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stop fighting(투쟁을 멈추지 마라!)
Never stop fighting(투쟁을 멈추지 마라!)
2016.11.23 12:17 by 오혜미

최근 동시대를 살아가는 두 여성 정치인이 각기 다른 이유로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 명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로 매서운 질타를 받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많은 이들이 승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싸움에서 패배했다.

(사진: 힐러리클린턴 공식 트위터)

두 번째 인물이 오늘의 펀치라인 주인공이다. 대선에서 졌음에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힐러리 로뎀 클린턴. 성공한 변호사이자, 8년간 퍼스트레이디로서 백악관을 지키던 그녀는 이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가장 가까웠던 인물로 자리매김하였다. 도널드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만큼 충격적인 것은, 클린턴 후보가 얼마나 의연한 사람인지가 이제서야 더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대선 패배를 승복하는 연설에서 드러난 힐러리 클린턴의 품위와 진정성에 많은 이들은 감동했다. 백인 기득권 층의 보수주의에 맞선 여성 정치인으로서 지지자들과 젊은 후배들에게 건네는 당부는 인종과 성별, 국적을 뛰어넘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 중 한 구문을 골라 소개한다. 이는 혼란스러운 시국에 옳은 길을 밝히려 매 주말마다 촛불을 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힐러리 클린턴 공식 트위터)

 

 

This loss hurts, but please never stops believing that fighting for what's right is worth it. We need you to keep up these fights now and for the rest of your lives. (이번 실패는 뼈 아픕니다. 하지만 부디, 옳은 것을 위한 싸움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마세요. 여러분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삶 동안 이 싸움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  Hillary Cliton (1947~)  

  

이번 실패는 뼈 아픕니다. 하지만 부디, 옳은 것을 위한 싸움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마세요. 여러분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삶 동안 이 싸움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연예계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탄생하고, 또 잊혀지기도 한다. 그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안에서도 드물게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롱런하는 스타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믿는 가치와 목표를 위해 사회의 편견과 끊임없이 싸워왔다. 지치지 않고 투쟁한 끝에 현재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두 명의 스타를 보며 우리도 힘을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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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의 수명은 한정적이다. 짧게는 2~3년이 되기도 하고 길어도 5~7년을 넘기기 힘들다. 아이돌로 데뷔해서 1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롱런을 위해서는 30~40대 어른들의 마음도 움직여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이 유독 약한 부분은 바로 그 지점이었다. 아이돌로서의 인지도를 대중 전반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것. H.O.T와 S.E.S가 그렇게 시들어갔다. 신화와 소녀시대에 이르러서야 멤버들이 연기자로 전향하며 취약한 대중성을 보강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희철은 다르다. 단지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것이 아니라, 슈퍼스타라는 영역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정보석 형과 김명민 형이랑 얘기할 때 그랬어요. 형들이 “너는 배우가 되고 싶니, 가수가 되고 싶니?” 하면 “저는 최고의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어요. 그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야, 최고의 대답인 것 같다”라고 하셨죠.” (코스모폴리탄)

(사진:SM엔터테인먼트)

김희철은 늘 화려했다. 1등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준비한 대형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로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왔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이돌로서 수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눈에 띄는 외모만큼 유별났던 반골 기질 때문이었다. 그는 신인시절부터 반항이 심했다. H.O.T와 젝스키스가 구축한 신성한 아이돌 이미지에 반기를 들었다고 할까. 당시 아이돌 스타들은 ‘다섯 천사’, ‘여섯 명의 전사’라는 표현처럼 신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화장실 따위에 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성격 또한 완벽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김희철은 무조건적으로 착한 이미지를 거부한 것이다. 도도한 외모만큼이나 까칠했고, 할말은 하는 성깔(?)을 자랑했다.

“3~4년 전 우연히 음악방송 대기실 앞을 지나가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무표정한 얼굴로 립밤을 바르는 김희철의 모습을 보고 ‘어쩜 남자가 저렇게 예민하고 도도해 보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타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강한 오라를 내뿜고 있었다”는 어느 기자의 회상에 김희철의 답, “제가 솔직히 데뷔 초에 싸가지의 정점을 찍었죠, 하하하” (싱글즈매거진)

(사진:jTBC<아는 형님> 공식인스타그램)

아이돌에게 강요되는 선한 성품에는 바닥에 코가 닿을 듯한 겸손함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김희철은 이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겸손함을 강요하는 문화에도 반기를 들었다. 자칭 타칭 ‘우주대스타’ 김희철이 자신을 소개하는 말을 들어보자.

