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수직적 조직문화 해외서 규탄... "韓상사 지시에 반대 금지?"

2022-02-17     김주현
▲폴란드 현지 매체가 보도한 내용 일부(사진=demotywatory 웹사이트 캡처)

LG전자가 수직적 조직문화로 인해 해외에서 지탄받고 있다.

지난 12일 폴란드 현지의 한 매체는 '한국 상사와 일하는 규칙'이라는 문서가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츠 인근 공장에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회사 직원이 한국인 상사와의 대면시에 지켜야 할 규칙을 설명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한국 상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을 것 ▲한국 상사를 위해 문을 열어줄 것 ▲한국 상사의 지시에 반대하지 말 것, 의문을 갖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문서에 담겼다.

현지 매체는 세 번째 규칙인 상사 지시에 무조건적인 동의를 강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업무에 관해서 직원들이 비판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며 이같은 내용은 폴란드 법이 정한 원칙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폴란드 현지인들은 해당 뉴스 댓글을 통해 이같은 규범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한 폴란드인은 "일반적인 관점으로 볼 때 우리가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왜 폴란드인들은 해외로 나가면 해외 문화에 적응해야 하고 외국인들이 폴란드에 들어오면 우리가 외국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조주완 사장은 "일하는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직원들이 긴밀히 소통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기적인 운영체계가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이같은 조 사장의 조직문화에 대한 철학은 해외 현지에서 한국식 수직적 조직문화를 강요한 사건으로 인해 퇴색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LG전자 측은 현지매체에 밝힌 입장을 통해 "논란이 된 문서가 작성된 바 없고, 실제 행해진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