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Humble!(겸손하라)
Stay Humble!(겸손하라)
2016.04.26 14:01 by 오혜미

지난 주 소개한 나폴레옹은 확신을 가지고 결정한 바를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강철 멘탈이라면 펀치라인을 찾아볼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유리 멘탈을 가진 우리를 위로할 만한 인물이다. 나폴레옹과는 정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는 그 주인공은 바로, 파스칼 삼각형 또는 헥토파스칼(hPa) 등으로 익숙한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년 6월 19일~1662년 8월 19일)이다.

(사진:https://youtu.be/lErVxlH89LQ)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로 알려 진 그는 사실 심리학자이면서 발명가이기도 하고, 작가이자 철학가, 그리고 신학자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39세의 젊은 나이로 마감한 그의 짧은 생애 대부분을 투자한 것은 익히 알려 진 바와는 달리 신학과 철학이었다. 이성과 종교적 신앙 사이의 철학적 고뇌를 명료한 문장으로 담아 낸 그의 저서 <팡세, Pensées, 프랑스어로 ‘생각’>엔 그가 종교에 귀의하면서 겪은 수많은 철학적 고민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인 다음의 말을 오늘의 펀치 라인으로 소개한다.

Man is but a reed, the most feeble thing in nature;

but he is a thinking reed.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세계 최초의 계산기를 발명했으며, 공기 중의 ‘진공 상태’를 처음으로 논했던 역사적 과학자인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인간 이성의 유한함, 나약함, 죄악에 관한 것이었다. 이 문장 뿐만 아니라 <팡세>전문에 걸쳐 드러나는 그의 겸손함은 최근 우리의 마음을 앗아 간 몇몇 스타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주는 그들의 삶의 태도를 보며 우리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1  

누군가의 내면을 그의 외모로 나타난다면 가장 적합할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 아닐까?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박보검이다.

지난 1월, 박보검의 개인 인터뷰 요청이 100건을 넘으면서 사상 최대의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이는 SBS<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에게 들어 왔던 80건의 인터뷰 요청 수를 훌쩍 넘은 것이다. 그만큼 배우 박보검에 대한 인터뷰는 포화상태다. 대중들은 이미 그가 10살 터울의 누나와 형 밑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란 막내이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읜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또한 학창 시절 가수를 꿈꾸면서 유튜브에 노래하는 동영상을 올리다가 현 소속사의 권유로 배우가 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진:http://pann.nate.com/talk/329358542)

박보검에 대한 이런 개인적인 정보 외에도 그의 인터뷰 기사에는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이 있다. 연예 전문 기자들이 꼭 언급하고야 마는 이 두 가지는 박보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한다.

먼저 현장 스태프의 증언이다. 박보검의 기사에는 그의 인성에 놀라는 현장 스태프의 증언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 “그를 위해 준비해 둔 카스텔라를 모든 스태프에게 손수 나누어 주었다.(10asia)”, “소품으로 팝콘을 사용했는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바닥에 떨어진 팝콘을 줍고 있었다.(인스타일)”, “다정다감한 성격에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인사를 받을 때까지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연기 스타일과 배우려는 자세가 뛰어나고 촬영 시간까지 잘 지키는 ‘순둥이’다”(권계홍KBS PD). 이외에도 현장에서 여성 스태프의 의자를 빼 준다거나, 비 오는 날 이동할 때 매니저에게 우산을 손수 씌워 준다거나 영화 무대 인사가 끝나고 가장 먼저 뛰어 내려와 내려오는 배우들(남녀를 불문하고) 손을 잡아 준다는 등의 일화는 파도파도 끝이 없다. 연예인을 대하는 것이 일인 기자들이 기사의 한 귀퉁이를 통해서라도 꼭 전하고 말겠다는 사명 의식을 가지게 할 만큼 그의 태도는 이례적인 것이다.

(사진:http://cafe.daum.net/subdued20club/Lovh/1420541? q=%B9%DA%BA%B8%B0%CB)

타인을 배려하는 만큼 자신의 것을 내려 놓는 박보검의 매너는 사람에 대한 존중을 보여 준다. 아니, 단순한 존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희생 정신까지 엿보일 지경이다. ‘희생’이란 표현이 과하다면 적어도 ‘사리사욕’과 거리가 먼 것만은 사실이다. 이는 ‘사람이 미움 받을 만한 이유’ 중 하나로 사욕을 꼽은 파스칼의 주장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참되고 유일한 덕은 자신을 미워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자신의 사욕으로 인해 사람은 미움 받을 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하기 위해서 참으로 사랑스러운 사람을 찾는 것이다.

-<팡세>중에서

(사진: http://blog.naver.com/haha003377/220646548884)

파스칼이 찾던 그 사랑스러운 사람인 박보검의 기사에 나타난 두 번째 공통점은 바로 ‘감사’와 ‘겸손’이라는 단어다. 박보검을 다룬 기사에는 ‘감사’와 ‘겸손’이라는 단어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이번에 대만에서 팬미팅을 했다는 박보검을 취재한 대만 기사들에서도 “예의 바른 따뜻함에 대만 언론도 반하다”라는 표현이 들어 있을 정도다.

태어났을 당시 몸이 약하고 병치레가 잦았다는 박보검에게는 지금의 건강한 생활이 기적이고 선물인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결실을 얻었을 때, ‘기쁨’보다 ‘감사함’이 먼저인 것은 그 결과가 본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님을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 사고의 중심에 본인 한 명이 아닌 자신을 둘러싼 공동체를 두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이다. 증거가 하나 더 있다.