“천상천하 희철독존. 김기복(감정기복이 심하다는 의미). 그리고 자화자찬이라는 사자성어가 가장 어울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가수인지 연기자인지 방송인인지, 아이돌인지 중견가순지 볼 때마다 달라지는 사람. 정체불명의 사나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매력에 빠지는 그 남자. 자, 김희철입니다.”(동아일보)

 

“해외에선 슈퍼주니어가 최고다. 해외 나가면 나 지금 누워서 인터뷰해야 된다. 대만에서 38주 1위하고. 중국에선 완전 신이다. 난 명품 옷도 안 입는다. 필요 이상의 자신감일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에게 가장 힘을 주고 자기를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일론매거진)

'아리'와 '리 신'을 코스프레 한 신동(좌), 김희철(우) (사진:슈퍼주니어 페이스북)

 

아이돌의 전형성과 싸웠던 김희철은 승리했다. 착하고 순종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30대를 넘기면서 김희철은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한류 스타의 품위를 깨기 시작한 것이다. 계기는 그의 ‘오덕 기질’이다. 이는 김희철의 제2의 정체성이다. 김희철의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은 진지하고 당당하다. 덕질계의 황태자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한 번 들어보자.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공항에 나타난 김희철 (사진:본인 인스타그램)

특히 그의 게임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다. 게임 매거진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그 진지함이 잘 드러난다.  

“(‘본인의 삶에서 게임이 얼마나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게임기 재믹스로 게임 하던 시절부터 리니지 1, 2와 스타크래프트, 창세기전까지 다 해봤어요. 다들 아무리 바빠도 연애는 하잖아요. 저는 활동할 시간이 아무리 바빠도 게임을 할 시간은 만들었어요. 여러분들과 저의 공통점이라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인벤뉴스)

김희철은 얼마 전 케이블 채널 OGN(온게임넷)에서 진행한 리그오브레전드(LoL) 올림픽 객원 해설자를 맡았다. 단지 취미니까 좋아서 했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김희철은 매우 진지했다.

“저는 LoL이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꾸준히 좋아해 왔어요. 객원 해설 제의가 왔을 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세계 무대인 만큼 정말 중요한 경기잖아요. 솔직히 부담돼서 방송 전날까지도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게임과 상관없이 '애드립'만 치면 웃길 수도 있지만, 그건 LoL 유저인 저도 원하지 않는 그림이에요. 그래서 중계하면서 절대 경기를 망치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네요.”(인벤뉴스)

인스타그램에 리그오브레전드 올림픽(롤드컵) 해설을 맡은 소감을 남긴 김희철.(사진:본인 인스타그램)

덕업일치(덕질+직업)의 꿈을 이룬 김희철. 그런데 그는 단지 게임을 좋아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희철에게는 사명이 있다. 그것은 ‘게임 중독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다. 게임 덕후도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잠 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제가 방송에 나와서 편하고 재미있게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치사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지위'를 많이 보잖아요. 제가 감히 거만하게 말해볼게요. 제가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하더라도, 그 누구도 저를 무시할 수 없거든요.” (인벤뉴스)

jTBC<썰전>에서 게임중독법의 불합리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김희철

이렇게 편견에 끊임없이 반기를 들어온 김희철은 왜 사랑 받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그의 싸움이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답답한 우리의 마음을 대변한다. jTBC <아는 형님>은 강호동과 이수근의 복귀작으로 시작했지만, 한때 김희철의 독무대였다. 그 둘의 방송 감각이 회복되도록 도운 것도 김희철이었다. 김희철은 시청자가 보기에 답답한 부분을 속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강호동과 이수근의 낡은 감각을 털어냈고, 낯선 스튜디오에 방문한 게스트가 얼어 있을 때 긴장감을 깨트렸다. 형들이 잠시 지쳐 화력을 잃을 때 거침 없이 성대모사를 하고 걸그룹 댄스를 추며 프로그램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 것도 김희철이다. 다른 방송에선 말주변이 없어 고생하는 민경훈에게 지금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도 친구 김희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모든 행동을 당당하게 해내는 그는 참 통쾌하고 멋있다. 아무나 선뜻 나서지 않는 순간에 등장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그의 싸움에 우리는 공감하고 웃게 되는 것이다.

