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데카솔 나만 쓰는 거였니…?
마데카솔 나만 쓰는 거였니…?
2017.06.14 18:06 by 쉬운 남자

나는 잔 상처가 자주 나는 타입이다. 그래서 항시 의료상자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우연히 생길 수도 있는 비극적인 찰과상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내 구급 상자 통에는 다양한 약들이 있는데 이중에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약품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마데카솔’이다. 찰과상이 발생했을 때 난 마데카솔을 바르고 나야 비로소 상처 치료가 끝난다고 느낀다. 내게 마데카솔이 최고의 약품인 이유다.

물론 약효 역시 이러한 애착을 만들어주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런데 최근 우연한 수다 중에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내 주변에는 마데카솔을 쓰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후시딘의 카피이자 후시딘 소비자들이 반사적으로 하는 말인 ‘상처엔 후시딘’ (사진: 동화약품 홈페이지)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나에게 공감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후시딘의 점유율과 같이) 10명중 6명이 별 감흥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내 개인적인 애착과는 무관하게 국내 상처 연고 시장은 후시딘이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마데카솔 30%) 이러한 숫자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격차를 갖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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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품의 광고 중, 후시딘과 마데카솔은 하고 싶은 말이 이리도 다르다. (사진: 동화약품, 동국제약 홈페이지 )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전에 후시딘과 마데카솔의 차이를 살펴보자, 우선 둘은 같은 연고이지만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후시딘은 항생을 목적으로 하여, 소독의 기능이 강한 연고다. 마데카솔은 소독보다 회복의 기능이 강하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상처가 발생한지 얼마 안된 시점에는 후시딘을, 그리고 상처가 발생한지 좀 지난 경우에는 마데카솔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두 제품 모두 소독과 상처회복이 가능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기능에 조금 더 최적화되어 있다.

이런 기능의 차이를 감안하면, 마데카솔이 조금 더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소독은 소독약이라는 여러 대체재가 있으며, 눈으로 확인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상처 회복이라는 효과는 대체재를 찾기도 쉽지 않으며, 소독보다 체감이 크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던 것 같다. 후시딘은 출시 후 단 한번도 시장 1위를 뺏긴 적이 없다.

1989년 후시딘의 신문 광고. 기능이 아니라 용도를 파는 것이라는 마케팅의 정석을 보여주는 후시딘. (사진:  동화약품 홈페이지)

후시딘과 마데카솔이 출시되던 1980년대로 돌아가보자. 당시 시장에서 치료 연고의 목적으로 사용되던 약품은 소위 ‘빨간약’으로 불리던 아까징끼. 이 아카징끼를 사용할 때의 문제는 피부 위에 딱지를 떼어내서 흉터가 생기는 것이었다. 후시딘은 이러한 문제에 포커싱을 맞춘 광고로 접근하여 마데카솔보다 후발 주자였음에도, 그리고 새살 회복 능력은 마데카솔이 더 좋았음에도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마데카솔의 제품 개발팀 뒷목을 잡게 하는 일이였을 것이다.

 

 

개그맨 양세형이 나오는 2017년 마데카솔 cf. 육아 프로그램이 이리도 많은 시기에 양세형을 기용했다는 것은 꽤 대단한 한 수이다.  (출처: 동국제약 유투브 채널)

최근의 마데카솔은 젊은 연령의 부모들에게 초점을 맞춘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특정 브랜드의 연고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집에 그것이 있기 때문인데, 집에 약품을 비치해놓는 부모님 층을 공략한 건 훌륭한 접근으로 보인다. 상처의 종류를 구분하고 그에 맞는 상처치료제 선택방법을 알리기 위해 ‘상처가 다르면, 선택도 다르게’ 라는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는데, 이 역시 분석적이고 기능 중심적인 요즘 소비자들의 성향에 잘 맞는다.

마데카솔 마니아로서 앞으로도 마데카솔이 상처 연고 시장에 새로운 이슈를 많이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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