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자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2016.02.23 18:38 by 신성현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인 아이들 장난감, 차라리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우유팩이 포크레인 되는 기적의 현장을 만나보자.

지난 설 연휴 마지막 날, 드디어 총명이 동생 통통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니 감사할 따름이다. 며칠 후 주민센터에서 통통이 출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등본을 떼어보니… 우리집도 어엿한 4인 가족이다!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아빠, 어깨가 더욱 더 무거워진다. 

4인 가족의 가장이 된다는 것은… 뭐 대략 이런 기분이다. (출처 : 1boon.kakao.com)

2년여 만에 다시 맞게 된 신생아 키우기. 여러 가지로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그 중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잠’ 에 대한 문제다.

아이구 이쁜 우리 아들!(잠잘 때라 하는 말은 아니다) (사진 : 신성현)

 

| 통통이의 잠

육아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도, 신생아가 밤새 쿨쿨 자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상식선에서 알고 있다. 100일 정도가 될 때까진 서너시간에 한번씩 깨어 밤참(모유나 분유)를 먹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여기까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3시간에 한번씩이면, 자다가 한번만 깨서 돌보면 되는데 뭐 그리 어려울까…'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결코 그렇지 않다.

일단 '3시간에 한번 수유' 자체가 굉장히 이상적인 경우고, 많은 아기들의 수유 주기는 훨씬 더 짧다. 그리고 신생아는 수유를 하고서 트림을 꼭 시켜야 하는데, 이게 또 내 맘처럼 되지 않는다. 트림을 안 할 경우 약 20분은 아기를 세워 안고 등을 두드려주어야 한다. 한번 상상해보라. 새벽에 캄캄한 방에 우두커니 서서 아가 등을 두드려 주고 있는 모습을.  그러다 스르르 눈이 감기는 경우도 많다.(아기가 아니라 아빠가…)많은 엄마 아빠들이 새벽에 아이 트림 시키다가 아기를 떨어뜨릴 뻔한 경험이 있다고 할 정도.

(사진 : haveseen/shutterstock.com)

게다가 억지로 트림을 시켜서 눕혔다 한들, 한 30분 지나면 소변 혹은 대변으로 또 깬다. 그러면 기저귀를 갈아주고 한참 동안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면서 재워야 한다. 그렇게 재우고 나도 좀 누워 잘라 치면 이번에는 배고파서 또 운다. 이런 반복의 시간이 몇 번 돌면 닭이 울고, 출근할 시간이 된다. 필자는 총명이가 신생아였을 시기엔 아침 알람을 꺼 놨다. 알람이 없어도 어차피 이렇게 밤을 지내면 출근 준비시간에 말똥말똥할 수 밖에 없다.

이제 통통이는 세상에 태어난지 몇 주 되지 않았다. 밤새 돌고 도는 저 반복이 현재도 진행 중이다.
간혹 부부간 합의 하에, 혹은 거의 일방적으로 밤 당번을 엄마 혼자의 몫으로 두는 집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집은 분업하여 밤 수유를 진행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자다가 아이가 깨면 일단 아빠가 먼저 아기의 기저귀를 살피고, 기저귀를 갈아야 하면 갈아주고, 배고파 우는 것이면 엄마에게 수유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엄마는 일어나서 아이를 안고 한참 동안 수유를 한다. 그 사이에 아빠는 잠깐이나마 누워서 눈을 붙이고 있다가, 아이가 트림을 잘 안하거나 금세 잠들지 않으면 아이를 넘겨 받아 트림을 시킨다. 이때 엄마는 다시 잔다. 이렇게나마 아빠도 신생아기 육아 활동 중 가장 어렵다는 밤중 수유에 참여하는 것이다. 몸은 피곤할지언정, 마음은 편하다. 혼자만 밤새 푹 잔다는 미안함을 가지지 않아도 되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이다.

아빠도 새벽에 기저귀 한번쯤은 갈아주자. (사진 : Halfpoint/shutterstock.com)

 

| 총명이의 잠

총명이는 이제 27개월차 유아기의 아기다. 예전에는 오전 낮잠, 오후 낮잠으로 두번씩 자고, 20개월쯤부터 한번만 낮잠을 자고 있다. 보통 낮잠은 오후 12시~ 1시쯤에 한 시간 정도 자는데, 어떤 날은 너무 늦게 잠들어 두시간 넘게 낮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날은 정말 밤에 재우는게 너무 너무 힘들다.

