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전편)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전편)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방문, 일주일간의 기록(전편)
2016.10.13 15:39 by 김상욱

라오스 최초의 야구단 라오 J 브라더스. 지난 2013년 라오스 교민과 야구인 이만수 감독이 함께 힘을 모아 창단했습니다. 가난하고 꿈이 없던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삶의 희망을 찾게 해주자는 취지였죠. 저는 지난 6월까지 더퍼스트미디어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자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바로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 방문입니다!

워낙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라오스 사람에게 해외여행은 평생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 나라 태국도 아니고, 말로만 듣던 머나먼 한국이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죠.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은 몇 달 전부터 꿈같은 한국 방문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지난 8월, 드디어 라오 J 브라더스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일정에 합류해서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과 함께했습니다.

1day_IMG_9841

입국일이었던 8월 23일, 이른 아침부터 이만수 감독과 함께 공항을 찾았습니다. 선수들을 기다리는 제 마음이 이렇게 설레는데 이만수 감독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처음 라오 J 브라더스 야구단을 창립했을 때는 마음속 어렴풋한 꿈으로만 여겼던 일인데 실제로 이루어지니 감개무량합니다.” 이만수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얼굴에 설레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라오 J 브라더스의 뜻 깊은 한국 방문을 이만수 감독의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봤습니다.

2016년 8월 23일, 라오 J 브라더스의 한국 방문 첫째 날

드디어 오늘 라오 J 브라더스 단원들이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부산 국제교류재단의 정식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행사에 라오 J 브라더스 선수 17명이 입국했고, 오늘은 용두산 공원, 백화점 전망대 등에서 부산 전경을 관람했습니다.

우와, 여기가 한국이구나~!

해외여행이 처음인 선수들은 처음엔 긴장한 듯 보였지만 이내 행복한 표정으로 잘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단 한 명도 아픈 사람 없이 잘 도착한 것도 참 감사합니다.

환영오찬 때는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 박정태 레인보우 희망재단 이사장이 참여하여 많이 환영해 주었습니다. 오후엔 부경고등학교 야구부를 방문, 환영식 및 합동훈련을 잘 진행했습니다. 엘리트 야구 선수들과의 훈련은 처음인데요. 함께 캐치볼과 런닝 훈련을 하면서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이 많은 것을 깨달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환영 오찬에서 라오 J 브라더스 권영진 감독(왼쪽), 박정태 후배(가운데)와 함께
라오 J 브라더스를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고교 야구부와의 첫 만남!
엘리트 선수들과 처음 해봤던 합동 훈련. 공이 꽤나 묵직했을 겁니다.

저녁엔 우리 선수들이 생애 처음으로 프로야구를 경험했습니다.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를 관람한 것인데요. 경기 전 열린 시구행사에서 라오 J 브라더스 투수 ‘콜라’가 멋지게 공을 던지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프로야구 경기 관람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큰 꿈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록 아직은 어리지만, 선수들의 마음에 그려질 청사진과 이 선수들이 만들어갈 라오스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품게 된 하루였습니다.

여기가 덕아웃이구나!
23일, 롯데:kt전에 시구자로 나선 라오 J 브라더스의 콜라(왼쪽). 수천명의 관중들 앞에 선 느낌이 어땠을까요.
라오 J 브라더스의 첫 프로야구 관람 모습.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선수들도 홈런 1개 포함 도합 12점을 내며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의 경험이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2016년 8월 24일, 한국 방문 둘째 날

아침부터 선수들과 함께 부산시청을 찾았습니다. 시청 관계자 분들과 함께 부산시와 라오스 간의 민간교류 협력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후에는 라오 J 브라더스와 레인보우카운트 야구단(이사장 박정태)의 친선경기가 부산 기장군의 장안천야구장에서 있었습니다. 부산 국제교류재단 이사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참가해 격려해주셨습니다.

아침부터 부산 시청을 찾았습니다. 야구가 국제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부산 기장의 장안천 야구장에서 첫 원정경기의 승리를 다짐하는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단

우리 라오 J 브라더스 야구단은 레인보우 카운트 야구단을 상대로 9대 6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첫 원정 경기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첫 승을 이뤄낸 겁니다!

뙤약볕과 더운 날씨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원정 경기라서 인지 초반엔 많은 실수를 했지만 이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이 나왔습니다. 그 사이 투수와 포수의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 같아 열악한 환경 가운데도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라오 J 브라더스의 권영진 감독과 코치진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출신 박정태 후배도 라오 J 브라더스의 실력에 감탄을 했습니다. 이제 이튿날 일정이 마무리 됐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의 마음속엔 어떤 추억이 새겨졌을까요? 남은 나흘간의 일정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day_IMG_0422

첫 원정 경기에도 주눅들지 않고 실력 발휘 제대로 한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 9대 6 승리를 따냈습니다!

2016년 8월 25일, 한국방문 셋째 날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부산 구덕야구장을 찾았습니다. 구덕야구장은 제가 현역 시절 외야 담장 너머에 심겨진 소나무 위로 장외 홈런을 쳤던 곳입니다. 그 소나무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니까 정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 시절엔 꿈에도 상상 못 했습니다. 제가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을 데리고 이곳에 올 줄 말입니다.

3day_IMG_0557

구덕야구장에서 부산 대천중학교 선수들과 친선경기를 가졌습니다.

오늘은 부산 대천중학교 야구부와 경기를 했습니다. 그동안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은 일반 사회인 야구팀들하고만 경기를 했었습니다. 이렇게 정식 엘리트 야구 선수들과의 경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나름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정식 야구 선수들과는 큰 실력 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2대 16으로 참패를 당했지만 선수들은 실망하지 않았고 넓은 야구장에서 마음껏 뛴 것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밝게 용기를 가지는 모습이 우리가 야구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부산 을숙도 로터리 클럽에서 라오 J 브라더스 야구단에 귀한 야구 용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최종 스코어 2대 16. 엘리트 선수들의 벽은 높았지만, 분명 좋은 경험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우린 모두 함께 목욕탕에 갔습니다. 사실 어제 레인보우 야구단과의 경기 후에도 갔었는데요. 몇몇 선수들이 알몸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했습니다. 어젠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오늘은 그 선수들도 모두 우리나라의 목욕 문화를 이해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함께 어우러져 시원하게 목욕을 했습니다. 목욕탕 사건(?)도 우리가 함께 가는 동행자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소박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오후에는 해운대 바다를 갔습니다. 라오스에는 바다가 없습니다. 선수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를 보고 느꼈는데요. 모두 옷을 홀라당 벗고 바다로 뛰어 들어가 즐겁게 놀았습니다. 정말 즐거워 보이더군요. 유람선을 타고 부산 앞바다를 일주했는데, 물 위로 떠다니는 배도 처음 본 선수들이 매우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니 제가 더 기뻤습니다.

3day_IMG_1305

처음 본 바다, 처음 타본 배! 부산을 찾은 라오 J 브라더스에게 모든 것이 처음의 연속입니다.

이렇게 셋째 날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내일은 부산을 떠나 용인으로 이동해서 놀이공원에 갑니다. 놀이공원도 라오 J 브라더스 선수들의 생애 첫 경험입니다. 남은 일정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헐크’ 이만수의 꿈 “야구로 받은 사랑, 야구로 갚겠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했던 이만수 前감독(SK 와이번스)이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펼치는 유소년 육성기. 라오스 판 ‘엘 시스테마’의 기적을 만들어가는 현장을 만나본다.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주목할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꼽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17일 대장정을 시작했다. 어워즈의 1차 후보 스타트업 30개 사를 전격 공개한 것. ‘혁신의숲 어워즈’...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