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시는 나의 어머니께서는 소일거리로 고구마를 키우신다. 늦은 봄, 땅을 파고 비닐을 덮어가며 파종을 하고나면 굳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줄거리에 고구마까지 캘 수 있으니, 소일거리로는 딱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게다가 시골집 뒷마당 흙이 꽤나 걸진지 매년 다디 달고, 커다란 고구마들이 주렁주렁 달려나오니 내가 보아도 소일거리론 딱이다. 고구마를 기르신 이후로 어머니께서는 매년 가을 즈음이 되면 고구마를 한 상자씩 보내오신다. 나는 그걸 구워먹고는, 이내 목이 메여 물을 찾는다.
나의 어머니께선 칭찬에 인색하셨다. 어려서부터 잘한 일에 대해서는 입이 무거우셨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엄혹하셨다. 쌓아올린 것 보다는 무너져 내린 것을 보시는 분이셨고, 심지어는 아직 무너뜨리지 않은 것 조차 지레 걱정하고 혼을 내셨다. 내가 힘들 때에도 내가 잘못한 것을 먼저 찾아보시는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집을 나와 홀로 살기 시작한 이후로 어머니에게 말을 잘 걸지 않게 되었다. 매년 받아 먹는 고구마를 먹을 때면 유난히 목이 메인다. 보내주시는 고구마가 다디달고 맛있기는 하지만, 매번 그렇다. 그래도 끝내 한 상자를 비워내기는 하지만 말이다.
| 혼자 먹기 : 고구마
칼질이 서툴러 고구마 껍질을 벗기다가 너무 많이 버리게 될 것 같을 때에는 숟가락 등으로 껍질을 긁어내면 편하다.
고구마는 기본적으로 뿌리이기 때문에 빛을 받으면 금새 싹이 난다. 햇볕을 보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TIP 그렇다고 통풍이 되지 않고 차가운 곳에 두면 쉬이 상한다.
TIP 냉장보관하게 되어도 역시 쉬이 상하므로 지양하는 것이 좋다.
TIP 단, 찌고 남은 것은 냉동하여 두어도 좋다.쪄먹기에는 밤고구마가 낫고, 구워 먹기에는 물고구마가 낫다.
TIP 물고구마의 경우 냉동했다가 조리하면 끈끈하고 단맛이 난다.
| 고구마 레시피 : 고구마 빠스
재료
고구마 4 개
설탕 반 컵
식용유 한 컵
레시피
1.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사방 1cm 정도로 썬다.
TIP 고구마를 너무 크게 썰면 튀겨도 속까지 익지 않는다.
2. 기름을 달군 후, 5분 가량 튀겨 건지고 키친타올에 받쳐 기름을 뺀다.
TIP 기름의 온도는 고구마를 한 조각 넣었을 때 가라앉았다가 튀겨지며 떠오르는 정도가 좋다.
3. 팬에 기름을 두 큰 술 정도 두른 뒤, 설탕을 넣고 녹인다.
TIP 이 때 설탕이 녹을 때 까지 인내심있게 기다려야 설탕이 결정이 되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저으면 설탕이 결정이 되어버린다.
4. 설탕이 녹으면 튀겨놓은 고구마를 넣고 버무린다.
5. 넓은 쟁반에 펼쳐 덜었다가 식으면 떼어준다.
/사진: 이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