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인가요?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인가요?
2017.02.03 17:01 by 박비

♦ 현실이 답답해 차라리 내가 하는 정치게임

 

 

멘붕이었다. TV를 켤 때마다. 엄마보다 자주 얼굴을 비치는 사람이 있다.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올린 사람과 말을 타고 있는 사람.

 

 

 

 

이제는 우울하다. 외국 친구들을 만나면 대한민국 괜찮냐고 물어본다. 부끄럽고 자괴감 드는데 괴로움은 왜 내 몫인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손 놓고 사태를 그냥 넘겨볼 수도 없는 상황. 현실은 변하고 우리도 변해야 한다. 적어도 그렇게 믿는다.

 

 

 

 

지금의 정치를 그냥 두고 볼 수만 없는 사람에게.

 

 

 

 

“답답하면 내가 직접 해야지”

 

 

 

 

진짜 내 손으로 국가를 통치하고 국정원을 운영해보자.

 

 

 

 

 

답답하니 내가 가서 뛰어야겠네~

 

 

 

 

 

   손가락으로 운명을 좌우한다 <REIGNS>

 

 

괜히 읽기 어려운 이름이다. 부담 가질 필요 없다. ‘레인즈’ 라고 차분하게 아는 척 해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다짜고짜 영어부터 나온다. 워워. 진정해라

 

 

 

 

우선 설정 아이콘이 나올 때까지만 좌우로 카드를 밀어보자. 슥슥 카드를 미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언어 설정에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지금부터 당신 왕국의 역사가 시작된다. 카드를 오른쪽으로 밀면 ‘예’ 왼쪽으로 밀면 ‘아니오’ 이다. 선정을 펼치고 싶어 국민이 원하는대로 몇 번 해주었더니, 이런? 폭동이 일어나 왕이 승하하셨다고 한다. 나는 좋은 왕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탐욕의 왕이라니!!

 

 

침착하게 2대째 왕이 나라를 다스린다. 이번엔 적절하게 백성을 쥐었다 폈다 하며 뒷주머니를 좀 채워본다.

 

 

 

 

강에서 사금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모두 짐의 것이다!

 

 

 

 

어째 나라 돌아가는 꼴이 영 아니다 싶다. 짐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닌데 이번에는 장군이 반역을 일으켜 끔살 1)

 

 

 

 

 

 

 

 

003-1

 

 

003-2

 

백번 사과가 당연한 도리지만…

 

 

이쯤 되면 휴대폰을 던져버릴 각2)인데 아이러니하게 더 빨려들어 간다. 카드를 양쪽으로 넘기는 느낌도 좋고 내 선택에 대한 결괏값이 바로바로 바뀌는 것도 명확하다. (그렇다고 정치를 잘한다는 건 아니고) 카드 한 장의 선택지가 1년을 좌우한다. 이쯤 되면 통치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생존에 목을 매고 있는 듯하다.

 

 

 

 

눈치 빠른 당신은 이미 알았겠지만 레인즈는 사실 종교, 백성, 군사, 국고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추어가며 게임의 숨겨진 비밀을 푸는 것이다. 게임 중간에 백마술사, 예언가, 음유시인 심지어 저주받은 해골까지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될 때마다 선택의 분기점은 더욱 다양해지고 국가의 운명은 점점 알 수 없게 된다. (내가 이러려고 돈 주고 게임 샀나…)

 

 

 

 

 

나라꼴이…

 

 

게임 클라이맥스에 풀게 되는 ‘절대로 죽지 않는 저주’는 그렇다 치더라도 게임을 하다 보면 알 수 없는 오기가 불쑥 울컥 솟아오른다.

 

 

 

 

“내가 의도한 건 이게 아니란 말이다!!!”

 

 

 

 

내 뜻과는 다르게 병사들은 신뢰를 잃어가고 종교는 국왕을 기만하며 백성들은 왕을 믿지 않는다.

 

 

 

 

그 와중에 국고는 텅텅텅 비어간다.

 

 

 

 

수치가 낮아지는 게 두려워 4가지 요소 중 하나에 몰빵(집중투자)을 한다면?

