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창의력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창의력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2016.07.12 10:40 by 김홍탁

매해 6월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이라는 작은 도시는 전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축제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로 몸살을 앓는다. 광고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기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의료 분야 등을 가로지르는 창의력의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칸 라이언즈는 훌륭한 광고에 상을 주고 각종 세미나 및 워크숍을 통해 이 세상이 창의력을 통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동시에 어떤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페스티벌이다.

올해도 무려 4만 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광고, 마케팅, 미디어,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계의 내로라하는 구루(Guru⋅종교 등에서 스승을 일컫는 말)들을 포함 1만5000명이 참여했다. 또한 전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스피커로 나서 인공지능, 지속가능한 사회,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 등을 주제로 너무나 놀랍게 변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사진: GongTo / Shutterstock.com)

이 세계적인 페스티벌에 올해는 반기문 총장이 한 세션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전 세계 광고계를 주름잡는 6개의 홀딩 컴퍼니, 즉 WPP, 옴니콤, 퍼블리시스, IPG, 덴츠, 하바스의 CEO가 함께 했는데, 이들은 이미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라는 협의체를 만든 바 있다.

이에 반기문 총장은 유엔의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해 커먼그라운드가 이니셔티브를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SDGs는 2015년 9월 UN총회에서 향후 15년 동안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결의한 17가지 어젠다이다. ‘모든 곳에서의 모든 형태의 빈곤종식’을 비롯 총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은 6개 홀딩 컴퍼니의 CEO들 앞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공약를 이끌어냈다. 6명의 CEO들은 솔루션 제공을 위해 각자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 세상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이 지속가능하고 가치중심의 사회구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함을 웅변으로 보여준 예였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자료사진: Orlok / Shutterstock.com)

빌게이츠 역시 이미 2012년에 칸 라이언즈와 손잡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솔루션을 찾는 ‘칸키메라’라는 오픈 플랫폼을 연 바 있다. 이는 기아, 질병과 같은 저개발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뜻있는 사람들로 부터 아이디어를 모으고 채택된 아이디어에 100만불, 즉 11억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이처럼 전 세계의 구루라고 일컫는 이들이 생각을 모으고 창의력을 끌어 모아 지속가능한 세상을 구현하려는 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이유는 단순히 삶의 질이 떨어지는 국가를 돕자는 봉사의 차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구촌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함께 자멸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왜 광고인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려 하는 걸까?

(사진: Rawpixel.com / shutterstock.com)

이번 칸에서 좋은 결실을 거둔 하이네켄 맥주 ‘Brewtroleum’ 캠페인이 잘 설명해 줄 것이다. 뉴질랜드의 광고회사 ‘클렌소 비비디오(COLENSO BBDO)’에서 집행한 이 캠페인은 맥주를 만들 때 생기는 찌꺼기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어 이를 사람들이 사용하게 한 캠페인이다. 실제 이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주유소를 짓고, 사람들이 활용하면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널리 퍼트릴 수 있었다. 이 캠페인이 널리 퍼질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힘은 일반인들에게 아주 친숙하고 참여하기 쉽게 커뮤니케이션을 펼친 점에 있다.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많이 생산하려면 당연히 사람들이 맥주를 많이 마셔야 할 것이다. 그래서 캠페인명이 ‘Drink beer to save the world’이다.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일을 아주 유쾌하게 만든 것이다. TV광고를 보면, 친구들과 술 한잔 하러 가는 남편에게 아내가 어디 가느냐고 묻자 그는 “지구를 구하러 간다!”고 너스레를 떤다. 마치 지구 재앙을 다룬 영화에서 지구를 구하러 떠나는 영웅 같은 모습으로. 이 프로젝트는 광고회사의 아이디어가 하이네켄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이라는 어젠다의 중요성을 재미있고 쉽게 확산시킨 모범사례라 하겠다. 이 캠페인은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아웃도어(Outdoor) 부문 그랑프리를 비롯, 다이렉트(Direct)와 프로모 앤 액티베이션(Promo & Activation)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하이네켄 뉴질랜드 맥주 브랜드 DB Export의 ‘Brewtroleum’ 캠페인 영상

이제 각 기업이 광고회사의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들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덕목이 되는 시대에 진입했다. 그것이 단순한 기부를 넘어서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요체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공유가치를 창출하는(Creating Shared Value)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이다. 고용창출 등을 통해 ‘비즈니스에 좋은 것이 사회에도 좋다(What is good for business is good for the society)’는 이윤창출 중심의 믿음을 떠나 ‘사회에 좋은 것이 비즈니스에도 좋은 것(What is good for the society is good for business)’이라는 가치생성 중심의 믿음이 더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생활의 참견 지구상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상사에 던지는 소심한 훈수다. 한 마디로 서로 보듬어주며 잘 살아보자는 잔소리다. 군소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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