<아는 형님> 속 강호동vs김희철 모음

<아는 형님> 속 김희철 성대모사 모음

발랄한 싸움꾼 김희철. 싸울 대상이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반대로 지킬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희철은 의외로 지키고 있는 것이 무척 많다. 첫째는 팬들에 대한 사랑이다. 슈퍼주니어는 13명이라는 멤버 수만큼 힘든 일이 많이 있었다. 중국인 멤버인 한경의 탈퇴부터 강인의 음주운전, 성민의 결혼과 군입대, 김기범의 탈퇴 등. 김희철은 그런 일들에도 끄떡 않고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을 무척 아낀다. 팬들 사이에서 그는 일면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팬에 대한 사랑이 제일 끔찍한 ‘츤데레’로 정평이 나있다.

“(팬들)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라고 하니까 매니저 형이 무척 놀라더라고요. 저는 ‘누군가가 나를 예뻐해 주지 않으면 미쳐버린다. 그래서 관심을 받아야 산다. 그게 김희철이다.’라고 생각해요”(코스모폴리탄)

 

“내가 아이돌이라는 걸 버리고 싶지 않다. 슈퍼주니어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가 이렇게 거만하게 있을 수 있는 거다.”(아이즈)

 

“난 하고 싶은 거 안 하고, 참고 그런 것 못한다. 대신 난 자유롭기 위해서 그만큼 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뭐 너무나도 당연한 거지만, 집 앞에서 한 잔을 마셔도, 걸어가서 그 다음 날 차를 갖고 온다든가.(지큐코리아)

더 이상 팬들을 실망시키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차를 부모님께 드린 김희철

그가 지켜온 두 번째 가치는 선후배, 동료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절과 배려다. 한 때 이순재, 변희봉 등 대선배들과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는 김희철은 어려운 기색 없이 예쁨을 받으며 극에 적응했다.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엄하실 것 같았어요. 그런데 장난도 진짜 많이 치시고요, 유쾌하신 분이었어요. 저도 저만의 방식으로 선생님들께 다가갔죠. '선생님! 희철이 출근했습니다' '선생님! 희철이 퇴근해보겠습니다' 라고 인사를 하죠. 선생님들께서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귀엽대요." (enews24)

 

“저는 원칙이 있거든요. 그게 뭐냐 하면 경쟁심이나 욕심 없이 방송하자는 거예요. <아는 형님>에서도 원래 재미있는 분들이 나오면 저는 제가 앞에 나설 필요 없이 리액션에 치중하려고 해요. 하지만 조금 긴장하는 게스트들이 출연할 때는 제가 먼저 망가져 그분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해요.” (스타뉴스)

민경훈과의 동료애를 바탕으로 발표한 두 사람의 듀엣곡 ‘나비잠’. (사진:SM엔터테인먼트 )

김희철의 싸움은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팬들에 대한, 어른들에 대한,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바탕에 있어야 이런 투쟁이 무의미한 다툼이 아닌 개선을 위한 투쟁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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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NC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이국주와 슬리피의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이 확정되었다. 이국주 이전으로 ‘우결’에 출연했던 개그우먼은 김신영이 유일하고, 그 외에는 보통 배우나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해왔다. 그만큼 ‘우결’은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웃음보다는 드라마 같은 설렘이 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런 설렘을 만들어갈 출연자로 이국주가 캐스팅 된 것이다. 개그우먼에게 로맨스를 기대하게 만든 이국주의 힘은 놀랍다. 신기한 점이 또 있다. 그녀가 서로 다른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는 것이 주제인 <나 혼자 산다>에 고정 패널로 오랫동안 출연했다는 부분이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일상을 통해 웃을 거리를 찾기 보단,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떤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현재 이국주가 고정 출연하는 먹방 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중은 그녀의 ‘먹는 행위’ 보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서 먹는지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이다. (아쉽게도 ‘우결’에 출연하면서 ‘나 혼자 산다’에서는 하차한다. 가상결혼도 결혼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

(사진: 이국주 쇼핑몰 http://www.jjoodd.com/)

또 한가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그녀의 패션이다. 이국주는 큰 옷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원하는 스타일로 자유롭게 입고 싶어 시작한 사업이지만 이제는 직원을 두어야 할 만큼 성장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패션을 좋아한다.

