)

한국임업진흥원에 따르면 산림 빅데이터 생산 규모는 2013년 4.4GB에서 올해 44조GB로 대폭 증가했다. 빅데이터 매출 전망도 2015년 1220억달러에서 지난해 187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 같은 추이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산림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장에서 만난 전성기 한국임업진흥원 실장은 “그간 산림 정책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을 자제하는 쪽으로 이뤄져 왔다”며 “이제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환경을 지키면서도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늘 의료·통신·보험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을 초청해 네트워킹 자리를 만든 것도 향후 융합데이터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산림 빅데이터는 21세기의 새로운 원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