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겨울, 어디로 놀러갈까
추운겨울, 어디로 놀러갈까
2016.01.27 00:14 by 신성현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이름만 들어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육아용품. 아이 생각해 이것 저것 장만해 두지만, 현실 육아에선 의외로 이름값 못하는 물품도 있다던데…

이번 겨울은 별로 안 춥네… 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역시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어른들이야 날씨 궂은 날에는 집에서 맛있는 음식이나 먹고 TV 보는 게 낙이겠지만, 아이들은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하루에 한 번씩은 나가야 한다. 야외놀이가 아이들 신체‧정서 발달에 좋다는 전문가의 주장에도 물론 공감하거니와, 집밖에서 정신없이 뛰어 놀아줘야 밤에 잘 잔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칼퇴’가 가능한 회사를 다님에도, 요즘 같은 겨울은 집에 가면 한밤중이다. 밥 먹고 목욕시키고 그림책 몇 권 읽으면 잘 시간이다. 이렇다보니 평일 총명이의 외출은 엄마의 몫이다. 대신 주말은 아빠가 주도적으로 외출을 챙겨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다. TV 육아 예능에서는 좋은 곳도 많이 가던데… 오늘도 외벌이 아빠의 주머니 속은 찬바람이 쌩쌩 분다.

그래서 오늘은 무료로 아이들과 함께 외출할 만한 장소를 소개한다. 날씨가 춥기에 이왕이면 실내 위주로 준비했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광화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있다.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게 박물관의 주요 목적이다. 하지만 조선시대니, 대한제국이니 하는 어려운 얘기는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고 그냥 옛날 집과 옛날 물건들 구경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꽤 크고, 수유실, 유모차대여, 식당운영 등 시설도 잘 구비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선 2월 21일까지 ‘안데르센 이야기’ 기획 전시가 진행 중이다. 시간만 잘 맞추면 선생님이 읽어주는 안데르센 동화를 듣고, 관련 영화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꿀팁은 이 기획전시와 함께 ‘레고, 안데르센과 만나다’라는 코너가 운영된다는 점이다. 레고로 만들어 놓은 안데르센 동화의 장면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고, 당연히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레고 체험 코너도 있다. 레고 코너에 있으면 많은 엄마들이 기쁜 얼굴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엄마 저기 앉아있을 테니까 레고 만들기 하고 놀아~”

레고 놀이만 잘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대문역쪽으로 100미터쯤 걸어 가면 ‘경찰박물관’이 나온다.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역사와 경찰의 종류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경찰 제복, 총, 수갑 등 다양한 경찰 장비를 볼 수도 있고, 지문채취 체험과 시간만 잘 맞추면 사격 체험도 해볼 수 있다.

4층에 있는 특수경찰 디오라마 모형도 재미있어하는 전시이다. (사진: 신성현)

하지만 경찰박물관의 핵심은 1층에 있는 환영의 장에서 찍는 인증샷이다. 경찰 제복을 입고, 경찰 모자를 쓰고, 경찰 오토바이‧사이드카‧경찰타를 타고 ‘찰칵’. 가끔 사이드카에 타서 안내려오겠다는 아이가 있으면 대략 난감하지만, 그 만큼 아이들이 확실히 좋아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현대모터스튜디오>

강남 도산공원사거리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현대자동차가 만든 일종의 자사 자동차 전시장이다. 다만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매장과는 달리 박물관처럼 관람객이 자유롭게 여러 자동차를 둘러보고, 타보기도 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여러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총명이도 아빠가 운전하는 차에 탈 때 항상 정해진 뒷자리 카시트에만 앉아야 하는데, 이런 곳에 방문해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보면 굉장히 신나 한다. 엄마, 아빠의 하지 말라는 잔소리 없이 운전석에 있는 수많은 버튼들을 원 없이 눌러볼 수 있다.

애들보다 아빠들이 더 재밌어 한다는 건 함정. (출처: 현대모터스튜디오 홈페이지)

게다가 키드 라운지도 있어서 아이들은 라운지에서 전문 스탭 선생님과 놀고, 부모는 쇼파에 앉아 (무료)커피를 한잔의 시간도 만끽할 수 있다. 총명이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36개월 이상 가능) 키드 라운지는 이용해보지 못했고, 대신 2층에 있는 자동차 도서관에서 자동차 그림책을 아주 많이 보고 왔다. 그리고 꿀팁 하나.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주차가 무료이다. 스튜디오 앞에 가면 발렛파킹을 해준다. 역시 무료다.(인터넷에 현대차 아니면 주차비 받는다는 루머가 있던데 직접 이용해 본 결과 아닌 것 판명되었다.)

키드 라운지는 36개월 이상부터 1시간동안 이용 가능하다. 아이를 맡겨 놓고 아빠는 차 구경을 하자. (출처: 현대모터스튜디오 홈페이지)

 

<곤충생태관>

집에서 그림책 읽던 아이가 갑자기 “나비가 보고 싶다”한다면?

“한 겨울에 웬 나비?!”라며 당황하지 말자.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곤충생태관으로 가면 된다. 네비게이션 찍고 도착지에 다다르면 박물관 같은 건 없고 왠 하수처리장이 나오는데, 바로 거기다. 하수처리장 안쪽으로 들어오면 곤충생태관 표지판이 보이니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곤충생태관쪽으로 오면 된다.(주차 무료)

(출처: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아까 아이가 찾던 나비. ‘나비 전시관’은 일종의 온실인데, 한겨울에도 나비가 날아다닌다. 비단 겨울이 아니더라도 나비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없는 요즘 도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나비가 꿀 빠는 걸 눈앞에서 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
한쪽 벽에는 번데기가 모여 있어서 타이밍을 잘 맞추면 번데기에서 막 나비로 나온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바로 옆 건물인 곤충전시관에선 흔히 보기 어려운 곤충들과 민물고기, 개구리 등을 관찰할 수도 있다.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 #4_‘박물관 브로셔는 그림책이자 교재’>

박물관에 가면 층별 안내라든지, 전시에 대한 간단한 해설이 있는 브로셔를 비치해놓습니다. 어른들은 박물관 내에서 둘러보고 이후엔 볼 일이 없지만, 아이들은 집에서도 그림책처럼 열심히 봅니다. 특히 브로셔에 나와 있는 전시물을 아이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 후, 실제 전시물을 접한 아이들은 집에 와서 브로셔를 통해 박물관에 갔던 시간을 떠올리고, 부모님과 봤던 전시물을 다시 기억해냅니다. 아주 유용한 교재이고 그림책이죠. 총명이는 경찰박물관 브로셔를 지금도 종종 봅니다. 자동차를 너무 좋아해서 브로셔를 통째로 코팅했을 정도죠.

 

다음이야기 5편: 장난감,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인 아이 물품의 대명사다. 많을수록 좋은가? 적을수록 좋은가? 그리고 어떻게 골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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