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섹시한 당신을 위한 뇌섹남녀 게임

살아 있길 잘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과 사람의 싸움을 내 눈으로 보게 되다니. 알파고와 이세돌의 격돌 말이다. 인간의 자존심을 살린 이세돌 기사의 손끝은 빛났고 덕분에 바둑은 23587번째 전성기를 맞았다.(사실무근. 하지만 바둑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이니 얼마나 다이나믹한 역사를 거쳐 왔겠는가!)

바둑판은 알까기 할 때만 썼던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팀전에서 컨트롤 존못* 이라고 핍박받던 당신도 이제 게임 천재가 될 수 있다! 뇌에 주름 좀 잡힌 당신에게 추천하는 ‘뇌섹남녀를 위한 게임’ 브레인 스트레칭을 시작해보자.

오목 + 오셀로 = 인쉬

오셀로? 오델로? 뭔가 헷갈리지만 그럼에도 친숙한 게임이 있다. 오목이야 줄그림 노트에 지겹게 했으니 말할 것도 없고. 이 두 가지가 만나 뇌세포가 분열되는 게임이 탄생했다. 한숨을 푹 쉬며 불러보는 그 이름 “인쉬-(쉬이이이)”.

게임 구성은 단순하다. 원래 단순한 게임이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 아니겠나? 6개의 선이 교차하는 판과 링, 그리고 앞뒷면의 색이 다른 돌이 인쉬 구성품의 전부.

게임의 룰은 이러하다.

링은 선이 연결된 곳 어디로든 갈 수 있다링이 돌을 뛰어넘으면 돌이 뒤집힌다링은 링을 뛰어 넘을 수 없다

승리 조건: 오목 3개를 빨리 만드는 사람이 승리! 단, 오목이 한 줄 완성되면 내 링을 판에서 하나 제거해야 한다.

어마무시하게 단순해 보이는 이 게임은 마치 알파고와 이세돌의 싸움을 보는 것처럼, 아니 마치 전쟁터에서 수많은 부대가 싸우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둑을 뛰어넘는 몰입도 덕분에 게골녀의 성지 ‘모두다’ 게임공간에서 ‘들어올 땐 손잡고 오지만 나갈땐 (마음 상해서) 따로 나가는’ 게임 3위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뻔한 데이트를 벗어나고 싶다면?"

홍대 모두다 게임공간이 제공하는 인쉬 룰

숫자야구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게임. 스도쿠에 이어 비행기 타면서 하는 게임 2번째. 숫자 야구.

언젠가 TV나 주변에서 숫자 야구를 해본 적이 있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늙었습니다. 꽤나 예전에, 그러니까 온라인 게임이 막 태동하던 시기 TV 퀴즈 프로그램에서 야구 게임을 방송한 적이 있다. 임의의 세 자리 숫자를 맞추는 이 게임은

정확한 숫자가 자기 자리에 있으면 스트라이크

숫자는 있지만 자리가 틀렸으면 볼

이도저도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님

의 룰로 진행된다. ‘바람의나라’라는 온라인 게임으로 게임에 막 눈을 뜬 게골녀도 숫자야구만 시작하면 신선한 뇌세포를 돌려가며 야구 게임에 빠져들었다. 물론 야구 게임이 끝나면 모니터 앞으로 달려갔었지만. 아무튼 게골녀의 어린시절 마음을 아주 잠깐 사로잡았던 야구 게임은 이렇게 진행된다.

<게임 설명 예>

게골녀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숫자 : 647

(짐작을 시작하는) 최현빈 에디터: (임의의 숫자를 부른다) 123?

게골녀: 없습니다. OUT (좀 잘해보세요)

최현빈 에디터: 127 ???

게골녀: 오 원스트라이크! (좀 하는데??)

최현빈 에디터: 457???

게골녀: 원스트라이크 원볼!

~ 이하 생략 ~

안드로이드로 쉽게 즐겨 보자 숫자야구! (출처 – 구글플레이, 개발사: 제이앤제이)

문제 내는 사람과 맞추는 사람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야구게임. (종이와 펜은 선택 사항. 똑똑한 당신은 기억력 만으로 할 수 있다!) 스도쿠에 이어 비행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소개한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지만 야구게임을 혼자 하려면 어마어마한 기억력과 인격 분리가 필수.

너도나도 숫자야구 다운로드 링크!

안드로이드

룸즈

“유료 게임 사고 싶은데 살만한 거 없어요?”

이런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던 당신. 오래 기다렸다. “어머 이 게임은 사야 해”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게임. 돈이 아깝지 않은 게임. 플레이하고 나면 마치 산을 정복한 듯한 기분이 드는 게임을 소개한다.

방탈출 혹은 퍼즐형 탈출 게임으로 소개되는 직방, 다방도 아닌 바로 그 방, ‘The Room’

성질 급한 사람은 아이템 찾느라 액정만 때리다 지쳐 떨어지지만 한편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내가 이렇게 똑똑하다니!”라는 쾌감에 빠질 수 있다.

영문도 모르고 혼자 남겨진 방에서 아이템을 구하고 퍼즐을 풀며 하나하나 나를 가둔 존재에게 다가간다. 뭔가 음침하고 두렵지만 마치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공포 영화를 볼 수밖에 없는 심리처럼 게임에 빠져드는 것이 방탈출 게임의 매력! 게다가 화려한 컨트롤도, 아이템빨 없이도 뇌세포만 쌩쌩하다면 클리어할 수 있는 점이 탈출 게임의 또 다른 매력이다.

세종대왕을 존경하여 한국어 버전도 지원하니 조금 특별한 게임을 원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다운받도록 하자. 어디가서 게임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사실 게골녀가 가장 취약한 게임이 이런 류. 기디림과 생각의 미학이 돋보이는 게임인 만큼 FPS* 게임에서 개돌* 형 캐릭터인 사람들에겐 어쩌면 넘나* 어려운 게임이 바로 이런 퍼즐, 탈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