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튜버, 건강상 문제 없을까?

2021-11-05     김주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튜브 동영상의 홍수 속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먹방’이다. 인기 먹방 유튜버의 콘텐츠는 조회수가 적게는 수십 만, 많게는 수백 만 건에 이른다. ‘푸드 크리에이터’라는 먹방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

하지만 먹방은 주인공인 유튜버나 그것을 보는 시청자 모두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먹방이 줄 수 있는 건강 상 문제나, 고도비만 치료법 등에 대해 365mc 천호점 조민영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인기 콘텐츠 ‘먹방’, 시청자 건강도 위험?

구독자 약 264만명을 보유한 28살 먹방 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급격한 체중 증가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피자나 햄버거, 불닭볶음면 등 칼로리·지방이 높고 자극적인 음식을 대량으로 먹는 ‘익스트림 먹방’으로 인기를 끌었다. 먹방을 처음 시작할 때 68~72kg였던 그의 몸무게는 현재 154kg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한 때 뮤지션을 꿈꾸는 채식주의자였지만 2016년부터 패스트푸드 위주의 먹방을 시작했다. 방송 초기에만 해도 그의 얼굴은 턱선이 보일 정도로 날렵했지만 살이 급격하게 찌면서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결국 과도하게 찐 살로 호흡에 문제가 생기자 그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방송을 해야 했다. 구독자들은 “이제 먹방 그만해라”며 우려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먹방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먹방에 대해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복미 전남대 식품영양학부 교수팀이 지난 6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당 먹방 시청 시간이 7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14시간 이상인 사람의 체중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먹방 시청 시간 7시간 이상인 남성과 14시간 이상인 여성의 평균 BMI는 과체중 상태였다.

또 주당 먹방 시청 기간이 긴 사람은 탄수화물 식품과 육류에 대한 기호도가 높은 반면 먹방 시청 시간이 짧은 사람은 채소나 과일을 선호한 게 특징이었다.

영국 리버풀대 애나 콧츠 박사팀의 연구에서도 몸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를 먹는 영상을 본 어린이들은 영상을 보지 않은 아이들보다 평균 26%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아직 이견이 많지만 조금이라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가급적 시청 시간을 줄이고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 대표원장은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음식을 먹는 먹방을 보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출돼 평소보다 식욕이 커질 수 있다”며 “시각적 자극으로 보상심리가 발동, 식욕이 왕성해지고 맛있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 이 식욕을 해결하면 쾌감이 상승해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도비만, 다어어트도 어려워

즉 먹방과 비만은 적잖은 연관성을 지닌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비만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특히 단기간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고도비만이 된 경우 다이어트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의 경우 식이요법·운동만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경우는 2~3%에 불과하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기준, 아시아태평양 국내 기준, 대한비만학회 기준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된다. 이 중 2018년 대한비만학회의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최근 10년간 국내 고도비만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도비만율은 2009년 3.5%에서 2018년 6.01%로 10년간 약 72%나 증가했다. 이 정도 상승세라면 2030년에는 국민 10명 중 1명이 고도비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도비만은 외적으로 답답하고 둔해 보이는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니코카도 아보카도’의 사례처럼 각종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해 생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의학적으로 체질량지수가 5㎏/㎡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29%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표원장은 “비만 환자와 고도비만 환자의 당뇨병 위험은 각각 2.5배, 4배나 높고 또 고도비만 환자는 고혈압 위험이 최대 2.7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고도비만 시 하루라도 빨리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