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나라
까르보나라
2016.01.27 01:51 by 이지응

처음으로 '진짜 까르보나라'를 먹었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평소처럼 식탁에 앉아 가만히 하얗고 느끼한 소스가 줄줄 흐르는, 베이컨 풍미의, 곁들여진 양파로 간신히 느끼함을 잡고 있는 그런 파스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웬걸, 내 앞에 대령된 것은 노오란색의, 약간 빡빡해 보이기까지 하는, 몇 점의 베이컨 조각뿐이 보이지 않는 그런 파스타였다. 아, 무슨 탄가루가 떨어진 것처럼 흩뿌려진 후추가루 역시도 충격적이었더랬다. 물론, 이것이야말로 '진짜'라는 말 보다 충격적인 것은 없었지만 말이다. 진짜 까르보나라엔 달걀과 치즈 뿐,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다니! 우리가 기다리며 먹는 이 음식이 원래는 광부들의 끼니 때우기용 음식이었다니! 다행히 충격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맛은 썩 훌륭했다. 언뜻 뻑뻑해 보였지만, 면을 잔뜩 휘감은 노오란 소스는 부드러웠고, 짭조름하고 콤콤한 치즈와 고소한 달걀노른자의 풍미가 입안에 가득했다. 간간히 씹히는 바싹 익은 베이컨과 느끼함을 잡아주는 마늘향 까지도 너무나 완벽한 음식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생크림을 끓여 만든 파스타 대신에 이 파스타를 더 자주 해먹게 되었다. 그리고 종종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물론 이것이야말로 '진짜' 까르보나라이기 때문은 아니다. 그저 맛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레시피도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짜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사실, 그날의 그 파스타가 정말로 진짜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건 어쩌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와서 먹어보고는 "완전 엉망진창이군!"하고는 집어 던질 물건이었는지도 모른다. 한 술 더 떠서, 이탈리아에 가본들 이탈리아 사람 둘이서 무엇이 진짜 까르보나라인지를 두고 멱살잡이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차피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다면, 맛만 좋으면 되었다. 적어도 내가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은 진짜일 것이다.

재료

도톰한 베이컨 한 줄

마늘 네 톨

달걀 한 알

올리브유

파마산 치즈 두 큰 술

후추

스파게티 1인분

 

레시피

1. 그릇에 달걀 한 알을 까서 넣고, 준비된 치즈를 넣은 뒤 잘 풀어준다.
TIP 달걀 노른자를 하나 더 넣으면 훨씬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2. 냄비에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TIP 면을 삶을 때 물은 1 l, 소금은 10g을 넣고 삶는다.
TIP 면을 건져서 씹었을 때 안에 심이 실처럼 남아있는 상태를 '알덴테'라고 한다. 알덴테로 먹으면 식감이 매우 좋다.

3. 면이 삶아지는 동안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슬라이스한 마늘을 볶는다.

4. 마늘이 연한 갈색을 띄기 시작하면 채 썬 베이컨을 넣고 바싹 익을 때까지 볶아준다.
TIP 마늘이 타지 않도록 중약불에서 볶아준다.

5. 다 볶아진 재료에 면을 건져넣고, 잘 섞어준다.

6. 잘 섞이면 불을 완전히 끄고 한 김 식혀준다. 
TIP 여기서 식히지 않으면 달걀이 소스처럼 되지 않고 마치 스크램블처럼 굳어진다.

7. 한 김 식은 면에 1을 붇고, 후추를 적당량 뿌린뒤 잘 섞어준다.

8. 그릇에 옮겨담고, 약간의 파마산 치즈와 후추를 뿌려서 낸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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