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Dr.] 가을철 꾸준히 증가하는 산악사고…허리, 무릎 등 질환 조심해야?

2021-10-29     임한희
사진=pixabay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사계절 중 가을은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 중 하나다. 특히 주말이 되면 등산을 즐기기 위해 지역의 단풍명소를 찾는 이가 많아진다. 산림청은 지난 9월 28일 설악산을 시작으로 북한산 10월 28일, 치악산 10월 21일, 월악산 10월 24일, 속리산 10월 30일, 계룡산 10월 16일, 내장산 11월 7일, 한라산 10월 30일, 마지막으로 지리산 10월 21일에 단풍 절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을 등산철에는 단풍을 보기 위해 산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사고도 많다. 소방청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산악구조활동은 2만9천672건으로 연평균 1만 건이며 실족·추락이 6천996건, 조난이 6천972건, 심장마비 등 질환이 2천742건, 탈진·탈수가 1천588건이다. 월별로는 10월에 4천153건(14%)으로 가장 사고가 많았는데, 날씨가 선선해지고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증가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단풍놀이를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입산객들이 많아지면서, 허리나 무릎,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무리한 움직임에 의해 자주 발생하는 척추후관절증후군, 무릎관절등, 회전근개파열 등이 등산 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등산은 허리근육을 강화해주고 요통도 예방해주며 척추 뼈를 바르게 고정시켜, 만성 척추신경질환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또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며 정신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우울증 예방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하지만 무리하게 등산을 할 경우 각종 질환과 골절 위험 또한 뒤따른다. 특히 40~50세 이상의 균형 감각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이나 체지방 비율이 너무 낮은 마른 여성의 경우에는 삼가야 한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본인 체중의 약 3∼5배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등산 할 때는 평지에서보다 약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고 내려오는 길에는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어내려오게 되면 넘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 등산 시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는 너무 죄거나 너무 큰 것은 피해야 하며 지팡이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등산 전용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가 척추뼈 안에 말랑말랑한 수핵이 압력에 의해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요통과 마비를 동반하는 증상이라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척추를 지지해 주는 척추후관절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척추후관절증후군은 갑작스러운 외상, 허리삠이나, 장기간 동안의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 되며, 허리근육이 약한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증상은 허리와 골반이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특히 아침에 허리가 뻣뻣해지고 증상도 심하다. 또 잠자리에서 몸을 옆으로 돌릴 때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느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아도 특별한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디스크 치료 후에 저리는 증상이 나아져도 허리에 통증이 계속 있다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마취통증의학 최봉춘 전문의는"요추염좌 환자, 약 70% 가량이 척추후관절증후군에 해당될 정도로 환자가 많다”며 “등산 후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지만,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발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올바른 진단과 치료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척추후관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바른 자세를 취해 후관절면의 퇴행을 늦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운동치료를 통해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강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상이 있는 척추후관절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후관절에 혈액순환과 영양공급을 증가시키는 관절치료와 늘어나거나 경직된 부위의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쉽게 낫지 않고, 통증이 계속된다면 신경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다.

이어 등산이 많은 가을계절에 가장 많은 무릎질환은 ‘무릎관절증’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5년 간 무릎관절증 환자 총 진료인원은 2015년 262만1,000명에서 2019년 295만 1,000명으로 12.6%인 33만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3.0%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5년 75만5,000명에서 2019년 89만3,000명으로 18.2%인 13만8,000명 증가했으며, 여성은 2015년 186만6,000명에서 2019년 205만8,000명으로 10.3%인 19만2,000명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60대 31.6% ▲70대 25.6% ▲50대 20.3%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3.5%로 가장 높았고, 70대 및 50대가 각각 27.9%, 19.6%를 차지했다.

무릎관절증을 생활 속에서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비만이 되면 무릎에 무리한 하중이 실리게 되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며 무릎에 직접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인 자전거 타기, 수영, 천천히 걷기 등의 운동이 유익하고 등산,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등산 시 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낭의 무게다. 이에 만일 무거운 배낭을 한쪽에만 맬 경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한쪽으로 몰려 요통을 유발하게 될 수 있다. 이에 배낭의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인 것으로 선택하고 등산 중에는 늘 허리를 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지의 3배가 넘는다. 아무래도 긴장된 자세에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내리막길에서는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요령이다. 또한 허리를 똑바로 세우는 자세만으로도 무릎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되 특히 발목 부분을 잘 고정시켜야 한다. 발목 부분이 느슨해질 경우 발목이 잘 지지되지 못해 발목이 삐는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발 바닥에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을 깔아 발바닥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