 

 

 

 

그럼 ‘이때구나’ 하고 권력을 노리는 자들의 먹이가 되어 버린다. 인디게임으로 출시된 레인즈는 간단한 조작과 구성으로 크나큰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진짜 쉽지 않다. 정치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게임을 하다 보면 어떤 수치가 오르고 줄어드는지 경험으로 알게 되어 그나마 2, 3회차 플레이는 조금 더 수월해진다.

 

 

 

 

유료게임이지만 무조건 다운 받기를 추천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당신은 정의를 선택하겠습니까? <레플리카>

 

 

 

 

 

 

네. 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레플리카는 당신의 양심과 정의에 대해 되물어 본다. 타인의 휴대폰을 주웠다는 일상적이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모바일과 PC게임(스팀)으로 즐길 수 있는 레플리카는 SOMI 라는 조금 귀여운 이름의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다.

 

 

 

 

 안드로이드  iOS  

 

 

 

 

게임 화면은 실로 단순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이 게임 배경의 전부.

 

 

 

 

 

언어 선택 화면. 망설이지 말고 KOREAN을 골라보자. 5번째 있다.

 

006

 

 

 

분명 나는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들고 있다. 그러다 보면 4885라는 수상쩍은 곳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습득한 분실물은 돌려주는 게 맞지만 사람 생각이 그렇지가 않다. 이상하게 전화를 받아보고 싶다. 전화를 받으면? 본격적인 게임의 시작이다.

 

 

 

 

 

이걸 받어? 말어?

 

 

4885는 말한다. 아니. 강압적으로 요구한다.

 

 

 

 

스마트폰의 주인은 국가 전복을 꾀하는 테러세력이며 너는 그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물론 내가 이 일을 훌륭히 해내면 국가의 1등 시민으로 인정받고 풀려 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나의 가족들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는 협박까지 양념을 쳐 준다.

 

 

 

 

지문 모양의 마우스를 이리저리 클릭 하다 보면 이게 게임인지, 정말 남의 휴대폰을 보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점점 남의 휴대폰을 훔쳐보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사진첩의 비밀번호를 풀었을 때 마치 정말로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훔쳐보는 쫄깃함을 느낄 수 있다.(그렇다고 관음증이 있다는 건 아닙니다)

 

 

 

 

 

 

 

008

 

저는 정말 테러세력을 추적했을 뿐입니다 판사님!

 

 

레플리카 역시 게임 흐름 상 큰 반전이 숨어 있다. 이 게임의 묘미는 ‘하면 안 될 것 같은 일을 하는 쾌감’과 그 과정을 뛰어 넘어가며 사람이 실제로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몸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쩐지 자꾸 국가정보원의 명령을 듣게 된다면 공략을 보도록 하자. 진엔딩3) 이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멍하게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레플리카는 실제로 한국인이 개발한 게임이다. 그래서 게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울림을 남긴다. 

 

 

 

 

열길 게임 속 재미는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답답하지만, 그럴 땐 게임을 켜자.

 

 

 

 

게임 속 세상은 또 다른 생각의 계기를 주기도 하니까. 재미는 덤이고.

 

 

 

 

 

 

 게임용어 사전

 

1) 끔살 : 끔찍하게 살해(인) 당하다 의 줄임말.

활용) 세뱃돈이 끔살. 월급이 끔살. 내 인생 끔살!

 

2) -각이다:무언가 확실해 보일 때 어떤 타이밍이나 행동에 붙이는 접미사. 리그오브레전드에서 ‘킬각이다’ 등으로 사용되며 대중화되기 시작하였다.

활용) 여친의 반응을 보니 이건 이별각이다. 이별엔 치킨이 각이다!

 

3) 진엔딩:진짜 엔딩, 혹은 眞엔딩 으로 생각 하면 된다. 결말이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여러개의 분기(선택지)를 가지고 각각의 선택에 따른 결말이 달라지는데 개발자가 의도한 게임의 완전한 결과, 엔딩을 진엔딩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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