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스탠드에비뉴, 5가지 키워드로 보는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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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스탠드에비뉴, 5가지 키워드로 보는 1년
언더스탠드에비뉴, 5가지 키워드로 보는 1년
2017.04.18 15:42 by 최현빈

“매우 흥미롭다.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성장해 나갈지 지켜볼 만하다.”

지난해 5월, 세계무대에 첫 선을 보인 ‘언더스탠드에비뉴’에 대한 평가. 세계 경제의 주류로 불리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석학들은 동북아의 특별한 도전에 큰 기대를 보였다. 그로부터 1년, 그들의 기대는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오는 18일, 탄생 1주년을 맞은 언더스탠드에비뉴를 다섯 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신기원 New Era

서울 성동구 서울숲 초입에 자리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전혀 새로운 공간을 꿈꾸는 무대다. 한 눈에도 독특한 이 공간을 구성하는 건 총 116개의 컨테이너. 이를 한 땀 한 땀 쌓아올린 건 기업과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만든 협력의 힘이다. 롯데면세점이 공간 조성을, 서울 성동구청이 지역사회의 협력과 정책을 지원했고,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에비뉴 전체 전경

이들이 손을 모은 이유는 전체 공간을 구분하는 7개의 스탠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각 스탠드는 도심 속 일터학교, 취약계층의 자립,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지속가능한 공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영국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주목했던 것. 옥스퍼드에서는 이곳을 민·관·기의 성공적인 협력모델로 꼽으며 경영대학원 우수사례 연구집에 실었다. 지역민들도 힘을 실어줬다. 오픈 7개월 만에 누적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 지난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총 140만 명에 달한다.

김선아 언더스탠드에비뉴 대표는 “상호보완적 경제 생태계가 기존 기업과 자본주의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개념이었다면,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과 공공, 민간이 힘을 합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한발 앞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지향한다.

성장 Growth

어떤 이들에게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자립의 출발점이었다. 유스스탠드는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진로 탐색과 직업교육, 나아가 취업까지 지원하는 공간이다. 이곳의 모든 교육은 분야별(가죽공예, 제과제빵, 애견미용, 문화기획 등) 일터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청소년들은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간다. 지난해 유스스탠드 교육을 마친 청소년은 201명. 그중 39명이 인턴십 및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오픈스탠드는 청년사업가와 신진예술가를 위한 공간이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팀은 정해진 기간 동안 이곳 컨테이너에서 자신의 매장을 직접 운영해볼 기회를 얻었다. 공간 임대료와 관리비는 무상으로 제공되며, 브랜드 홍보 및 사업 컨설팅 서비스까지 지원됐다. 이를 통해 지난 1년 간 총 12팀이 자사 브랜드의 첫 매장을 론칭했다. 지난 14일부턴 ‘소셜스탠드 청년파트너’란 이름으로 6팀의 청년·신진예술가들이 사업의 돛을 올렸다.

지난 오픈스탠드 2기에 참여했던 패션 브랜드 ‘라잇루트’ 대표 신민정씨의 모습.

언더스탠드에비뉴 내 위치한 레스토랑 브리너(Brinner)와 비스트로 하이브(Bistro Hive). 방문객들에겐 웰메이드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명소지만, 다문화 여성에겐 소중한 일터였다. 두 레스토랑의 운영주체인 맘스탠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필리핀·몽골·러시아 등의 국적을 가진 다문화 여성 10명을 교육생으로 선발했다. 7명의 여성이 모든 교육을 마쳤으며, 모두 맘스탠드를 비롯한 관련 업체에 직원으로 채용됐다.

하모니 Harmony

민‧관‧기의 하모니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전문가들도 힘을 보탰다. 스타 셰프들은 레시피를 꺼냈다. 이연복 셰프는 등갈비와 찹쌀을 곁들인 ‘분정갈비’를, 강레오 셰프는 라따뚜이와 연어스테이크를 내놓았다. 이외에도 레이먼 킴, 정신우 셰프가 레시피를 기부해 언더스탠드에비뉴의 풍미를 높였다.

아트스탠드를 통해선 예술가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첫 테이프를 끊어준 건 조세현 사진작가. 지난해 4월, 아트스탠드에서 한 달 동안 열린 ‘눈빛’ 사진전을 통해 새로운 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 사진전에는 특별히 롯데면세점 모델이 총동원됐다. 차승원, 김수현, 이민호, 그룹 EXO, 최지우 등이 아트스탠드 컨테이너를 환하게 장식했다.

지난해 4월 열렸던 조세현 작가 사진전 ‘눈빛’ 현장.

거리 Avenue&Things

서울숲과 분당선 지하철역 사이 통로에 위치한 언더스탠드에비뉴. 공사장 주변 의미 없는 땅에 불과했던 이 공간이 수많은 방문객들에 의해 색다른 거리(Avenue)로 완성됐다. 공간에 빼곡 들어차 있는 ‘놀 거리, 볼 거리, 즐길 거리’는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소셜스탠드의 ‘워크샵(WALKSHOP)’은 공정무역·친환경을 추구하는 제품들이 모인 편집숍. 55개의 사회적기업, 청년벤처, 예술가들이 자신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양한 방식으로도 표현됐다. 디자인 브랜드 ‘성실화랑’은 지난 10월, 자신들의 그래픽 작품을 담은 전시회를 열었다.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문화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환경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지난 10월 열렸던 브랜드 ‘성실화랑’의 전시.

아트스탠드는 일 년 동안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곳에서 상시로 열리는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지역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장르도 다양했다. 페이퍼 아트, 일러스트, 판소리, 그림책, 클래식 등 다양한 전시·공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계절이 바뀔 때면 야외 페스티벌도 열린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는 개장 1주년을 기념하여 ‘봄을 보다’라는 주제의 ‘봄:봄’ 축제가 진행된다.

언더스탠드에비뉴가 맞는 첫 번째 봄. ‘봄:봄’ 포스터.

‘언더스탠드에비뉴’란 공간 명칭은 ‘아래에 서서 이해하다’란 뜻이다. 차가운 컨테이너 아래에선 꿈을 찾는 청소년이, 삶을 찾는 다문화 여성이, 휴식을 만끽하는 시민들이 따뜻하고 조화로이 어울린다. 앞으로 또 다른 1년, 언더스탠드에비뉴가 이뤄갈 꿈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겨울, 사람들과 함께했던 점등식 현장 모습.

   수상 Award

‘창조적 공익문화공간’이란 목표 아래 116개의 컨테이너가 자기 자리를 찾은 이후, 다양한 지자체‧기관·언론에서 언더스탠드에비뉴의 행보를 주목했다. 지난 1년간 받았던 크고 작은 상들은 그간의 행보에 대한 격려이자 앞으로의 기대다.

2015·2016년  동아일보 CSV 포터상 창조·혁신성 분야 대상 수상
2016년  영국 옥스퍼드 경영대학원 사례 연구집 등재
2016년  서울시교육청 ‘진로체험 우수 기관’ 및 ‘우수 멘토’ 분야 동시 수상
2016년  전국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16년  전국 일자리대상 최우수상 수상
2016년  지방자치 행정대상 수상
이윤석 인하대 겸임교수가 옥스퍼드 대학 ‘넬슨만델라 강당’(Nelson Mandela Lecture Theatre)에서 언더스탠드에비뉴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필자소개
최현빈

파란 하늘과 양지바른 골목을 좋아하는 더퍼스트 ‘에디터 ROBI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