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인성 교육, 세계의 학교를 엿보다2[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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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인성 교육, 세계의 학교를 엿보다2[프랑스]
2014.07.31 11:17 by 더퍼스트미디어
 프랑스…평등, 다양성, 협력 특징의 문화예술교육 전 교과과정에 편성  

프랑스칠판


  ㅣ학교 내 정규 수업을 통한 적극적인 문화예술교육과 재교육  

문화예술이 아동, 청소년에게 주는 교육적 효과를 일찍이 간파한 프랑스는 1980년대부터 문화예술교육을 하나의 정책으로써 집행하게 되었다. 그 시작은 1983년 문화부장관 자크랑(Jack Lang)과 교육부장관 알랭 사바리(Alain Savary)가 맺은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에 관한 협약이다. 이 협약을 바탕으로 프랑스 학교의 정규 수업 시간표 내에 문화예술교육이 형성되었다. 그 후 2000년도에는 교육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자크랑(Jack Lang)이 다시 한 번 문화부장관인 카트린 타스카(Catherine Tasca)와 함께 문화예술교육 5개년 계획을 발표하게 된다. 5개년 계획이 끝날 무렵인 2005년에는 문화부와 교육부가 문화예술교육 재활성화를 위한 개혁안을 공동 발표하면서 문화예술교육 강화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ㅣ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교과과정에 편성된 문화예술교육  

이렇게 정책적으로 변화를 거듭해온 프랑스 문화예술교육정책의 특징은 바로 ‘평등’, ‘다양성’ 그리고 ‘협력’이다. 프랑스 정부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교과과정에서 모든학생들에게 차별 없이 공평하게 문화예술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0 년도에 발표한 문화예술교육 5개년 계획 아래 정착된 문화예술교육 수업인 ‘PAC(Classe à PAC: Projet artistique et culturel)’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전 교과과정에서 문화예술을 일반 학교 수업으로 편성하게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수업은 학교 내부나 혹은 외부에서 진행될 수 있으며 담당교사들은 지역 문화 및 예술기관, 예술가들과의 협력 하에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문화예술 수업을 구성할 수 있다. PAC의 진행을 위한 정책적, 경제적 지원은 프랑스 교육부, 문화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한다. 더불어 2005년도에 발표한 프랑스 문화예술교육 재활성화 계획에서는 이민자 출신 가정의 아이들, 문화적 사각 지대에 있는 아이들, 지체장애 학생들도 동일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아트, 무용, 연극, 사진,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프랑스 문화예술교육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이다. 실제로 프랑스 학교의 정규교과과정 속에는 문화예술을 활용한 다채로운 정규 커리큘럼이 개발되어 있다. 한 예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예술사’를 의무로 교육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영화를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수학, 과학 같은 정규 교과과정 수업에도 문화예술을 활용하여 학습 성취도와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장려하고 있다.

  ㅣ정부부처 간 활발한 협력을 통한 다양성을 갖춘 교육프로그램 개발  

문화예술교육정책이 철저하게 문화부와 교육부의 협력체제 아래 시행된다는 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예술교육정책은 프랑스의 국가정책으로써 교육부와 문화부가 공동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교육부와 문화부는 두 부서 간 공동 사업 구조를 강화할 목적으로 교육, 문화전문가 및 현직교사, 문화예술교육자, 출판 및 문화산업 종사자, 학부모등으로 구성된 최고회의(Haut Conseil)을 조직하였다. 최고회의(Haut Conseil)는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의 다양한 조언과 제안, 감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부처 간 협력 외에도 ‘드락(DRAC: Direction Regionale des Affaires Culturelles)’과 같은 각 지방 문화사업국 및 문화/예술 기반시설, 예술가들과의 활발한 협력 아래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문화부의 지원을 받는 문화, 예술 관련 단체들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문화예술교육을 개발하고 시행하게끔 정부적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

예술단체와 학교 간의 협력으로 진행된 사례 ‘테리투아르 엉 디헥트(Territoire en direct)’의 교실 현장을 잠시 엿보자.

ㅣ자발적인 참여와 지지로 사회 구성원을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위인은 누구인가요?”

우리나라의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몰리에르(Molière)중학교 6학년 학생 15명은 각자 마음속의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매주 월요일 방과 후 2시간씩 연극아뜰리에(Atelier théâtre)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 초반에 학생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영웅을 선정하고, 이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신상명세서를 제출한다. 그 후부터는 연극가 프랑스 졸리(France JOLLY)가 이끄는 대로 자신들이 선정한 위인들에 대해 상상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보면서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연극아뜰리에(Atelier theater)에 참여하고 있는 몰리에르(Molière) 중학교 학생들의 모습들


