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 기준, 확실합니까?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 기준, 확실합니까?
2016.11.08 11:00 by 스타트業캠퍼스

서울에 사는 지산씨, 인천에 사는 재식씨, 부산에 사는 예진씨. 다른 곳에 사는 세 사람은 동시에 날아온 5,000만 원의 벌금고지서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작권을 침해한 적이 없었는데, 어떤 이유로 그들은 5,000만 원의 벌금을 받게 된 걸까?

지산씨는 강남에서 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조용한 매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지산씨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A업체에서 정기이용권을 끊어 매장에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저작권법 제136조 1항에 따르면, 저작재산권을 2차적 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물리거나 이를 아울러 매길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산씨의 사례는 실제 대법원 판례로도 나온 사례인데, 대법원에서는 대형 백화점에서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간접사용을 하는 경우는 저작권의 일반적인 사용 범위를 넘어서고 있으므로 저작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긴 어렵다. 직접 판례를 찾아보지 않는 이상, 정부가 제공하는 저작권법 사이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저작물을 사용하는 공간의 규모에 따라 저작권법 위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사진: pixabay.com)

이번엔 두 번째 사례를 살펴보자. 재식씨는 온라인 마켓에 상품 이미지를 올리는 일을 하고 있다. 재식씨는 팀장으로부터 급하게 상품 이미지를 업로드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상품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급한 대로 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상품 이미지를 발견했고,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제품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사용하기로 했다.

재식씨의 사례는 필자가 한 업체에서 일했을 당시 동료가 겪었던 일이다. 실내화의 상품 상세페이지를 위해 이미지를 올릴 때, 상대 업체의 로고나 홈페이지 주소가 박히지 않은 상품 이미지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업체로부터 저작권 침해의 법적 경고를 받았다. 단순한 상품 이미지라고 하더라도 그 업체만의 독자적인 저작물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제품 자체만을 충실히 표현한 제품 사진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언급한다. 한 판례에서도 영업상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하여 문제가 된 사건에서, 민법상 불법행위는 인정하였으나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법률 조항이나 판례만으로는 일반인이 판단하기에는 ‘단순한 상품 이미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 하지만 타 업체에서 촬영한 실내화 사진은 스튜디오 대여, 기타 소품구비, 이미지 보정 등 다양한 작업이 포함된 별개의 2차 저작물로 인정할 만하다. 본사에서 제공하는 단순한 상품 이미지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다면,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사례는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경우다. 해외스타 C를 좋아하는 예진씨. 예진씨는 블로그를 만들어 평소에도 틈나는 대로 C의 사진이나 기사를 링크해두곤 했다. 주로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스크랩만 하던 예진씨는 C의 근황이 올라온 해외 기사를 직접 번역하여 블로그에 게재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세 번째 사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의아할 지 모른다. 그러나 예진씨의 경우도 블로거들이 평소에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저작권 침해 행위다. 예진씨는 해외사이트의 뉴스를 번역해 개인 블로그에 올렸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영리적인 목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해외사이트의 뉴스를 번역하는 것은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할 수 있고, 2차적 저작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 저작물의 저작권자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만, 기사의 전체 내용을 저작권이 미치지 않을 정도로 포괄적으로 요약한다면 독자적인 저작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외국자료에 대한 저작권에 대해서는 쉽게 무시하게 되는데, 베른협약에 따라 해외저작물 또한 국내저작물과 같은 수준으로 보호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행동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산씨는 불법다운로드 한 음원이 아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음악을 이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재식씨는 자신이 사용하려던 이미지에 사람이 있던 것도 아니고, 타 업체의 로고나 주소도 박혀있지 않은 단순한 상품 이미지이기 때문에 차후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예진씨는 다른 사람이 쓴 기사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기사를 번역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사진: pixabay.com)

우리는 광활한 ‘웹의 바다'에서 너무나 많은 콘텐츠와 정보에 손을 뻗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쉽게 손에 넣는 콘텐츠가 ‘누구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심도 있는 이해가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해석하기엔 저작권 침해에 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여러 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저작권 침해에 관한 판례도 많지 않아, 일반인이 판례를 참고하여 지적재산권 침해를 방지하려 해도 자료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같은 조항을 두고 전문가들도 사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곤 한다. 사례마다 다르게 판단하고, 판례마다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반복된다면 이 법은 과연 실효성이 있는 법일까? 현 시점에서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저작권법 침해 기준이 필요하다. 저작권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작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글: 이혜림(스타트업캠퍼스 1기, Digital Innovation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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