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희망사회를 위한 민관협력, “상호간 실용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대응해야”
긍정희망사회를 위한 민관협력, “상호간 실용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대응해야”
긍정희망사회를 위한 민관협력, “상호간 실용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대응해야”
2016.07.21 12:53 by 김석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5년간, 전통적 라이벌 관계나 협업의 경계를 초월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정부, 기업, NGO 등이 손을 맞잡은 사례는 인도‧필리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파트너십이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스리니바스 나라야난(Sreenivas Narayanan) 어시스트(ASSIST) 대표의 말이다. 어시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연구하는 학회로, 스리니바스 대표는 2007년부터 50여 개의 PPP(Public-Private Partnership‧민관협력)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해 왔다. 그는 “PPP 사업의 경우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공적 영역과 민간 영역 모두 실용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스 나라야난(Sreenivas Narayanan) 어시스트(ASSIST)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에서 ‘긍정희망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 연찬회’가 열렸다. 우리 사회의 상생을 위한 기업과 시민사회, 정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국무총리비서실이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주관했다. 이날 이태용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은 “시민사회, 기업,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보고자 이날 연찬회를 마련했다”면서,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해 시민사회와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인정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이사장(왼쪽)과 이태용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오른쪽)이 본격적인 세션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제 1부는 ‘상생의 장’으로 사회공헌을 위한 기업, 시민사회,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조연설과 주제발표가 있었다. 먼저 스리니바스 대표가 기조연설을 맡아 글로벌 민관협력 사례 분석 및 시사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민관협력 현안과 협력 분야 제안을 주제로는 NGO의 입장에서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개발본부장이, 기업의 측면에서 김기룡 플랜엠 대표가 발표했다.

제 2부 ‘화합의 장’은 민관협력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히로시 아메미야(Hiroshi Amemiya) Corporate Citizenship Japan 대표가 아시아 지역의 민관협력 사례를 짚었고, 이어 김상규 삼성사회봉사단 차장‧나영훈 포스코1%나눔재단 팀장‧박혜정 현대모비스 CSR팀 차장‧김민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사무총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굿네이버스 김선 국제개발본부장(왼쪽), 플랜엠 김기룡 대표(오른쪽)의 주제발표 모습.

재난상황에서의 민관협력 사례: 일본의 시세이도와 오후나토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도 있었고, 올해는 큐슈 지역에 지진이 있었습니다. 지금 말하려는 사례는 시세이도라는 화장품 회사에 대한 얘기입니다.”

히로시 아메미야(Hiroshi Amemiya) Corporate Citizenship Japan 대표

히로시 아메미야 대표는 일본의 자연 재해와 관련한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의 유명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의 대표 상품 중 ‘동백꽃’을 상표로 쓰는 제품이 있다. 이와테(岩手)현의 오후나토시(大船渡市)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 중 하나로, 동백꽃이 시화(市花)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기업과 지자체가 지역 재건을 위해 힘을 모았다. 시세이도는 동백꽃‧동백기름을 활용한 화장품과 식료품을 새롭게 출시했고, 수익금 일부를 시에 환원했다. 2014년부터는 일본동백협회와 함께 오후나토시에 동백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500그루 이상이 심어졌고, 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테현 오후나토시에서 전개된 동백나무 심기 행사. 시세이도는 지자체 및 시민단체와 연계해 2014년부터 500그루 이상의 동백나무를 심었다. (사진: 시세이도 홈페이지)

이 외에도 현지에서 동백꽃을 테마로 한 축제를 개최했고, 도쿄의 시세이도 본사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현지 상품을 한데 모은 장터를 열어 지역 인지도 상승 및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 드림클래스, 사업 기획 단계부터 교육부와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는 꽤나 듣기 어려운 말이 됐다. 갈수록 교육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마련된 것이 삼성그룹의 ‘드림클래스’다.

드림클래스는 생애 주기별 삼성 교육사업 중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이 주중교실, 주말교실, 방학캠프 등에 참여하며, 수업은 대학생 강사들이 맡고 있다.

참가 학생 모집을 위해서는 일선 중학교 및 교육청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사업 기획 단계부터 교육부와 논의를 거쳤고, 지난 2012년 교육부와 교육기부 활동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협력과정을 공고히 했다.

올해 열린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겨울캠프(왼쪽), 서울대학교 겨울캠프(오른쪽)에서 (사진: 드림클래스 홈페이지)

3주간 펼쳐지는 방학캠프는 한 번에 1800명까지도 모이는 대규모 프로그램. 안전한 진행을 위해 캠프가 열리는 곳 인근의 소방서와 비상연락망을 만들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국방부, 국민안전처, 국가보훈처 등 정부기관과도 협력한다.

드림클래스는 강사 1명 당 10명의 학생을 담당한다. 소규모로 진행되는데다, 강사와 학생 간 간 나이 차가 4~5살로 크지 않아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기에 쉽고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에도 효율적이라는 강점이 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중학생 약 4만 2000여명, 대학생 강사 1만 1000여명이 참여했다.

