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많을수록 좋은가? 적을수록 좋은가?
장난감, 많을수록 좋은가? 적을수록 좋은가?
2016.02.09 10:00 by 신성현

도통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하면 못 배겨 하는 우리 아이들. 하지만 어딜 가든 돈.돈.돈. 그래서 준비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곳. 날씨가 추우니, 이왕이면 실내로.

퇴근길에 이따금씩 서민도 재벌처럼 ‘지름신’을 영접할 수 있는 ‘다O소’에 들른다. 주로 소소한 가정용품을 구입하려는 목적이지만, 이것 저것 구경하다 보면 장난감 코너도 유심히 보게 된다. 마음껏 쇼핑할 수 있는 곳답게 장난감 가격도 참 저렴하다. 그 중 총명이가 가지고 싶다는 노란색 포크레인을 하나 집었다가 이내 내려 놓는다. 가격과 품질은 정비례하지 않나.

외벌이 직딩아빠의 궁상맞은 육아이야기를 표명하지만, 사실 집에 장난감이 그렇게 없는 것은 또 아니다. 물론 직접 새 제품을 산 것 보다는 주로 누군가가 선물로 주거나, 물려준 것들이 훨씬 많긴 하다. 그래도 자동차도 몇 개나 있고, 블록도 있고, 인형도 있고, 교육용 교구도 있다. 하지만 총명이는 새로운 장난감에 늘 목말라 있고, 마트 장난감 코너 등에서 ‘이것 하나 정도는 ’ 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많다. 장난감 가격 때문에 멈칫할 땐 있지만, 고민할 정도는 아니다. 사실 고민하는 지점은 딴 데 있다. 아이가 원하니 장난감을 사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 장난감 없다고 삶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니 그냥 적당히 있는 것 위주로 살아야 하는 것인지, 장난감에 대한 교육적, 철학적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사진: Evgeny Karandaev/shutterstock.com)

“아이가 원하는 거라면 다 사주리라!”하는 아빠들도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셔서, 혹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못 받았던 것이 마음에 남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 장난감에 굶주렸었고, 어떤 시기에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싶었는지에 대한 기억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 장난감의 부재가 내가 자라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그다지 큰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 오늘도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이걸 살까 저걸 살까 고민하는 아빠들이여. 내 아이 장난감 정책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해보자.

가끔씩 본인이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아이 핑계로 구입하는 아빠도 있다.(사진: Oksana Kuzmina/shutterstock.com)

 

| 성장 맞춰 장난감 취향도 변한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 따라 좋아하는 장난감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한다. 신생아기의 모빌, 딸랑이부터 시작해서 무언가 쥘 수 있게 되면 봉제인형을 좋아하게 된다. 남자 아이들의 경우, 자동차, 중장비, 공룡, 로봇으로 장난감 취향이 변해간다. 총명이의 경우는 최근 포크레인, 너클 크레인 등 중장비류에서 대형 동물(코끼리, 캥거루 등)로 관심사가 옮겨지고 있다. 각각의 장난감 시기라는 것이 참 중요한데, 아이의 관심사보다 너무 앞선 장난감을 주거나 이미 관심사에서 한발 벗어나 있는 장난감을 주면 아주 많이 반겨하지는 않는다.(물론 새 장난감은 기본적으로 반기긴 한다.) 조카들 선물을 주고도 반응이 변변찮아 마음 상했던 삼촌이 있다면, 다음부터는 꼭 부모에게 요즘 최신 관심사가 무엇인지, 혹여 집에 있는 장난감은 아닌지 확인하고 선물하도록 하자.

세 살짜리 조카가 중장비 좋아한다고 이런 것 선물하면 서로 피곤하다.(사진: 레고코리아)

장난감이 극단적으로 너무 적으면? 아이가 장난감이 아닌 다른 물건들을 장난감화 시켜서 가지고 논다. 좋게 보면 다른 물건에 새 역할을 부여해서 놀잇감으로 만들었으니 창의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장난감으로 나온 물건이 아닌 어른들이 사용하는 물건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위험할 수도 있다. 총명이의 경우 외갓집에 가면 장난감이 없어서 심심해 하다가 거실장에 있는 온갖 물건들을 하나 하나 다 꺼내곤 했다. 가지고 놀아도 될만한 것도 있지만, 서랍에 약품, 공구와 같이 두살배기 아이에겐 위험한 물건들도 많기 때문에 늘 ‘하지마’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요즘은 외갓집에 조립식 블록 한 세트를 가져다 놓아서 장난감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이다.

‘장난감이 많을수록 좋은가? 적을수록 좋은가?’ 에 대한 답은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어느 쪽이든 정도를 넘어서는 것은 좋지 않겠다 정도의 입장을 가지고 장난감을 대하고 있다.

 

| 장난감을 만들어 주자

필자와 총명이 엄마는 종종 장난감을 만들어 준다. 만들어 준다고 해서 뭐 대단히 그럴듯한 것은 아니고… 우유팩, 두루마리휴지심 등이 나올 때 그냥 버리기 아쉬우니 한번쯤 장난감으로 재활용 한 후 버리는 것 정도이다.