“신인 때부터 옷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어요. 코디 언니들이 준비한 옷이 안 맞다 보니까, 살 빼라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제가 이런 캐릭터로 웃기는 사람인데도 말이에요. 인터넷 쇼핑몰에 쓴 돈만 700만~800만원은 될 거예요. 옷값은 2만8,000원인데 퀵 값은 3만2,000원 하는 식이었어요. 그래서 시작했죠. 망하더라도 개그맨들에겐 새로운 개그 소재 하나가 생기는 셈이니까. 재미삼아 부담 없이 시작한 거예요. 다행히 전보다 매출이 좋아졌어요. 이젠 직원도 생겼고요.” (보그코리아)

<나혼자산다>에서 화제가 되었던 이국주의 1인 영화관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굉장히 평범한 얘깃거리다. 성인으로서 연애를 하고, 춤을 추고, 멋지게 꾸미는 것이 무엇이 그리 신기한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국주의 연애, 패션, 라이프 스타일은 평범하게 다뤄지지 않고 늘 주목 받는다. 이유는 그녀가 뚱뚱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비만, 그것도 여성의 비만에 굉장히 엄격하다. 대중문화 매거진 <아이즈>에서는 ‘비만 낙인’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이유 하나로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이 당연하고, 심지어 옳다고 까지 여기는 논리다. 타인의 삶을 쉽게 평가하고 변화를 강요하는 행위가 도움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국주의 당당한 연애와 미적 관심은 상당히 특이하다. ‘뚱뚱하면 예쁜 옷을 입기보다 살을 빼야 하지 않을까? 뚱뚱하면 소개팅을 하기 보다 살을 빼야 하지 않을까? 뚱뚱하면 춤을 재미로 추기보다는 운동이 되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진:MBC<라디오스타>)

이런 질문들이 난무한, 우리 사회가 가진 냉혹한 편견 속에서 이국주가 자신의 기호와 욕구를 그저 고수한다는 사실 자체가 투쟁이다. 혼자서 당당히 서 있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심지어 이국주는 웃음과 기쁨을 선물하는 것이 직업인 개그우먼이 아닌가. ‘싫어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이국주 좋다, 즐겁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야 한다. 비만의 몸으로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웃음까지 주는 이국주의 삶은 정말 쉽지 않은 투쟁의 길이었다. 또 길기도 긴 싸움이었다. 수입이 없는 무명기간만 8년, ‘호로록’과 ‘의리’ 열풍으로 뜬 이후 인기를 유지한 것만 2년 째다.

‘호로록~’식탐송부터 ‘의리~’열풍까지, 이국주의 tvN<코미디 빅리그> 속 활약

이국주의 오랜 투쟁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녀의 전문성 때문이다. 근거 없는 편견을 이겨내고 꾸준히 방송가에 캐스팅 될 정도로 그녀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

“(‘예전엔 어떤 프로그램에서 비호감 연예인 1위로 뽑히기도 했었죠?’라는 질문에) 지금은 제 얼굴 보고 웃으면 웃었지, 비호감이라고 하는 분들은 많이 없어요. 사실 예전보다 지금 살이 더 쪘어요. 거의 20kg. 그런데도 호감이라는 얘기를 듣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인 것 같아요.”(그라치아)

더 박수를 보낼 만한 것은 이런 능력들이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근성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라디오 게스트 백날 해 봤자 DJ는 될 수 없다는 주변의 충고에도, 그녀가 7년 만에 DJ 자리를 따낸 것이 그렇다.

“라디오는 7년 전부터 꿈이었어요. 그래서 라디오 게스트를 정말 많이 나갔는데 사람들이 라디오 게스트 백 년 해도 디제이 안 된다 엄청 말을 많이 했어요. 어떤 작가님은 또 돈도 안 되는 거 기름값만 들게 게스트를 왜 하냐고 하기고 하고요. 하지만 저는 라디오를 통해서 인맥도 쌓았고 내가 신인일 때 내 근황 토크도 할 수 있었고 공부를 정말 많이 하게 되었어요. 내가 내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면서 어떻게 방송을 해야 하는 지 배운 거예요. 그렇게 7년 버티니까 진짜 디제이가 된 거예요.” (2015년원더우먼페스티벌)

(사진:SBS라디오)

호탕한 성격처럼 보이는 이국주라면, 이렇게 버티는 과정들이 남들보다 좀 더 쉽지 않았을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녀는 보이는 것만큼 대범한 성격이 아니다. 무대도 편하게 할 것 같지만 오히려 늘 긴장하는 편이다.