하긴 뭐, 꼭 이런 날만 특별히 어려웠던 것도 아니다. 거의 매일 밤 9시가 넘어 잘 시간이라고 하고 불끄고 누우면, 잠깐 누웠다가도 일어나서 책을 보겠다고 하고, 부엌으로 뛰어가서 냉장고를 활짝 열어놓고 오기도 하고, 발을 쿵쿵 구르기도 하고… 쉽게 잠드는 날이 별로 없다. 어쩌다가 엄마 아빠가 별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잠드는 날은 정말이지 세상 얻은 기쁨이 몰려운다.(엄마 아빠가 오래간만에 치킨도 시키고 영화도 한편 볼 수 있는 날이 이런 날이다.)

아이 재우는 것의 어려움은 세계 공통인가보다. 읽어만 주면 잠든다는 이 책은 육아분야 베스트셀러이다. (사진 : 티몬 ticketmonster.co.kr)

이 시기의 아이를 조금이나마 손쉽게 재우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아이가 자기전에 할 수 있는 반복적인 행동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기전에 읽는 책을 하나 고정해 놓고 그 책을 꼭 읽고 잔다거나, 잘 때 듣는 음악을 하나 골라 매일 들으며 자는 것 등이다.

 

| 잠들기전 그림자 놀이

요즘 총명이가 자기 전에 꼭 하는 행동은 '그림자 놀이'이다. 거창한 그림자 놀이는 아니다. 아빠 휴대폰의 플래쉬를 켜서 아빠 가슴에 얹어놓은 후, 천장을 스크린 삼아 아빠 손으로 동물을 만든다. 이것을 함께 보며 총명이와 간단한 얘기를 나누는 것이다. 주로 오늘 하루는 뭐하고 놀았는지, 오늘 먹은 것 중에 무엇이 맛있었는지, 오늘은 무슨 책을 읽었는지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그림자 놀이의 포인트는 '동물이 하품을 하며 졸려서 자러 간다'고 마무리 하는 것이다.

왼쪽부터 강아지, 코끼리, 토끼이다. 많이 어설프지만 정교한 모양이 중요한게 아니다. (사진:신성현)

처음에는 총명이가 좋아하는 강아지로 시작했지만 하루 하루 등장하길 원하는 동물이 늘어났다. 지금은 강아지, 토끼, 팬더, 코끼리, 다람쥐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많은 동물을 어떻게 다 손가락 그림자로 표현하냐고? 정교한 모양이 중요한게 아니다. 대충 동물별로 포인트만 살리고, 동물 울음소리로 이게 그 동물이라고 말해주면 그만이다.(장난감 편에서 배우지 않았는가.) 그리고 천장의 그림자를 보기 위해 똑바로 누워 있기만 해도 몸의 긴장이 풀리며 잠들기가 훨씬 수월해진 것을 느낀다.

 

| 앞으로의 잠

지금까지 육아를 하면서 잠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잠을 안자서’ 였다. 그런데 누군가 그러더라. 지금은 어느 정도 자고 나면 알아서 잘 일어나고, 깨울 때도 크게 어렵지 않으니 지금이 좋은 것이라고. 이제 나이가 좀 더 들고, 유치원, 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아침마다 깨우는게 전쟁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때는 또 나름의 대안이 생기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일단 오늘 밤은 총명이와 통통이가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라본다.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 #6 ‘잠은 가족이 다 같이 자는 것’>

현대인은 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예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도 12시 넘어 자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찍 자는 수면 교육을 위해서는 9시 전후로 불을 끄고 다같이 침대에 누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일찍 자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10시~ 12시 골든타임에 집중된 재미있는 TV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방에서 자라고 하고, 밖에서 불켜고 TV를 본다면 아이가 잘 리 만무합니다. 아이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본방사수는 포기하고 엄마 아빠도 일찍 잠드는 게 어떨까요? 일찍 잠자리에 드니 자연히 일찍 일어나서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아빠 입장에서 본 산후조리원 vs 산후도우미
첫째 때는 산후조리원에 갔고, 둘째 때는 집에서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출산하기 전에 어떻게 할지 미리 결정해야 하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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