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의 생명을 구한다는 책임감으로”, 지역자율방재단 교육
“우리 이웃의 생명을 구한다는 책임감으로”, 지역자율방재단 교육
“우리 이웃의 생명을 구한다는 책임감으로”, 지역자율방재단 교육
2016.06.18 01:06 by 김석준

“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생존자의 95%가 시민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급박한 순간 나와 가족을 구하는 건 우리 자신입니다.”

희망브리지 대외협력팀 배천직 차장의 말입니다. 긴박한 재해구호현장에서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 것인데요.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우리 주변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를 재난재해에 대비해 활동을 펼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자율방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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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경기권역 지역자율방재단을 대상으로 재난구호분야교육이 진행됐습니다. 11년 전 자연재해대책법 제66조에 근거해 활동을 개시한 지역자율방재단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및 방재관련업체 종사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날 교육에는 경기도 소재 시군구의 지역자율방재단원 및 구호담당 공무원 140여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는데요. 낯설고 무거워 보이는 이름 탓에 딱딱한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강의와 체험활동(역할훈련) 등 교육프로그램은 다채롭게 구성됐고, 참가자들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한층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재해구호, “평상시 대비가 가장 중요합니다” 

강의 2시간, 역할훈련 2시간 등 총 4시간으로 마련된 이번 교육은 희망브리지 배천직 차장의 강의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역자율방재단의 활동요령과 재해구호 현장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희망브리지 대외협력팀의 배천직 차장이 강의를 펼치고 있습니다.

“재해구호분야는 시장이라는 게 없습니다. 평상시에는 수요와 공급이 따로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재난이 발생하면 급격하게 수요가 발생하고, 공급이 미처 따라가 주지 못하면 이내 과부하가 걸리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에 재해를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역할이지요.” 

지역자율방재단의 역할은 재해 상황에 대한 예방‧대비‧대응‧복구 등 4단계로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평상시(예방단계) 재해취약시설 등을 점검하고 자치단체 자체교육 등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는데요. 

재난 발생 위험이 있거나 실제로 발생했을 경우 지역자율방재단은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특히 피해가 발생하면 구호물자를 수요처에 배분하는 데 집중합니다. 재해구호물자는 응급구호세트와 취사구호세트가 있으며, 응급구호세트는 남녀별로 각 1세트씩 지급하고, 취사구호세트는 1세대(4인 기준) 1세트씩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각각의 재해구호물자는 이후 이어진 역할 훈련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자율방재단 구호반원과 공무원들이 참여해 교육에 열성적으로 임했습니다.

재해구호 현장에 관한 내용은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기록적인 피해를 남긴 태풍 매미‧루사,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 진도 팽목항 자원봉사현장 등을 담은 생생한 영상자료를 통해 전달됐습니다. 이미 지나간 사고임에도 참혹한 현장의 모습에 안타까운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고, 재난 발생 시 지역자율방재단의 핵심 활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며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 지역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책임감이 엿보인 대목이었습니다.

실내에서 진행된 재해구호물자 역할훈련 모습입니다.

재해구호물자 역할훈련,
다양한 구호물자를 접하고 활용법을 몸으로 익히는 시간 

강의에 이어 진행된 역할훈련은 재해구호물자를 실제로 접해보고, 각각의 활용법을 익히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역할훈련의 첫 순서는 판토마임‧마술 등 움직임 전문 극단 ‘이미지헌터빌리지’의 윤푸빗 대표가 진행했습니다. 레크리에이션과 발표 및 토론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무슨 재해물자를 어떻게 옮길 것인지를 대형 풍선을 전달하는 게임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어보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전개됐습니다.

천막과 대피소 칸막이 설치‧철거 훈련 모습.

이후에는 야외에서 각종 재해구호물자를 직접 운반‧설치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꽤 무게가 나가네.” 재해구호물자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은 그 무게감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천막, 대피소 칸막이, 야전침대 등의 설치형 구호물자를 펼치고 접어보는 훈련도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설치와 철거 과정을 익히기 위해 몇 번이고 펼쳤다 접었다를 반복해보기도 하는 등 역할훈련에 대단한 열의를 보였습니다.

천막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외부에서 오는 구호물자를 분류해 비축하는 곳으로 일종의 간이 물품 보관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간이 주거시설이나 상황 안내소의 역할도 하는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구호물자입니다.
대피소 칸막이는 여러 사람이 열린 공간에 모여 있는 이재민 대피소에서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해 설치하게 됩니다. 환풍을 위해서 앞뒤에 천을 걷어 올려 문을 개방하거나 천장의 가림막을 떼어낼 수도 있습니다.
침상 역할을 하는 야전침대도 다용도로 사용됩니다. 재난 피해자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이 앉거나 누워서 쉴 수 있도록 합니다.
응급구호세트의 경우 담요, 칫솔, 수건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이 제공되고 남녀별로 면도기와 생리대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취사구호세트는 가스레인지, 코펠, 수저, 주방세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 설치된 세탁구호차량도 참가자들을 맞았습니다. 세탁구호차량은 재해 현장, 특히 수재 현장에서 훼손된 세탁물을 대량으로 처리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것으로 7.5t의 차량 내부에 18kg급 세탁기 3대와 23kg급 건조기 3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루(8시간 기준)에 1000kg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지요. 참가자들이 세탁구호차량의 내 외부를 둘러보는 것으로 4시간여에 걸친 이날 교육이 마무리됐습니다.

희망브리지의 세탁구호차량을 견학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입니다.

우리 이웃의 안전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지역자율방재단 교육에 처음 참가했다는 황규헌(43‧안성시)씨는 “우리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지역자율방재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만큼 유사 시 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오늘 그런 부분들을 많이 알아가게 돼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교육에 참여한 한상현(47‧화성시)씨는 화성시자율방재단을 이끌고 있는데요. 그는 이날 교육에 참여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함께 활동하고 있는 구호반원 8명과 같이 왔는데요. 특히 평소에 접하기 힘든 구호물자를 직접 운반해보는 훈련과 사용법을 모르면 당황하기 쉬운 가림막, 야전침대 등을 함께 설치해보는 시간이 유익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자율방재단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모집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늘 배운 것들을 잘 알리고 전파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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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경기도지역자율방재단연합회 한상철(59) 회장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한 회장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지역자율방재단과 연계 활동을 펼치는 계기를 마련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그는 “아직 지역자율방재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더욱 많은 주민들이 방재단에 참여해서 언제 일어날지 모를 재난재해에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전국 11개 권역별로 나누어 진행되는 이번 지역자율방재단 교육은 지난 6월 2일 인천 지역 교육을 시작으로 오는 6월 30일 대전‧충북지역까지 전국 각지에서 전개됩니다. 교육 참여 인원만 총 2700여명에 달합니다. 하반기(11월)에는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교육이 펼쳐질 예정인데요. 지역자율방재단 교육을 총괄한 배천직 차장은 “상반기에는 실내 강의와 간단한 역할훈련으로 구성됐다면, 하반기 교육은 실제 상황을 상정한 모의훈련이 진행된다”며 “인명구조반, 응급복구반, 구호반 등 각 반 별로 특화된 교육으로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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