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come sufferings!(고난을 극복하라)
Overcome sufferings!(고난을 극복하라)
2016.07.14 15:00 by 오혜미

도전과 극복의 아이콘 ‘헬렌켈러’(Helen Keller, 1880.6.27-1968.6.1).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중복 장애인 최초로 인문계 대학 학위를 취득한 지식인이자 평생을 장애인, 노동자, 여성의 인권을 위해 싸운 사회운동가. 그런 그녀가 ‘극복’에 대해 강조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Although the world is full of suffering, it is full also of the overcoming of it.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하다.)

(좌)헬렌켈러 여사(사진:http://blog.naver.com/my10251/140149998151), (우)헬렌켈러가 새겨진 미국 알라바마의 동전(사진:RadlovskYaroslav/shutterstock.com)

알려진 대로 헬렌켈러의 삶은 어려움 투성이었다. 생후 19개월 뇌막염으로 추정되는 병에 걸려 평생을 암흑 속에서 살았고, 사회주의 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로서 일하면서는 온갖 인신공격과 모욕,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헬렌켈러는 차가운 시선과 편견에도 굴하지 않고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신체적, 사회적 고난을 극복해온 그녀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난관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 온 두 명의 배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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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공식홈페이지)

박신혜는 초등학생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섰다. 정식 데뷔는 아니었지만, 그녀를 발탁한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이 13살 때의 일이다. 그리고 2003년 중학생이 되어 SBS <천국의 계단>에서 배우 최지우의 아역을 맡아 정식으로 데뷔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수백 번 오디션을 보고 탈락의 고배를 마신 이들에 비한다면 훨씬 빠르고 쉽게 연기자로 입문한 것이다.

 

 

배우 이휘향으로부터 뺨을 맞는 연기가 충격적이었던 데뷔작 SBS<천국의 계단>

게다가 박신혜는 늘 주연이었다. 데뷔작인 <천국의 계단>이후 거의 모든 작품에 주연급으로 캐스팅 됐다. 만 16세에는 최연소로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기까지 했다. 흥행 성적도 무척 좋다. 한류 스타로 발돋움 한 SBS <미남이시네요>와 데뷔 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해준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tvN<이웃집 꽃미남>과 SBS<피노키오>, 그리고 현재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BS<닥터스>까지. 주연을 맡아 성공시킨 드라마가 줄을 잇는다.

박신혜가 데뷔 후 처음으로 ‘직장인’을 연기한 드라마<피노키오>.(사진: SBS공식홈페이지)

이렇듯 박신혜의 배우로서의 삶은 마냥 행복할 것만 같다. 그런데 빠른 데뷔와 주연급이라는 위치는 그녀가 극복해야 할 고난이 되기도 했다. 데뷔작이 크게 성공하며 주목 받는 신인이 된 그녀에게 다소 과분한 기회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 중에는 앞에 언급한 것처럼 크게 흥행이 된 작품도 많지만, 초라한 성적으로 참패한 작품들도 많았다.

최연소로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았던 SBS<천국의 나무>가 그러했고, 처음으로 악역 아닌 악역(?)을 맡았던 MBC 드라마 <궁S>도 마찬가지였다. <천국의 나무>는 첫 주연인 것도 부담스러운 데 일본인 연기까지 해야 했다. 가수 세븐과 호흡을 맞췄던 <궁S>는 전편의 명성이 독이 되어 박한 평가를 많이 받았다. 그렇게 많은 기대를 받으며 주연으로 임했던 두 작품이 실패하고, 이후 출연한 다른 작품들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박신혜는 2008년 중앙대학교에 연극영화학부에 입학해 잠시 연기를 쉬고 학업에 집중하기로 마음먹는다. 

(사진:MBC공식홈페이지)

그녀는 슬럼프가 왔을 당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방황했었죠. 책임감과 부담감이 한 순간에 밀려왔어요. 속으로 굉장히 곪아 있던 상태였죠.”(더팩트 인터뷰) 시청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주연으로서 느끼는 중압감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게다가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넘어가야 한다는 압박도 느끼고 있었다. "조바심이 많이 났었어요. 아역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성인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도 많았죠. 그래서 제 나이보다 더 어른스러운 역할을 많이 맡은 것 같아요. 어색한 부분도 있고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는 지적도 받았죠."(뉴시스)

(사진: SBS공식홈페이지)

 

 

박신혜의 귀여운 남장과 “하지마십시오~”라는 말투가 인기를 끌었던 SBS<미남이시네요>

 

학업에 매진하던 때에 동기인 고아라와 김소은 등의 또래 배우가 활발하게 활동 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그들을 부러워하며 “다시 연기를 하지 못할 것 같은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평소 힘든 일이 있을 땐 몸을 움직인다는 박신혜는 고난을 피하고 묵혀두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SBS<미남이시네요>라는 작품으로 슬럼프를 정면돌파 한다. 연기에 대한 고민을 연기로 승부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역할로 연기의 재미도 찾았고, 시청자 반응도 좋았다. 국내 시청률은 경쟁작이었던 KBS <아이리스>에 밀렸지만, 이 작품을 통해 수많은 해외 팬이 생기고 한류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박신혜의 터프한 연기 변신이 화제인 SBS <닥터스>

그리고 본인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견뎌내는 단단함도 얻었다. 저조한 시청률에 부담을 느끼던 예전과 달리 “시청 포맷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시청률 보다는 진정한 공감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사건IN 인터뷰) ‘바른 이미지’, ‘깨끗한 이미지’, ‘착한 이미지’ 등의 대한 철학도 생겨났다.