김상규 삼성사회봉사단 차장이 삼성 교육사업 중 하나인 ‘드림클래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상규 삼성사회봉사단 차장은 “대학생 강사를 선발할 때는 임원들과의 면접도 거치는 등 삼성의 신입사원 선발 전형과 비슷하게 진행한다”면서 “특히 올해는 드림클래스 학생 출신의 대학생 강사가 탄생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정부기관과의 협력으로 난관 해결한 포스코1%나눔재단

포스코그룹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하여’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글로벌인재, 지구환경, 다문화, 문화유산의 5가지 중점 영역에 집중한다. 최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해외 사업장을 구축한 이후 이러한 가치를 담은 사회공헌 사업을 현지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포스코1%나눔재단 나영훈 팀장

“인도네시아 제철소에서 계속 철근이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좀도둑을 붙잡아 왜 훔쳤냐고 물어보니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했다더군요. 이 일을 겪은 후 사업장 내부에서 현지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나영훈 포스코1%나눔재단 팀장의 말이다. 포스코는 우리나라에서도 철강사업 관련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현지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같은 방법을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한 비영리법인 설립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사업 수익금의 13%를 이사진에 지급해야 한다는 관행 때문. 나 팀장은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고 정직하게 비용 집행을 하려면 정부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손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KP Social Enterprise 1기생들이 IT 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 모습(사진: 헬로 포스코 블로그)

포스코1%나눔재단은 한국국제협력단과의 공동 기획으로 ‘KP Social Enterprise’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 지역의 빈곤 실업 청년들을 고용하여 제철소 내 환경분야 외주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사회 맞춤형 사회공헌 사례, 현대모비스 ‘미르숲’

미르숲 음악회 ‘블룸블룸(bloombloom)’이 열린 야외음악당과 초평호(왼쪽), 진천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곳으로 유명한 농다리(오른쪽). (사진: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현대모비스는 충북 진천군에 생태공원 ‘미르숲’을 조성하고 있다.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의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충북 진천군‧자연환경국민신탁과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2017년까지 총 100억 원이 투자된다.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일대 108ha에 총 4단계로 진행되는 숲 조성사업은 현재 1단계 시공이 완료된 상태로, 올해 2단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미르숲이라는 이름은 숲을 끼고 있는 초평호의 모습이 용(순우리말 ‘미르’)을 닮았다는 데서 왔다. 박혜정 현대모비스 CSR팀 차장은 “주변에서 ‘모비스숲’이라고 하면 되지 않느냐고도 했지만, 지역의 특징을 살리고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를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CSR팀 박혜정 차장이 ‘미르숲’ 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조성되는 미르숲에서는 이에 맞춰 단계별 숲 활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1단계 조성이 완료된 지난해에는 야외 음악당에서 6차례 음악회를 열었다. 자연 친화적 공간에서 펼쳐진 공연은 지역 주민들에게 흔치 않은 문화생활의 기회를 제공했다.

기업‧NGO‧지자체 3자간 협력사례, 언더스탠드에비뉴

언더스탠드에비뉴는 116개의 컨테이너를 이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 문을 열었다. 롯데면세점이 조성 및 운영을 지원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기획‧운영하며, 지자체인 성동구가 지역사회 협력과 정책 지원을 담당하는 3자간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김민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이렇게 세 개의 축을 이루는 주체 간 적극적인 협력이 없었다면 언더스탠드에비뉴도 조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상호 이해와 지지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18일 언더스탠드에비뉴 그랜드오프닝 현장.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 표재순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허인정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이사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유스스탠드, 소셜스탠드, 맘스탠드 등 7개 스탠드로 구성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도심 속 일터학교,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와의 상생, 복합문화공간 등을 지향한다. 청소년, 결혼이주여성, 청년사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선순환 모델 구축이 목표다. 김 사무총장은 “지속가능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각 주체 간 신뢰와 균형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라며, “언더스탠드에비뉴와 같은 새로운 모델이 잘 성장해 국내외로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사무총장이 ‘언더스탠드에비뉴’ 사례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탄탄히 마련된 제도를 기반으로 신뢰관계 형성돼야

사례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민관협력과 관련한 각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장은 “정부 기금을 사용하는 데 있어 행정 처리가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기관 간에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되면 업무 과정이 간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정부부처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투명성이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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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김선 국제개발본부장은 “NGO와 기업 모두 협력적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NGO는 성과를 정확히 평가해 사업과 현지 상황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고, 기업은 지속성의 측면에서 사업을 바라보고 파트너로서 NGO의 개발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플랜엠 김기룡 대표는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해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담당자가 바뀌면서 기조와 정책 방향이 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협력 과정은 사람 중심이 아닌, 탄탄히 확립된 제도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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