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는 모니터 맛- 게임으로 만나는 여자친구
첫 키스는 모니터 맛- 게임으로 만나는 여자친구
2016.04.19 11:38 by 박비

널향한 설레임을 오늘부터 우리는~ ♬

LED 패널 너머에서 우리의 여자친구는 청순함과 아름다움을 널리 펼치며 지구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구는 이쯤 하면 충분히 평화로운 것 같으니 이제 나의 평화도 좀 돌봐 주었으면 싶은데, 도무지 여자친구가 2D 의 세상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첫 키스의 맛을 기억하는가? 도대체 키스의 어디가 레몬 맛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첫 키스의 맛은 당연히 액정맛 아니었나요? 아무리 생일 케이크를 줘도 먹지를 못하는 우리의 여자친구들. 우리가 여친을 만나러 가보자.

왜 줘도 먹질 못하니!

여자친구를 액정 밖으로 꺼내보자! 아이마스 vs 러브라이브

그 옛날 3인조 걸그룹(이라는 말도 없던 그 시절) S.E.S. 에게는 핑클이 있었다. 2000년대는 소녀시대가 세상을 평정하는 듯했지만 원더걸스는 그녀들이 시장을 독점하게 두진 않았다. 그리고 열도 저편에는 아이돌 마스터와 러브라이브가 우리를 웃고 울고 또 바삐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이 두 게임의 공통점은 아이돌(이라고 쓰고 여자친구)을 키우는 프로듀서가 된다는 것. 사실 아이돌 마스터는 태생이 게임이고 러브라이브는 출판사, 음반회사, 애니메이션 회사가 작정하고 만든 가상 아이돌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스마트폰 화면과 LED 너머에서 나올 생각이 없으니 우리에게는 같은 대상 아니겠는가? 이 두 그룹은 각각 데뷔 10년 차, 6년 차의 중견 아이돌. 열도에서 어그로*를 끌고 싶다면 각 팬덤 앞에서 서로를 까 보도록 하자. 100년 전쟁이 일본 오타쿠의 성지 아키하바라에서 재현될지도 모르는 일.

둘의 게임 방식은 육성과 리듬게임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리듬게임은 한 팀이 되어 가상의 세계를 누비는 육성 시뮬레이션보다는 게임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2010년에 데뷔한 러브라이브의 열풍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음반, 애니메이션, 출판의 3위일체가 한뜻으로 궁서체로 밀어주다 보니 러브라이브의 인기는 아이마스를 뛰어넘었다는 것이 중론. 하지만 아이마스 역시 전통의 강호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대세에 휘둘리지 말고 내 타입을 찾아보자. 취향에 맞는 소녀를 만났는가? 그것이 바로 운명. 지체 없이 덕질을 시작해 보자.

현실의 여자따윈... 필요 없어!(이미지: lantis.jp/imas/10th/images/syugou_1020.png)

 

여친을 고르는 TIP

2차원 여친과의 교제가 처음이라면 2가지만 기억하자. 센터와 흑발(검은머리). 가운데에 나오는 캐릭터는 어지간해서 사라지거나 비중이 적어질 일이 적다. 즉, 연애를(이라고 쓰고 덕질 이라고 읽자) 하는 동안 관심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 혹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줄여서 미연시) 의 히로인 흑발 역시 오랜 기간 탄탄한 팬층의 지지 속에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어느 정도 미연시에 내공이 쌓였다면 츤데레* 를 만날 차례. 겉으로는 틱틱 대지만 어느 순간 소녀 같은 모습을 보이며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할 츤데레 캐릭터들은 장난스러운 얼굴 혹은 토라진 표정을 짓고 있으니 공략해 보도록 하자. ‘덕질’ 을 하기 전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바로 감정이입이다. 나의 아이돌이 정말로 어느 날 나의 곁에 실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것. 전자 여친과 내가 완벽히 일치되는 순간 완벽한 행복이 나에게 내려올지도 모르는 일.

소노다쨩... 나의 뜨거운 손을 잡아줘!(이미지: crunchyroll.com)

골라 만나는 재미가 있는 예능계의 양대 산맥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전 꼭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 바로 반도의 성공한 덕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박병호 교수이다. 뉴로마케팅 이라는 알듯 모를 듯 한 분야를 연구하지만 그런 게 무슨 상관인가! 그 역시도 한 명의 훌륭한 아이마스 덕후 라는 사실. 더 이상 덕후는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로 대변 되는 오타쿠를 비하하며 부르는 말) 가 아니다. 한 명의 성숙한 신사로서, 어른으로서 당당하게 외쳐보자. 내 최애캐는 러브라이브의 소노다 우미라고!