“절대로 즐기는 스타일은 못 된다. 긴장을 워낙 많이 하고 걱정도 많다. ‘코미디 빅리그’ 녹화할 때도 방청객 분위기가 괜찮다 싶으면 저절로 신이 나 오버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늘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주눅 들기도 한다. 타고난 방송인 체질은 아닌 거다.”(여성동아)

그럼에도 그녀가 비판을 견디고 특기를 발전시킬 수 있던 것은 꼼꼼한 관찰력 덕분이다. 비판을 회피하기 보단 소심함을 살려서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비난을 받았나 분석한다. 칭찬 받은 점은 살리고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선 개선하면서 평가를 자기의 재산으로 삼는 것이다.

“처음에는 화보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예뻐요” 하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 분위기를 위해 마음에 없는 말 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기계적으로 잘한다 잘한다 하는 게 아니라, 포즈나 표정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싱글즈매거진)

호탕하게만 보이는 이국주의 상처와 아픈 속내 tvN<택시>

장점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을 독려하면서 그녀는 더 아름다워졌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더 많은 칭찬을 불러들였다.

“(‘자존감을 높이는 비법이 있다면?’이란 질문에) 자기 자신의 멋있는 점을 찾으면 돼요.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해 창피해하던 부분에서 되레 사람들의 호감을 이끌어내면서부터 더 당당해졌어요. <코빅> 공연을 보러 온 분들에게 “너 진짜 멋있더라”란 말을 들었을 때 진짜 소름 돋았거든요. ‘그래, 난 예쁘진 않지만 당당하고 멋진 여자다!’ ” (보그코리아)

 

“사실 제 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당하게 굴었던 건, 제가 그걸 통해 재미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야 사람들이 보고 웃을 테니까. 그런데 정말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거예요. 사람들이 웃음거리로만 삼는 게 아니라 멋지게 봐준다는 게 느껴지니 더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졌어요.”(싱글즈매거진)

이국주의 저서 <나는 괜찮은 연(緣)이야>의 소개영상

앞으로의 투쟁을 위해 그녀는 본인에게 더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끈기와 근성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귀 기울이고, 그 행복한 에너지로 더욱 롱런할 것이다.

“올라가면 힘들고 외로워요. 이렇게 한번 큰 관심을 받게 되면서 1년간 느낀 건 올라가는 게 다가 아니구나 라는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더하고 싶어요. 그림도 다시 그리고 싶고 미싱을 사고 싶기도 해요. 올해부터 더욱더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할 거예요.” (2015년 원더우먼페스티벌)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해봤으니까 이제는 뭐가 가장 잘 맞는지 골라 거기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뭘 가장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욕심나는지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있어요.”(우먼센스)

(사진: NAVER책)

이국주는 없는 길을 만들어서 걸어왔다. 나침반도 없이 오직 자신의 목표에만 집중해서 발길을 옮겨왔다. 묵직한 걸음을 두고 누군가는 좀 조용히 다닐 수 없느냐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목이 쉬도록 목청을 높이는 이유는 숨죽이고 가만히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리 내고 싶을 때 당당히 소리 낼 수 있는 자신감이야말로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멋있다.

김희철과 이국주 모두 상복이 없는 편이다. 김희철은 군에서 제대할 때 받은 표창장이 생전 처음 받는 상이라서 표정관리가 안 되었다고 말한다. 이국주 역시 신인상 외에는 별다른 수상 기록이 없다. 그저 시상식에 초대 되어 누군가를 축하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는 게 감사하다고 할 정도다. 두 명 모두 다른 사람들의 축하는커녕 날 선 비판만 받으며 꿋꿋하게 길을 걸어 온 것이다. 홀로 오랜 시간 쉽지 않은 싸움을 해온 두 스타처럼 우리도 끝까지 투쟁해보자. 끝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담담하고도 무거운 승복 연설을 보며 다짐을 나누어 본다.

 

 

힐러리 클린턴 대선 패배 승복 연설 (우 하단의 자막 버튼(cc)을 클릭하고 보세요)

펀치라인행운은 항상 당신 주위를 맴돈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 ‘톱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찰나의 행운을 거머쥐면 하룻밤 새 인생이 바뀐다. 그들의 터닝포인트 속에 꼭꼭 숨겨진 ‘펀치라인(punchline‧결정적 구절)’을 명심하라. 우리에게도 곧 찾아올 변화의 순간을 포착하는 실마리가 그 안에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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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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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한 가능성, 산림으로 예비창업가들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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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규 한국임업진흥원 임업창업‧일자리실장 밀착인터뷰.

  • 온라인 데모데이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
    온라인 데모데이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

    언택트 시대엔 우리 비즈니스 아이템을 어떻게 피칭해야 할까?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임진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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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만나면 스마트 포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