​ ​이 연극아뜰리에(Atelier théâtre) 프로그램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문화예술기관인 ‘움직임과 이미지의 집-La maison du geste et de l'image’에서 시행해온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테리투아르 엉 디헥트(Territoire en Direct)’의 한 사례이다. ‘테리투아르 엉 디헥트(Territoireen Direct)’는 학교의 교육 현장과 예술가, 문화예술 유관 기관들을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사진, 연극, 영상, 비디오아트 등의 예술장르를 수단으로 하여 특정 주제에 대해 탐구해 나갈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교육 프로그램은 기획부터 학교 담당자와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며 교육현장에는 담당자가 항상 동행하도록 되어있다. 지난 2006년 처음 시행된 이래로 2011년 프로그램을 종료하기까지 무려 1만2500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예술의 현장에서 직접 예술가와 만나고, 창작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창의력, 상상력을 기를 수 있음은 물론 자신이 직접 예술작품을 기획해감으로써 자신감과 표현력을 획득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예를 든 몰리에르(Molière) 중학교 연극아뜰리에를 담당한 교사 질리안 코샤드(Giliane CHOCHARD)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 특히 정규수업시간에는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들이 연극교육을 통해 집중력과 용기를 얻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감동이었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위인을 주제로 한 연극교육에 참여하면서 점차 서로의 인물에 대해 대화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나누는 법,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나갔다고 한다.

담당교사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연극인 프랑스 졸리(France JOLLY)를 연금술사로 표현하며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내는 그녀의 능력을 높이 샀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의 성격과 능력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고, 그들의 창의성을 일깨워준 원동력이라 밝혔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아이들은 모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ㅣ문화 간 상호 이해 능력을 증진한 ‘글로브노트(Globe Note) 프로젝트’의 사례  

국가, 지자체, 지역문화기관 그리고 독립 예술가들까지 문화예술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진행되고 있는 프랑스의 문화예술교육은 그래서인지 다양한 사례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글로브노트(Globe Note) 프로젝트’도 바로 문화예술을 통해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창의력, 인성개발을 목표로 한 좋은 사례이다. 실제 이 프로그램은 음악을 매개로 아동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화 간 상호 이해 능력을 증진하였다는 점을 인정받아 2009년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추천하는 좋은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10명의 뮤지션이 10개월 동안 10개의 나라를 방문하다.”

‘글로브노트(Globe Note) 프로젝트’의 주요 활동모습은 위의 한 줄로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브라스밴드(Brass Band)를 결성한 10명의 공대생들은, 누구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되새기면서 문화와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세계 곳곳의 아동들에게 눈을 돌리게 된다.

1년여의 준비기간과 프랑스 초등학교에서의 워크숍을 거쳐 지난 ‘글로브노트(Globe Note) 프로젝트’의 구성원 10명은 프랑스를 떠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태국, 캄보디아, 인도, 케냐, 탄자니아를 거쳐 10개월 뒤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게 된다.

ㅣ음악을 통해 사회성과 집중력을 익히는 ‘뮤지컬 어웨이크닝’ 프로젝트 이들이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를 돌며 진행한 일은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된 능력을 일깨워주는 ‘뮤지컬 어웨이크닝(Musical Awakening)’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동들이 창의력을 개발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리듬을 익히거나, 몸으로 직접 리듬을 표현해보거나, 음악과 리듬을 활용하여 게임을 하는 등 겉으로는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깊게 들어가면, 이 활동들을 통해 참가자들은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음악을 통해 감각을 일깨우고 사회성과 집중력을 기르는 법 등을 배워나가게 된다.

프랑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Musical Awakening 워크숍을 진행하는 모습


또한 다양한 음악도구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뮤지컬 어웨이크닝(Musical Awakening)’을 진행하는 10명의 뮤지션들은 이 프로그램의 효과와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음악을 즐기고 함께 연주함으로써 즐거움을 느끼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그리고 참가자들이 서로 도와가며 함께 음악을 연주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효과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ㅣ‘참여의 기회 제공’에 주력하는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 운영  

글로브노트 프로젝트가 프랑스에서 진행한 워크숍에서 초등학생들에게 ‘바이올린을 켜지 않아도, 첼로를 연주하지 않아도 누구나 음악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들은 뮤지컬 어웨이크닝은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음악적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이 여행한 9개국 지역 사회 곳곳에서 브라스밴드(Brass Band) 콘서트를 기획하였고, 소외계층의 아이들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이들을 통해 리듬을 익히고 창의력을 증진하였으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들의 여정을 사진,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등 음악으로 세계 곳곳의 아이들과 문화를 연결해 주었다.

프랑스를 비롯 10개국을 돌아다닌 글로브노트 프로젝트의 10개월간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10명의 뮤지션들이 결성한 밴드는 여전히 활동을 이어나가며 음악의 힘이 필요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계속해서 공연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문화예술을 통해 아동, 청소년들의 창의력 및 인성개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프랑스의 정책이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꽃 피어 세계에 전파되고 있는 셈이다.



글/한희경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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