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총명이는 요즘 ‘힘 자랑’에 여념이 없다. 남아도는 힘을 주체하기 힘들다는 듯, 힘쓸 일이 필요한 곳엔 어김없이 나타난다. 식료품이 한 가득 들어있는 장바구니도 제가 들겠다고 나서고, 집으로 배달 온 쌀 포대 앞에도 당당하게 서본다.(쌀 포대는 무려 20kg, 당연히 들지는 못한다.)
한 권씩 들고 날라도 될 그림책을 일부러 5~6권씩 쌓아 한번에 나르는 것도, 아마 힘 자랑의 일환일 게다. 그러다 기우뚱해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는 하지만 뭐, 이런 말이 아이에게 통하겠는가.
물론, 시간이 갈 수록 아이는 점점 튼튼한 몸을 갖게 될 것이다. 근육량도 운동능력도 ‘남자’처럼 발달해가겠지. 그때까지 손 놓고 있을 소냐. 아이 운동은 역시 아빠가 담당해야 할 몫.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라고 하기보다는 놀이에 가까운)을 소개한다.
풍선 티볼
(난이도 ★ ★ ★ ★☆)
티볼(teeball) 이란, 야구를 조금 쉽게 접하기 위해 개발된 것 놀이다. 던지는 투수 없이 배팅 티(Tee)에 공을 얹어놓고 친다고 생각하면 된다.(골프의 티샷을 치는 것과 비슷하다.) 진짜 야구보다는 쉽다곤 하지만, 유아가 접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집에서 막대기로 휘둘러서 공을 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풍선 티볼을 만들어 봤다.
위 사진에서처럼 만들어 놓고 집에 굴러다니는 막대기 비슷한 물건으로 풍선을 쳐보는 놀이 겸 스포츠. 사실 모 블로그에서 처음 본 놀이인데, 거기선 풍선 대신 고무공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총명이에겐 고무공을 치는 것도 조금 무리지 싶어 풍선으로 바꿨다. 풍선을 세워 놓는 티는 지난 겨우내 창문에 붙어 있던 ‘뽁뽁이’를 이용했다.
총명이는 아직 ‘정타’가 별로 없다. 괜히 난이도 별 4개가 아니다. 막대기를 위 아래로 휘두르는 건 그래도 곧잘 하는데, 실제 야구를 하듯이 옆으로 휘두르는 건 익숙치 않은가 보다.
페트병 볼링
(난이도 ★ ★ ★ ☆☆)
아마도 이 놀이는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육아맘 육아아빠들이 시도해 봤을 것이다. 원래 볼링은 볼링핀을 역삼각형 형태로 10개의 볼링핀을 배열해야 하나 꼭 10개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같은 페트병을 적당히 모아놓고 집에 하나쯤 가지고 있는 ‘탱탱볼’ 같은 걸 굴려 쓰러뜨리면 된다. 페트병 다섯 개 정도만 모아도 충분히 즐길 만 하다.
직접 해보면, 실제 볼링과는 약간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볼을 굴린다기 보단, 주로 핀을 향해 던지는 것이다. 실제로 볼링 하는 걸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어쩌면 총명이가 굴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튼 손으로 굴리려 하지 않길래 조금 더 떨어진 위치에 공을 놓아 두니, 이번엔 아예 발로 차서 핀을 쓰러뜨리려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축구+볼링이 되었다.
옷걸이 농구대
(난이도 ★ ★ ☆ ☆☆)
집에 굴러다니는 철사 옷걸이를 쭉 늘어뜨려 대충 둥글둥글하게 링 모양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는 아이가 손을 위로 뻗었을 때의 높이 정도에 적당히 고정시킨다. 공을 던져서 넣어야 하겠지만, 아직은 위로 공을 던지긴 무리. 머리 위에서 링 속에 공을 넣도록 한다. 마치 덩크슛처럼! 모든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아빠의 반응이다. 아이가 공을 넣을 때 마다 “우우아앗!!골인, 골인~!!!” 하며 적극 호응해주도록 하자.
아빠가 퇴근한 이후 이 놀이를 하면 공 튀는 소리(+아빠의 호응소리)에 아랫집이 시끄러울 수 있다. 링 아랫 부분에 매트를 깔던가, 방석이라도 하나 깔아서 층간 소음을 방지하자.
<직딩아빠의 육아 미립자팁#11 -‘아빠와 함께 맨손체조’ >
퇴근하고 아이를 돌봐야 하니 따로 시간 내어 헬스장을 가거나, 집 밖에서 운동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 있을 때라도 잠깐씩 맨손 체조를 합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국민체조라든지, 스쿼트, 버피, 푸쉬업 같이 기구 없이도 할 수 있는 운동들 말이죠.
맨손 체조는 간단하고 무리 없는 동작이 많아 유아들도 곧잘 따라할 수 있습니다. 아빠가 맨손 스쿼트를 할 때면 아이는 옆에서 같이 숫자를 세며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면 됩니다. 아이들이 예상 외로 잘 해서 같이 하다 보면 아이보다 아빠가 더 먼저 힘이 빠질 지도 모릅니다.
아빠가 더 강한 운동을 원한다면 아이를 안고 스쿼트를 해보세요. 아이는 즐거움에 비명을 지르고, 아빠는 힘들어서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