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은 원래 친구였던 적이 없었다?
한‧중은 원래 친구였던 적이 없었다?
한‧중은 원래 친구였던 적이 없었다?
2017.05.05 09:01 by 제인린(Jane lin)

최근 한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민감한 국제정세가 얽혀있어, 해결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본래 중국과 한국은 꽤나 우호적이었죠. 그런데 그 속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중국과 친했던 게 맞긴 맞는 걸까요?

(사진: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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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롯데 측의 광고 문구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로 바뀐 채 중국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사진: 웨이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수개월 째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최근 현지 유력 언론 18여 곳의 매체는 ‘한국 롯데백화점 중문 표어 철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출고, ‘불과 며칠 전까지 중국에 대한 구애를 보내던 롯데의 정책이 급변했다’며 질책성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해당 내용의 기사 증거로 한국에 소재한 롯데백화점 내에 비치됐던 중문 안내판이 사라졌으며,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因为理解,所以等待)’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이 사라진 점을 꼽았죠. 그리고 ‘그 자리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적힌 홍보판이 등장했다’며 ‘롯데 측이 중국인을 주요 정책으로 했던 정책을 변경하고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인에 대한 구애가 사라졌다’고 지적했죠.

심지어 일부 네티즌은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롯데 측의 광고 판넬 문구 중 일부를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고 조작한 뒤 해당 사진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이런 시선, 사실 필자는 처음 겪어보는 일입니다. 과거 수차례 일본 정부와의 역사 갈등으로 빚어진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을 종종 지켜본 적이 있지만 말입니다. 그 적대감을 가장 단 적으로 보여주는 게 ‘일본인 타운’의 부재입니다.

중국 베이징에는 ‘왕징’으로 대표되는 대규모의 ‘한인타운’이 조성돼 있죠. 지하철 15호선 왕징에서 하차하자마자 눈에 익은 우리말로 적힌 각종 상점의 한글 간판들이 이 곳이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수 백여 곳의 한국인 상점과 대형 마트, 컴퓨터 수리점, 핸드폰 판매점, 옷 수선집, 세탁소, 병원, 탁아소 등 없는 것이 없는 그야말로 서울의 어느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았죠.

이 곳에는 2017년 대사관 집계 기준 약 6만여 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형태의 ‘한인타운’은 베이징 외에도 상하이, 난징, 충칭 등 대도시라면 어느 곳에든 그 규모에 상관없이 유사한 형태로 조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징은 물론 중국 어느 도시에도 일본인이 밀집돼 산다는 ‘일본인타운’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베이징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약 1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들은 소리 소문 없이 어느 곳에 사는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숨어 지내고 있는 셈이죠.

현재 중국 내에서 불고 있는 반한, 혐한의 모습은 과거 일본제품을 일체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중국 현지 업체와 중국 내 거센 반일 분위기와 매우 유사하다. (사진: 웨이보)

한인 교민 2배에 해당하는 일본인들이 베이징을 거점으로 장기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치 몸을 사리는 이들처럼 조용하게 거주하는 것은 중국내 존재하는 반일, 혐일에 대한 지속적인 분위기가 한 몫 했을 것이라 예측되는 대목입니다.

과거 필자가 택시를 타면 “일본인이냐, 한국인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궈런(한국인)”이라는 나의 답변에 대해 중국인 택시 기사는 “일본인이면 탑승 거부를 하려던 참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낼 정도입니다. 필자뿐만 아니라 지인들 역시 이 같은 경험담을 종종 늘어놓곤 했는데, 최근엔 한인 교민들의 처지가 과거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의 정도를 넘어섰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분석입니다.

이 같은 현재 상황에서 필자는 종종 과거 그들이 우리에게 보였던 관용과 우호가 동등한 관계에서 비롯된 친선이 아닌, ‘하대’가 가능한 형과 아우 또는 왕과 신하 사이를 상정한 거짓된 관용은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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