 

 

박병호_트윗

 

 

 

박병호_교수

 

 

덕질은 당당하게 맑게 자신있게!(사진: 트위터, 네이버)

프린세스메이커

육성. 그 아름답고 성스러운 파트너십. 게임 안에서 우리는 동료이자 가족이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끈끈한 연맹이었다. 그리고 은퇴한 용사에게 입양된 딸이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 같은 설정으로 90년대를 휩쓴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빼고 육성을 논할 수 있겠는가.

아이 앰 유어 파더!(이미지: cfile3.uf.tistory.com/image/1657894E4EB4D096107032)

지금 돌이켜 보면 참으로 위험한 게임이다(철컹철컹). 하지만 그 옛날 우리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오로지 순수한 마음(!)만을 가지고 딸을 키웠고 그녀가 간절히 왕자와 결혼하기를 1회차 플레이에는 바랬었다.

판사님, 저는 그저 딸을 키웠을 뿐입니다.(이미지: pds27.egloos.com/pds/201310/18/48/c0146448_5260a90d40008.jpg)

1회차 플레이에서 부랑 부랑한 부랑자, 농부, 마왕의 아내 심지어 집사(큐브) 에게까지 시집을 보내게 되면 아빠의 멘탈은 털리고. 그때부터는 온갖 변칙 플레이가 더욱 즐거워지게 된다. 이게 공주 만들기 인지 무사수행의 RPG 게임인지 헷갈릴 만큼 몬스터를 퇴치하고 심사위원을 매수하여 각종 대회에 입상하며 “역시나 돈이 최고”라는 교훈을 가르쳐준 프린세스 메이커. 그렇게 한 시대와 세대를 풍미한 게임은 우리 안에 남았고 dd 파일* 역시 함께 남아 있다. 가이낙스(프메의 개발사)는 수많은 외로운 영혼을 달래 주었고 남녀 할 것 없이 게이머들에게 추억이라는 소중한 기억을 남겨 주었다고 훈훈하게 마무리하겠다.

서머레슨 Summer Lesson

그렇게 우리와 밀당을 하던 전자 여친은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일본 ‘반다이남코’에서 개발하는 가상현실 게임 '섬머레슨'을 통해서다. 현재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여자친구를 가상현실(이하 VR)로 만난다는 콘셉트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VR을 만든 21세기에게 건배!) 여전히 만질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내 여자친구! 섬머레슨의 개발사 반다이남코를 장인어른으로 모시고 싶은 심정 백번 공감한다.

아직 그녀를 만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을 기다렸으니까. 다시 한번 하라다 프로듀서에게 건배!(이 분이  게다가 금발의 여친에게 철권과 섬머레슨의 만든 3D 기술을 구현한 은인이다.) 게다가 금발의 여친에게는 일본어를, 흑발의 여친은 영어를 가르쳐 줘야 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외국어 뽀개기가 될 것 같은 의욕이 샘솟는다!

여친만들기 가상현실 게임 '서머레슨' 스크린 샷(출처: 다음tv팟)

여자친구는 올해 여름 이후 플레이스테이션(PS)4 의 VR 기기 ‘모피어스’ 가 출시되면, 빠른 시일 내에 함께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우리가 모피어스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이다! 설레지 않는가 제군들! 지금 눈에서 흐르는 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다!

용어설명

어그로

Aggressive(공격적인)라는 영어 단어에서 파생된 말. 주로 ‘어그로를 끌다 = 도발하다’ 와 같은 표현으로 많이 활용된다.

(활용예)

부장의 어그로가 MAX치를 넘겼다. 이제 나는 흑.화.한.다!

츤데레

한국 고전 소설 ‘운수 좋은 날’ 의 김첨지를 기억하는가? 아내를 때리(..)기 까지 하는 악독한 캐릭터이지만 아내가 설렁탕이 먹고 싶다고 하자 고생을 하며 번 돈으로 설렁탕을 사다 주는 캐릭터. 바로 츤데레의 표본이 되겠다. 츤데레를 정확히 번역하는 한국어는 없지만 주로 속으로는 좋아하지만 겉으로는 틱틱 대는 캐릭터를 츤데레 라고 지칭한다.

“따.. 딱히 너 먹으라고 사 온건 아냐” 혹은 “오다 줏었다(경상도.ver)” 와 같은 표현 역시 츤데레의 한 부류.

dd 파일

프린세스 메이커 의상 파일. 이것을 지우면 노출.. 된 캐릭터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전설의 파일. 우리 모두 그때를 회상하며 순수했던 자신을 기억해 보도록 하자.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주목할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꼽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17일 대장정을 시작했다. 어워즈의 1차 후보 스타트업 30개 사를 전격 공개한 것. ‘혁신의숲 어워즈’...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