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고 말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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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3 16:29 by 제인린(Jane lin)

'종교의 자유'. 그 묵직한 의미에 비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자주 접해왔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문화, 예술, 정치, 경제 등 사회 모든 곳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종교를 탄압하는 것은 곧 사회 전체와 정신을 지배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죠. 겉으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말하는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 봤습니다. 

(사진 : leolintang / 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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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의해 파룬궁 관련자들이 일제히 포박당한 모습 (출처 : 바이두 이미지 DB)

다만, 이 경우 ‘누구라도 종교를 이용하여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민의 건강을 해치고, 국가 교육제도에 반하는 활동을 해서는 안 되며, 종교 단체 및 관련 업무는 외국세력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명시돼 있죠.

원한다면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그것이 ‘공민의 자유를 해칠 경우’라고 판단될 경우 정부는 이를 탄압해도 된다는 규정을 법규화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포괄적이며 불분명한 규정으로, 어느 때라도 변칙적인 방법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규정을 명문화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종교 탄압은 그 역사가 매우 길고도 깊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종교의 영향력 약화 정책을 실시해왔습니다. 특히 종교시설에 대한 기관의 소유권 일체를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종교기관의 경제력을 제한해왔습니다. 지난 1949년 토지개혁운동을 통해 종교기관의 모든 토지를 완전히 몰수하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은 모두 추방하거나 잡아들이는 강경책을 펼쳤습니다.

이후 기존의 종교 관할 기관에 정부 소속의 공무원을 파견시킨 후, 대리인으로 활동하도록 강요하여 모든 종교와 신앙인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무렵이 지난 1950~1960년대입니다. 당시 정부 정책에 찬성한 종교인들이 현재 (표면상) 중국의 종교적 자유를 서방 세계에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에서 파견한 이들에 의해 운영되는 교회에 근무하는 이들(목사, 장로 등 모든 관련인 포함)은 중국 정부의 ‘공무원’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친정부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당시 정부의 종교 탄압과 장악에 반대했던 세력은 일명 ‘지하교회’로 불리며, 신앙인이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집계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사회 깊숙한 곳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록 지하로 숨어든 그들의 규모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려우나, 중국 정부는 3~500만 명의 인원이 지하교회에 몸담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는 한국인 교회 관계자의 수가 상당한데, 필자가 알고 지내는 지인들 중에도 대부분 지하교회에 소속돼있거나 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상당수는 중국 정부에 의해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포교 및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형태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지하교회’ 세력이라고 말하기를 꺼리며(폭력, 폭압 등 다양한 형태로 자행될 정부 탄압이 두려운 탓), 이미 중국 정부에 의해 주요 관리 감독 대상자로 지목돼 있습니다. 만약 이들 중 일부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진행한다면, 모두가 해외 추방 대상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국에서의 포교는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그리고 소수이지만, 자국으로 추방된 외국인 포교자들은 현재 중국으로 다시 입국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한 이들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사진 : Lightspring / shutterstock.com)

이와 같이 종교와 관련된 경제적, 정치적 탄압이 정당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마르크스 사회주의정책’ 노선에 따른 중국의 정치 형태에서 기인합니다. 마르크스 사관에서 종교란 ‘인민의 아편’으로, 지배 계급이 인민을 착취하는 도구로, 권력자의 권력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는 사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목적과 공산당의 노선은 ‘부르주아 계급을 타파하고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종교란, 혁파해야 할 대상을 옹호하는 ‘지나간 유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와 본격 등장한 ‘파룬궁’ 사건 역시 중국 공산당의 종교 정책을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앞서 말했듯 중국 정부에 의해 ‘사교’로 규정된 ‘파룬궁’은 순수한 기공단체라는 시각과 교리를 내포하고 있는 반정부 세력이라는 두 가지 시각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엇이 진실이든 ‘파룬궁’에 대한 예찬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언론은 현재 중국 내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이와 관련된 서적을 출판할 수 있는 자유도 100% 탄압되고 있다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비교적 인권 및 정치적 발언의 자유가 보장되는 홍콩에 기반한 ‘인민민주운동정보중심’에 따르면, 이 시기 중국 정부는 파룬궁 내 600여명의 지도자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조치했으며, 3~5만 명의 수련자를 구치소에 수감해 최대 18년 형에 처했다고 보고한 바 있죠.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았을 때, 중국 정부의 대외적인 입장이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든 아니든, 실제로 중국 국민 가운데 신앙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의 신앙 행태는 중국 사회가 어느 정도 개방된 사회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며, 전 세계인의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해보입니다.

중국에 대한 101가지 오해 언론에 의해 비춰지는 중국은 여전히 낡고, 누추하며, 일면 더럽다. 하지만 낡고 더러운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중국은 그 역사만큼 깊고, 땅 덩어리만큼 넓으며, 사람 수 만큼 다양하다. 꿈을 찾아 베이징의 정착한 전직 기자가 전하는 3년여의 기록을 통해, 진짜 중국을 조명해본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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