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바꾼 회사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바꾼 회사들
2017.06.14 17:29 by 박비

검색창에 ‘무’ 만 입력해도, ‘무료게임’이 넘쳐나던 시기가 있었다. 불법복제가 당연하고 왜 게임을 돈내고 하는지 이해 하지 못했던 범죄자… 철없던 시절도 있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땅에 새로운 게임 과금 방식을 만든 회사가 있었으니 그 이름 바로 넥슨. 미국의 스팀이 유료 게임들을 혁신적으로 팔았다면(할인하면 할수록 매출이 급증하는 스팀 마법은 전편을 참고하자.) 넥슨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과금하는 방식을 혁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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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처럼 돈을 내고 즐기는 것이었다. 한번 샀으면, 재미가 없어도 바꿔 주지도, 환불해 주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억울해 하는 것 이외엔 답이 없었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아무리 SNS가 인생의 낭비1) 라지만 개인적인 억울함이 조금 덜했을 텐데… 이때 초등학생 꼬꼬마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진다. 이름하여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 다람쥐를 목도로 때려 잡는 내용도 꿀잼인데, 세상에 맙소사 “다른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다”니!

이건 게임계의 머튽2)격 이었다! 아쉽게도 바람은 5레벨까지만 무료로 이용 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월 29,700원을 내야 캐릭터에 접속이 가능했다. 실컷 키웠는데 접속도 못하고 ㄹㅇ 희망고문…

그러던 어느 날 게골녀의 눈을 번쩍 뜨게한 뉴스가 있었으니

“바람의 나라 전면 무료화”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

‘아니 이러면 넥슨은 돈을 어떻게 벌어’라는 고민을 누가 하겠는가. 어머 이건 혁신이야!를 외치며 열심히 다람쥐를 때려 잡던 어느날… 치장 아이템과 뽑기 그리고 각종 편의템들을 현금으로 팔기 시작한다. 당시에는 밸런스 망친다! 저걸 누가사! 라고 외쳤지만 그것도 잠시. 어린 날의 용돈은 고스란히 넥슨으로 결재되고 있었고 지금도 판교의 넥슨 사옥 유리창 한 장 정돈 내가 깔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김정주 회장님 보고 계신가요..) 유저들은 ‘돈슨’이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했다. 부분 유료화라는 것이 결국 게임에 밸런스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욕 하면서도 결재하게 되는 것이 게임의 매력 아니겠나!

넥슨의 혁신은 게임을 ‘돈 내고 즐기는 것’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로 진화시켰다. 무료로 즐기지만 더 나은, 남들과 다른 것을 위해서는 돈을 내야하는 서비스. 업계에선 ‘P2P’(Pay to play, 돈 내고 하세염)와 ‘F2P’(Free to play, 게임은 공짜고 다른 건 돈내세염)이라 구분해 불렀는데, 이는 결국 한국 게임의 99% 이상을 F2P가 차지하게 되는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부분유료화는 게임 종주국인 미국과 일본으로 역수출 되어 수 많은 모바일, 콘솔 게임으로 이식되었고 추가 구매 컨텐츠 DLC(Down Load Contents)라는 진화된 과금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게임을 하다 지를까 말까 고민되는 순간 넥슨의 혁신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망설임 없이 구매하기를 누르도록 하자.

서양에서도 DLC 는 뜨거운 감자. 아니 핫 포테이토

기부를 했는데 게임을 준다고? 험블번들

 

험블 번들요? 무슨 뜻일까? 다 알겠지만 함께 알아보자.

(출처: 네이버 영어사전 (사랑해요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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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게 or 조촐하게 묶은 꾸러미 라는 뜻의 이 기묘한 사이트는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게임 세트를(주로 스팀) 이용 할 수 있는 키(Key)로 지급해 주는 혜자로운3) 전자판매 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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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금액 만큼 기부하면 위 4개의 게임을, 평균 7.37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추가로 게임을 제공해 준다. 평균가인 이유는 기존 구매자들의 구매가격을 평균으로 계산해 그 이상을 낼 경우 언락 해주는 Beat The Average(BTA) 방식이기 때문이다. 구매자가 원하는 만큼 금액을 설정 할 수 있고 평균가 게임에 인기 제품을 넣어 ‘이왕 구매 하는 것 조금 더 써서 재미있는걸 받아보자’ 라는 진정한 의미의 게이미피케이션이 험블번들의 혁신성이라 하겠다.

원하는 만큼 내고 게임 받아 가세요~

게임은 경험재다. 해봐야 안다. 심지어 무료 게임이 넘쳐나는데 돈 내고 구매한 게임이 재미 없으면? 낭패다. 험블번들은 그런 위험을 최소화 시켜 주었다. 게다가 제돈 주고 사기엔 아깝고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 나온다면? 게다가 다른 게임까지 넘쳐나게 끼워 준다면? 구매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그렇게 잠든 스팀 게임이 전체 구매 게임의 60%가 넘는다고 하니 이제부터 게임은 소장만 하는 겁니다)

험블번들이 성공한 또다른 이유는 수 많은 게임을 그저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며 만들어진 ‘험블 프리덤 번들’의 경우 600 달러 가치의 게임을 한번에 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수익금이 국경없는 의사회, 미국 자유 인권 협회, 국제 구조 위원회에 기부되도록 했다. 말 그대로 게임으로 착한 일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해 준것.

게임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넥슨과 게임을 살 수 밖에 없게 만든 험블번들.

혁신은 사소한 흐름을 깨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도 게임은 혁신한다.

 게임용어 사전

1)  SNS는 인생의 낭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기자회견에 남긴 말. 이후 각종 사건이 SNS 를 통해 일어 날 대 마다 ‘퍼거슨 1승’ 을 증명하며 인생의 진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원문 : I don't know why anybody can be bothered with that kind of stuff. How do you find the time to do that? There are a million things you can do in your life without that. Get yourself down to the library and read a book. Seriously. It is a waste of time.)

2)  머튽

최근 유행(?) 하는 야민정음(야매+훈민정음) 의 한 종류. 야민정음이란 한글 자음과 모음의 모양을 변형해 멍멍이를 ‘댕댕이’ 라고 하거나 대장을 머튽(튽 이 한자 長 과 닳아 있음을 활용) 이라고 하는 등 다양한 표현이 새로 만들어 지고 있다. 야민정음 몇개는 알고 생활에 사용하여, 정신연령은 10대임을 주장해 보자

예시) 방금 지나간 사람 봤어? 레알 띵작(=명작) 시강(시선강탈의 줄임말) ㅇㅈ?

3)  혜자-롭다

1인 가구 급증에 힘입어 편의점 도시락(줄여서 ‘편도’ 라고 부른다. 나만)이 나오기 시작할 때, 탤런트 김혜자 선생님의 이름을 딴 브랜드가 출시되었고(아들이 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편의점 도시락이 가지고 있던 부실한 내용물, 성의 없는 반찬이 아니라 레알 충실하고 알찬 구성품으로 배고픈 10대, 20대의 위장을 채워 주었다. 이후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구성이 만족스러운 것을 “혜자롭다”고 부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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