 

 

박보검 피아노 연주 영상 D.ear-Forget you teaser (심쿵보장)

어린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교회에서 반주자 활동도 오래 했다는 그는 처음엔 가수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그를 선발한 회사에서 가수보단 배우가 어울리겠다는 말을 받아들여 지금의 배우 박보검이 되었다. 사람에 따라선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인 진로 문제에서도, 박보검은 본인의 생각보다 다른 이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사람이었다.

 

 

박보검의 귀여운 댄스와 노래실력을 볼 수 있는 뮤직뱅크 MC신고식 영상

  감사하는 사람이자,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먼저인 박보검의 태도에는 겸손,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그의 종교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유추해 보면, 그것은 아마도 자신 보다 더 큰 힘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그 믿음은 자연스럽게 오만함을 경계하는 자세로 이어진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의 이성을 부정하면서 교만을 경계했는데, 박보검은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으로 자만심을 경계하는 것이다.

  2  

(사진: www.newsworks.co.kr)

m.net에서 101명의 소녀들이 아이돌이 되기 위한 서바이벌 오디션을 진행 한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일본스러운’ 프로그램에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은 8주 연속 동시간 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화제에 화제를 더해 갔다. “픽미픽미픽미업~ ”이라는 마성의 후크송을 남기며 프로그램은 더할 나위 없는 큰 사랑을 받았다. 101명의 소녀들을 인기 순으로 줄 세우기 위해 매주 혹독한 평가의 잣대를 들이미는 포맷은 가장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에 적합했다. 그렇게 탄생한 m.net <프로듀스101>이란 성장 드라마의, 단 한 명의 주인공을 꼽자면 단연 김소혜일 것이다.

(사진:m.net)

김소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공식을 깨부순 5등이다. m.net<프로듀스101>이 선발한 11명에 최종 순위 5등으로 선발된 그녀는 1등인 전소민, 김세정 만큼 아니 그들 보다 조금 더 유명세를 얻었다. 그녀의 인기 원인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편애다”, “아니다, 개인의 매력이다”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의견은 중립론이다. 제작인이 김소혜를 화면에 비춘 시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비추어진 화면에서 김소혜의 매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기를 만들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진: http://araboza.tistory.com/121)

이런 김소혜에 대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 가지다. 그녀가 벼랑 끝에 매달린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끌어 않고 버텼다는 점이다. 김소혜는 다른 지원자들과 달리 가수가 아닌 배우 지망생이었다. 당연히 춤, 노래 실력이 부족했고 동료들에게는 ‘민폐’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또한 최하위의 실력을 가진 채 계속 살아남는 것이 다소 부당하다는 것도 느끼고 있었다. 김소혜는 그래서 항상 죄인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늘 미안해 하고, 죄송해 했다. 다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민폐인 김에 동료들을 붙잡고 부족한 부분을 연습했고, 부당할 지라도 그녀에 대한 관심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했다.

 

 

매번 1위를 하던 김세정과 만년 꼴지 김소혜를 엮은 팬 영상

그렇게 질척거리며 어렵게 실력을 키웠다는 데에 김소혜의 드라마가 있다. 김소혜는 동료들에게 배우던 입장에서 나중에는 다른 동료를 가르쳐 줄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전문 트레이닝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들에게 훈련을 받았으니 실력이 느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몰린 매서운 평가의 눈초리 속에서 일취월장 하였다는 것이 대단한 점이다. 우리가 간단한 숙제를 하나 할 때도 부모님 또는 선생님이 지켜 보는 앞에서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지 않은가. 하물며 국민 프로듀서라는 미명 아래 전국민의 손가락 질을 받는 무대 위에서 훈련하는 것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부당하다는 지적까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김소혜 특혜 논란이 일었던 ‘보름달’ 평가 영상-김소혜의 실력에 비해 클로즈업이 많았다는 비판이 있었음

그럼에도 김소혜는 매번 자기 모습을 솔직히 드러냈다. 본인의 실력이 부족함을, 어쩌면 특혜를 받고 있을 지도 모름을, 수많은 반대 의견이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 들였다. 이는 자신의 본 모습이 비천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을 감추고 속이려 할 때 죄악이 된다는 파스칼의 말과도 닮은 태도다.

 

확실히 결점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악이다. 그러나 결점으로 가득한데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더 큰 악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다 의도적인 착각의 악을 덧붙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속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니까 그들이 당연히 받을 만한 것보다 우리가 그들을 더 높게 평가하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그들을 속이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보다 더 그들이 우리를 존경하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팡세> 중에서

우리는 김소혜에게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다소 민폐가 되었던, 기다림이 필요했던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본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잘 해보자고 희망을 품어 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족함을 솔직하게 드러내었던 김소혜를 한 번 더 찾아보게 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안 들어볼 수 없는 마성의 Pick me

 

 

최종 멤버로 선발된 김소혜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볼 수있는 I.O.I Crush MV

연예인이라는 화려한 자리에서 오만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이 두 스타의 모습은 아름답다. 이들만큼 부족한 인간으로서 나도 여러분도 하루 한 번 더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려 노력할 때 우리 역시 파스칼을 닮은 깊이 있는 세계관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펀치라인행운은 항상 당신 주위를 맴돈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 ‘톱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찰나의 행운을 거머쥐면 하룻밤 새 인생이 바뀐다. 그들의 터닝포인트 속에 꼭꼭 숨겨진 ‘펀치라인(punchline‧결정적 구절)’을 명심하라. 우리에게도 곧 찾아올 변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실마리가 그 안에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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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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