대중이 원하는 걸 보여주는 게 배우지만, 반대로 대중이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언젠가는 질리고 재미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대중이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보여줘서 관계를 끌어올리는 것도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 (텐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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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연기를 시작한 이후 늘 대중의 ‘평가’와 전쟁을 치렀다. JYP의 4인조 아이돌 ‘미쓰에이’ 멤버로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서 드라마 주인공을 맡은 것부터 비난의 대상이었다. 결과적으로 KBS <드림하이>의 연기는 정말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이후 1년 만에 대중에게 내놓은 영화 <건축학개론>은 정반대의 반응을 가져왔다. 4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입을 모아  ‘국민 첫사랑’ 수지의 연기를 칭찬한 것이다. 이후 연기자 ‘배수지’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생겨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공유, 이민정 등과 함께 출연한 MBC드라마 <빅>에서 쓰라린 혹평을 얻었다. 그리곤 또 언제 악평을 받았냐는 듯 MBC<구가의 서>로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며 많은 인기를 얻어 냈다.

 

 

충격과 공포의 <드림하이> 속 수지의 첫 연기

박신혜가 탄탄대로를 가던 중 크게 한 번 고난을 겪었다면, 배우로서의 수지는 롤러코스터 같은 굴곡진 길을 걸으며 매일 매일 고난의 행군을 하는 느낌이다. 연기자 수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쉽지 않은 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지는 참으로 덤덤하게 이겨낸다. 수지 신드롬을 만들어낸 주인공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은 수지를 “잠수함 같다”고 표현했다. “묵묵하고 조용히, 그리고 가장 멀리까지 간” 잠수함 같은 배우는 주어진 디렉션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어느 순간 그 이상을 해냈다고 한다.

(사진:네이버영화<건축학개론>)

  

이런 덤덤함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철없음과는 다르다. 모든 것을 자기 자신 안에서 소화해보려는 수지만의 성장 방식이자 노력이다.

 · 상을 하나씩 받을 때마다 두려움이 커진다. 상을 받으면 정말 기뻐야 하는데 기쁘지가 않았다. 연기 활동은 생각해본 적 없었기에 데뷔작 KBS '드림하이'로 주인공을 맡았을 때 미치는 줄 알았다.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굉장히 컸다. 당시 연기력 논란이 많았다. 댓글을 모두 읽었지만 더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애써 신경 쓰지 않는 척 했다.(KBS 이야기쇼 <두드림> 출연 내용)

 

· 사람들 앞에서 약해 보이고 싶지는 않아요, 절대.(웃음) 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강한 척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 (텐아시아)

 

· 제 롤 모델이 바로 엄마예요. 엄마는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오셨어요. 저도 그런 엄마를 닮고 싶어요.(신동아인터뷰)

 

· (여성 아이돌로 살아가는 것은) - 돛단배? 악플 등 이런 저런 평가에 휩쓸리지만 결국 살아남아 목적지에 도착해야 해요. 거친 풍파를 견뎌내는 건 자기의 몫이죠.(얼루어코리아)

(사진:MBC공식홈페이지)

연기자로 사는 고난을 모두 자기 자신 안에서 겪어 내고 싶어하는 이 젊은 배우는 ‘자신만의 속도’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당당하고 여유롭게 주위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수많은 악플과 논란 속에서 홀로 담담히 성장하고 있는 수지는 자신의 몫의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화제작 <함부로애틋하게>에서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수지

박신혜와 수지는 상당히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스타 모두 한 번, 아니 두 세 번씩은 대중을 들었다 놓았다 한 경험이 있고, 두 명 다 대표적인 모태미녀이면서 한 때 살이 많이 쪄서 대중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두 배우 모두 각자의 고난을 극복하고 조금 더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 있다. 박신혜는 보다 날렵해진 어엿한 성인 배우의 모습으로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액션까지 가미하며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수지는 말하듯이 덤덤히 내뱉은 특유의 대사 톤으로 현실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경희 작가 특유의 처연한 여주인공을 만들어내고 있다.

둘에 대한 반응은 여전하다. 박신혜는 늘 그래왔듯 주연배우로서의 부담을 감내하며 안정적 연기로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고 있고, 수지는 나쁘지 않은 연기라는 평과 나쁜 연기라는 평을 골고루 받아가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박신혜와 수지의 삶에는 고난도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순간도 가득하다. 우리의 삶 속에 어려움이 찾아올 때, 묵묵히 그것을 극복해가는 이 두 명의 스타를, 그리고 헬렌켈러를 떠올리며 힘을 내보는 것은 어떨까.

펀치라인행운은 항상 당신 주위를 맴돈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 ‘톱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찰나의 행운을 거머쥐면 하룻밤 새 인생이 바뀐다. 그들의 터닝포인트 속에 꼭꼭 숨겨진 ‘펀치라인(punchline‧결정적 구절)’을 명심하라. 우리에게도 곧 찾아올 변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실마리가 그 안에 있을 테니.

필자소개
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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