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 그리고 눈부신 해변의 모래사장...
달콤한 여름휴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내 방 바닥 장판 위. 모래인지 먼지인지 모를 것들만 발바닥에 쩍 달라 붙는다.
“휴가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이런 나에게 필요한 건 내가 게임인지 게임이 나인지 모를 타임 워프* 뿐.
“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언젠가 한때 유행했던 드립.
원인도 목적도 모른 채 그저 다른 사람을 따라 즐겼던 바로 그 게임.
분명 시작 할 땐 오전 10시 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그대로 인데 밤낮이 바뀌어 있는 시간 순삭* 게임, ‘문명’을 소개한다.
"문명하셨습니다"
게임을 잘 몰라도, 한번쯤은 들어 봤을 게다. ‘운명 하셨습니다’와 ‘문명’이 합쳐져 만들어 진 이 드립은, 미묘한 착시현상을 활용해 2011년 가장 핫한 드립으로 인기를 모았다.
시리즈로 발매된 문명의 다섯번째 게임 「문명5」. 게임이 나온 이후로 한글화 개발팀이 사라지고, 남친이 사라지고, 사회가 붕괴되는 ‘아나키(무정부상태)’가 발생하였다는 소문. 문명은 내 주변사람들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하나 둘 사라지게 하였다.(최근 포켓몬을 잡으러 속초로 민족대이동을 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스타크래프트가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며 (실시간) 상대편과 싸우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문명은 마치 바둑처럼 나 한 턴, 상대 한 턴 씩 돌아가며 플레이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의 대표작이다. 이 여름, 여기가 휴양지 인지 인력시장인지 모르겠는 번잡함이 싫다면 컴퓨터를 켜고 문명을 다운 받아 보는 건 어떨까? 정신 차려 보면 게골녀가 추천하는 겨울 게임이 세편 정도 연재 되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용어설명
*타임워프
시간(Time)을 휘어지게(Warp) 만들다.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뜻.
*순삭
순간 삭제의 줄임말. 부적절한 게시물이 관리자에 의해 ‘순삭’ 되거나,
상대방이 쩌는 신컨(복습하세요)이라 내 캐릭터가 ‘순삭’ 되건 할때 쓰인다.
예) 문명을 켰더니 여친이 순삭 되었습니다.
*부심
자부심에서 ‘자’ 를 빼고 줄여 쓰는 말. ‘게이머 부심’ ‘커플 부심’ 처럼 자신의 높은 자존감과 뿌듯함을 느낄 때 쓰는 말이다.
예) 게골녀: 이번에 오버워치 한정판 질렀다능!
독자님: 어휴 저 블쟈빠 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