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육아용품, 몽땅 사야 할까?
신생아 육아용품, 몽땅 사야 할까?
2016.01.13 14:39 by 신성현

우리 아이들을 박사로 키우고 싶은가? 그럼 먼저 박사가 되라. 육아박사! 제대로 육아하고 싶은 아빠의 늦깎이 공부가 시작된다. 육아서 읽는 아빠편.

한달 후면 둘째 통통이 출산이다. 2년전 첫째 총명이 때는 출산 두 달 전부터 이것 저것 정신 없이 준비를 했었는데, 이젠 출산 한 달  전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준비하는 것이 없다. 첫 째 때에 비해 육아를 겸하느라 심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이유도 있겠고, 한번 겪어 본 일이기 때문에 출산과 신생아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천방지축 총명이에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100% 부모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신생아 통통이가 함께할 생각을 하니 좀 떨린다. 덜덜덜..

출처: MBC 모래시계 중, 직접 편집

출산은 새로운 식구 한 명이 추가되는 일이니 예비부모가 준비할 물건이 참 많다. 베이비페어, 베이비엑스포 같은 육아용품 박람회에 출산 전에 방문해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육아용품의 신세계를 접할 수 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도무지 어떤 물건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다양한 것들이 육아라는 미지의 세계로 입장하기 위한 부모들의 두려움을 자극하여 지갑을 노리고 있다.

단언컨데 육아용품 박람회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 아기를 데리고 가는 건 절대, 절대 비추(출처:Newsis)

하지만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의 장벽을 가까스로 넘긴 외벌이 아빠에게 육아용품 하나 하나에 드는 지출이 가볍게 느껴질 리 만무하다. 하나를 사도 이게 진짜 필요할까, 좀 더 싸게 대체할 방안은 없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준비했다! 신생아 육아에 의외로 필요 없는 물품.

 

목욕 욕조, 온도계, 샴푸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서 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 중 아빠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는 대부분 ‘신생아 목욕시키기’가 들어있다. 아마도 신생아 때 아기가 대부분의 신체 접촉을 엄마와 하게 되는데, 매일 목욕시간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아빠와도 친밀감을 형성하라는 깊은 뜻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그냥 남자가 더 힘이 세니까 아이를 들고 해야 하는 활동은 남자가 하라는 얕은 뜻일 수도 있겠고.

아무튼 박람회에서 신생아 목욕용품을 둘러보면 욕조, 물 온도를 측정하기 위한 온도계, 샴푸와 바디워시 겸용 제품, 거품 스폰지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목욕 욕조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다. 큰 것은 신생아가 쓰기에 너무 커서 아기가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기간이 되지 않는 한 당장은 쓰임이 적절하지 않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세수대야를 깨끗이 씻어서 아기 전용으로 쓰면 된다. 조금 더 큰 후에는 빨래판이 달린 대야에 수건을 깔고 비스듬이 눞혀 놓고 씻겼다. 어설픈 욕조보다 이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왼쪽처럼 세수대야에서 씻기다가, 좀 커서는 오른쪽의 빨래판 대야를 사용했다. (출처: (좌)신성현, (우)gmarket, http://item2.gmarket.co.kr/Item/detailview/Item.aspx?goodscode=707932310)

아기가 목욕하기 적당한 온도는 38~40도 정도라고 하고 온도계로 물 온도를 측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냥 손 넣어서 적당히 따뜻하면 OK 다. 사실 목욕 하기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고 물 받는 것도 신경 쓰이는 일인데, 물 온도까지 맞추는 건 너무 귀찮은 일이고,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온도 맞춰 받아 놓아도 잠시 후면 금방 식어버린다. 내 손 센서를 믿고 적당히 맞췄다.

온도계보다는 손센서가 최고다. (출처: shutterstock)

샴푸, 바디워시, 거품스폰지 등도 거의 안 썼다. 샴푸와 바디워시 겸용 제품을 하나 사긴 했었는데 실제로는 엄마 아빠가 쓰고 있다! 신생아는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고, 더러움 이라는 것에 노출될 일이 거의 없는데 굳이 제품을 써야 하나 하는 의문이 있다. 더욱이 요즘 아이들의 아토피 때문에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목욕제품의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라도 바디워시와 샴푸는 안 써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티슈

신생아 맞이에 앞서 그냥 물티슈가 아닌 외국 어떤 호수의 청청수로 만들었다는 물티슈를 미리 미리 구입해놓았고, 선물로 다량의 물티슈를 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결국 별로 쓰질 않았다. 원인이 무엇인가 보니, 신생아 때 상당수의 물티슈는 아기 대변 처리에 쓰이는데, 총명이는 대변을 볼 때마다 화장실에 가서 물로 씼겼다. 이건 산후조리원에서 배운 것이기도 하고, 필자의 매우 민감하고 좋지 않은 피부를 유전으로 물려받은(미안하다 총명아. 사랑한다!) 총명이 피부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헐 웬열?! 물티슈가 필요 없다고?! 라고 의문을 가지는 독자가 꽤 있으리라 예상된다. 실제로 주위에서도 이거 없으면 아기 못 키우겠다고 박스로 구입하시는 분들도 꽤 있다. 여기에 쓰는 글은 오로지 개인적인 생각이니 판단은 각자 하시길…

물티슈는 아기 피부에 따라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출처:shutterstock)

 

공갈 젖꼭지

‘아기’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 중에 하나가 공갈 젖꼭지이다. 필자도 아기라면 당연히 공갈 젖꼭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모유 수유에 방해되고, 치아 건강에 안 좋다는 이유로 안 쓰는 경우도 제법 된단다. 너무 열심히 빨아서 중이염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진짜인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우리 집에서는 이 물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쓰지 않았고, 주변을 보면 안 쓰는 부모가 꽤 있더라. 하지만 젖꼭지는 신생아가 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물건인 만큼, 어쩌면 아기 취향을 저격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다.

80년대에 부모님이 영국 유학을 가고 큰 저택의 고모집에 살고 있는 금 젖꼭지 희동씨(83년생). (출처: 둘리뮤지엄)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 #3_‘유모차는 천천히 사자’>

육아용품에 별 관심 없는 아빠들이지만, 다른 물건에 비해 비교적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 유모차입니다. 역시 모든 남자들은 바퀴 달린 물건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엄마들의 자존심 이라는 S모사의 유모차부터 시작해서 디럭스형, 콤비형, 휴대형 등등 유모차 종류도 엄청 다양합니다. 그런데 신생아때는 의외로 유모차를 잘 안타게 됩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설렁설렁 돌아다닐 만큼 여유로운 외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유모차는 너무 급하게 사지 말도록 해요. 또한 유모차는 접어서 차량에 쉽게 넣는 게 중요하니 자기 집 차 트렁크 크기를 잘 알고 있는 아빠들이 유모차 선택에 적극 개입하도록 합시다.

 

다음이야기 4편: 추운 겨울. 어디로 놀러갈까?

날도 춥고, 주머니 속도 춥습니다. 아기와 함께 놀러 갈 곳이 마땅치 않죠. 이럴 때 실내에서 노는 건 어떨까요? 아빠와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놀러갈 만한 곳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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