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그들은 정말 실패했나?
샤오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그들은 정말 실패했나?
샤오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그들은 정말 실패했나?
2017.04.12 17:21 by 제인린(Jane lin)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로 처음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샤오미는 언제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라는 수식어와 함께 등장하죠. 이제는 블루투스 스피커, 스마트 워치, 전동 킥보드 등 샤오미의 제품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겐 IT 제품으로 잘 알려진 샤오미가 뜻밖에도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중국 현지에서 전하는 자세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출처:shutterstock.com/AS photo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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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선

샤오미(小米)는 중국의 스마트폰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동시에 그들이 내놓는 제품군이 IT, 백색가전, 개인용 이동 수단 등 다양하다는 점에서 ‘만물상’이라 불리고 있는데요. 동시에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과거 중국이 만들어 판매하던 조악한 수준의 물건이 아닌, 저가이면서도 꽤 써볼 만한 수준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기도 했죠.

그런데 최근 샤오미가 부동산 시장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속속 보도되고 있습니다. 자사의 주력군인 스마트폰 판매량이 수년 째 마이너스 성장이었다는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업체로 전락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날 선 비판 뒤에는 “그래, 결국 니들이 그럼 그렇지”라는 손가락질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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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선

필자는 샤오미를 참 좋아합니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따라 만드는 2등 업체라는 굴레에도 불구하고, 탄성을 내지를 만큼 저렴한 가격대와 가격 대비 한 수 위 품질의 제품을 내놓는 업체 전략 때문이죠.

때문에 그동안 샤오미가 걸어간 길은 그 뒤를 따르는 수많은 업체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점에서 가히 찬양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들의 스마트폰에는 ‘국민폰’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일쑤였고, 30~40대 남성 중 상당수는 샤오미 제품을 하나 이상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 전문 제조 업체 샤오미 본사와 CEO 레이쥔의 모습. 출처/ 바이두 이미지 DB.

실제로 이들이 전문으로 취급하는 제품 중에는 스마트폰 외에도 개인용 이동 휠(나인봇), 노트북, 평면 TV, 에어컨, 게임기, 청소기, 정수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들은 기존에 형성돼 있던 기득권 시장 가격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가격대에 팔려나갔죠. 이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상점 운영 원칙을 고수하는 샤오미가 유통 채널의 단순화를 통해 중간 상인의 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원칙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들이 내놓은 제품군은 곧장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때문에 이전에 시장을 장악했던 타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사의 제품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샤오미 제품 가격 기준으로 내리는 방법 외에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샤오미가 있기 전과 후로 해당 시장의 판도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얻곤 합니다. 일각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국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억제 정책보다, 오히려 샤오미가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더 빠른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올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그 우스갯소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샤오미 측은 베이징 외곽 지역에 자사 로고가 처음으로 게재된 공동주택 지구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에서는 샤오미가 건축하는 공공주택이라는 의미에서 ‘샤오공위(小公寓)’라고 불리고 있죠.

@중국 부동산 전문 건설 업체 완커가 샤오미와 손을 잡고 아파트 건설 소식을 알렸습니다.

건설업에 문외한인 샤오미는 완커(万科)의 도움을 받아 해당 아파트 지구를 건설할 것이며, 완공 후 자사 근로자를 우선 거주시킬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완커는 중국 전역 약 20곳에 지사를 두고 부동산개발, 주택 판매 등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 최대 규모의 주택 개발 기업입니다.

샤오미가 향후 건설, 판매할 것으로 알려진 공동주택은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하이뎬취에 자리한 산업단지 내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규모는 대형, 소형 아파트 두 종류로 면적은 각각 178㎡(약 53평), 90㎡(약 27평)인데, 분양가는 각각 1000만 위안(약 17억 원), 500만 위안(약 8억 5000만 원)에서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이 일대의 신축 아파트 가격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매우 저렴한 수준이죠. 더욱이 아파트 컨디션은 완커 자사가 소유한 고급주택 ‘페이추이(翡翠)’와 매우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역시 샤오미가 해냈다’는 박수와 갈채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해당 아파트의 소유자는 외부 거래가 일체 금지되며, 샤오미 근로자들끼리만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인정할 것이라고 샤오미 측은 밝혔습니다. 또, 샤오미 측은 해당 부동산에 대해 분양권 구매를 원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시가보다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에 분양권을 판매 완료한 바 있죠.

하지만 이들의 첫 부동산 시장 진출 지역이 될 것으로 알려진 지역 일대에서는 샤오미의 투자 소식이 들려오자, 곧장 중고 주택가격이 평당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을 넘어서는 등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가 전통적인 부동산 전문 업체 ‘완커’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향후 스마트폰 제조업 대신 건설업을 주력 시장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징 외곽에 건축 중인 이른바 ‘샤오공위’ 아파트 모습. 출처/ 인터넷 직거래 부동산 업체 팡티엔시아(房天下) 캡쳐.

이 두 업체의 만남에 대한 일각의 지대한 관심은 곧장 비난의 여론으로 돌변하는 모양새입니다. 샤오미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상승했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샤오미의 진출은 결국 자사의 주력 업종인 스마트폰 분야의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려는 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이를 뒷받침 할 사례로 지난해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8.9%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기록하며 1~2위를 차지한 오포(OPPO, 16.8%)와 화웨이(Huawei, 16.4%), 3위의 비보(VIVO, 14.8%), 4위 애플(9.6%) 등에 밀리며 5위로 추락한 사실을 꼬집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기준 점유율(15.1%) 1위였던 샤오미가 1년 만에 점유율 급락을 경험한 셈입니다.

이와 같은 원인에 대해 현지 언론은 샤오미의 저가 중심의 제품 출시 방식과 온라인에 의지하는 유통 방법 등이 중국인들의 높아진 생활수준과 더 이상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앞서 샤오미가 성공한 가장 ‘특별한 이유’로 전문가들이 꼽았던 것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더욱이 한 때는 샤오미보다 판매량 후순위에 링크됐던 오포와 비보 등의 업체가 지난해 내놓은 고사양, 고가의 제품이 시장에서 선전한 것 역시 샤오미의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앞 다투어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의 지적처럼 샤오미가 지금껏 사활을 걸어왔던 전문 분야 대신, 비교적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시장으로 현실적인 타협을 한 것이라는 비난이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죠.

더욱이 두 기업의 협력 방침이 일반에 알려지자, 완커 그룹 내부에서도 ‘이미 중국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버블이 사라질 시점에 샤오미와의 협업 결정은 향후 더 큰 시행착오를 불러올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샤오미 측에서 해당 공동주택 분양 대상에 대해 샤오미 자사 근로자로 한정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완커에서는 토지 지출비용 및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을 빠른 시일 내에 회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죠.

하지만 지금껏 샤오미가 걸어온 일련의 흐름에 견주어 볼 때, 이들의 부동산 시장 진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보다는 긍정적인 시선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것이 필자의 심정입니다. 반값 아파트를 현실적으로 실현해내기만 한다면, 샤오미가 철옹성 같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역시 샤오미’라는 호평을 받아낼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샤오미와 아파트 건축 분야가 손을 잡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화웨이, 비보, 오포 등의 타 기업이 생각해 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만남입니다. 때문에 각종 언론과 이목이 비난으로 변질된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들리는 후문에 따르면 이들 화웨이, 비보 등 일부 업체 역시 샤오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동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역시 샤오미의 뒤를 이어 부동산 시장에 진출, 더 나은 컨디션의 주택을 더 낮은 가격에 집 없는 이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공산인 것이죠.

이번만큼은 반드시 샤오미가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반값’ 운영 원칙에 성공하길 바라봅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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