009

거듭 강조하지만, 만들기 책이나 유명 블로그에 나오는 것처럼 멋들어진 작품은 아니다. 위, 아래 사진 모두 아빠의 부족한 손재주를 이용해 우유팩으로 만든 포크레인이다. 위의 1호기는 한 3일 가지고 놀다가 버렸고, 아래의 2호기는 진짜 포크레인 장난감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몇 달째 당당히 장난감 상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설명할 필요조차 없이 간단하지만, 빈 박스가 어떤 형태를 갖추고 기능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좋아 하더라.

0988

이건 탑승형 장난감이다. 그냥 박스에 그릇 네개를 붙여서 자동차라고 우기면 된다. 어느새 아이도 아빠의 우김에 설득되었는지, 들어가서 부릉부릉 핸들을 돌리고 있다.

9986

이건 ‘물통 물총’ 이다. 생수 페트병 마개에 구멍 두 개 뚫어서 물 넣고 쏘면 된다. 이게 어딜 봐서 물총이냐고? 물이 들어가고 누르면 물이 나오니 물총이라고 말하면 된다. 여름철 밖에서 잠깐 가지고 놀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와도 되고, 집에서 목욕 하기 싫어하는 날에 물총놀이 하자고 회유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9987

이것은 휴지와 비닐봉지로 만든 눈사람이다. 겨울이라 눈사람 책을 많이 보고 얘기도 들었는데, 막상 올 겨울엔 눈이 별로 안 와서 직접 눈사람을 만들어 보지는 못했다. 대신 집에서 모양만 만들어 본 것이다. 모양이 이상해도 괜찮다. 어차피 버릴 것이기 때문에. 한번이라도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을 만들었다는 게 의미 있는 것이다. 그러다 잘 걸리면 앞에서 소개한 포크레인 2호처럼 꽤 오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신분세탁 될 수도 있다.

장난감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다면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라는 책을 추천한다. 어린 아이의 장난감 중독 증상에 대한 실험 보고서 같은 책이다.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이병용 지음, 살림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  #5 ‘장난감도 돌려가며 보여주자’>

아무리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도 며칠 지나면 시들해집니다. 그러면 또 새로운 장난감을 찾게 되죠. 좋아하던 장난감을 잘 안 가지고 노는 것 같아 보이면 몇 일~몇 달간 안 보이는 곳에 치워놓았다가 나중에 꺼내어 보세요. 오랜만에 만나는 장난감에 다시 흥미를 보이며 예전처럼 잘 가지고 놀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장난감이 동시에 여러 개 생겼다면,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하나씩 천천히 꺼내어 주는 게 좋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계시겠죠? 저희 집 찬장엔 지금도 비상 아이템이 구비돼 있습니다. 총명이가 보면 엄청나게 좋아할 만한 회심의 카드죠!

 

다음 이야기6화. 잠.잠.잠. 영원한 고민
잠 못 자는 고통. 육아의 최고 난관 중 하나다. 영아 때는 자주 깨서 힘들고, 유아 때는 아예 안 자서 힘들고. 이제 두 명을 재워야 하는데 어쩌죠?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동기부여, 자기계발 등 사내 코칭 문화… 새로운 복지로 떠올라
    동기부여, 자기계발 등 사내 코칭 문화… 새로운 복지로 떠올라

    연차와 보너스가 최고의 복지라는 건 옛말!

  • 새로운 기술, 색다른 시도…개척자정신 추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새로운 기술, 색다른 시도…개척자정신 추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배우, 성우, 음악가... 이번엔 예술가다!

  • 독특한 터치로 심연을 파고드는 미디어 아티스트
    독특한 터치로 심연을 파고드는 미디어 아티스트

    화가, 팟캐스트, CEO인 재능러의 디지털 아트 도전기!

  • 3D 캐릭터 통해 꿈을 재조합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3D 캐릭터 통해 꿈을 재조합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몸은 하나, 꿈은 여럿…하지만 ‘디지털 트윈’이 등장한다면 어떨까?

  • 어느 영화감독의 예술 도전기…“디지털 아트는 무한히 열린 세계”
    어느 영화감독의 예술 도전기…“디지털 아트는 무한히 열린 세계”

    새로운 감각의 영화 작업으로 제2의 인생을 달려오던 한 영화감독이, 이제 막 제3의 인생에 나섰다. 영화감독에서 미디어 아티스트로 변신한 알렉세이 마르티뉴크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 엔버드의 ‘Try EveryThing’, LINK SALAD 일간차트 TOP 100 1위 달성
    엔버드의 ‘Try EveryThing’, LINK SALAD 일간차트 TOP 100 1위 달성

    "다시 일어서는 힘은 누군가에게 큰 용기를 준다!"

  • “나의 예술은 시대에 대한 헌사”…어느 아티스트의 디지털 활용법
    “나의 예술은 시대에 대한 헌사”…어느 아티스트의 디지털 활용법

    전통의 가치를 지키며 미래로 나아가는 아티스트, 그의 선택은 디지털 캐릭터!

  • 사물에 숨겨진 1인치의 예술성을 탐구하는 아티스트
    사물에 숨겨진 1인치의 예술성을 탐구하는 아티스트

    이성과 감성의 균형으로 ‘애니메이션’과 ‘가상’을 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