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을 바라보면
너의 눈을 바라보면
2017.08.18 16:17 by 안혜진

흔히 눈을 ‘마음을 들여다보는 창’이라고 말한다. 눈을 통해 영혼이 어떤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닌 듯하다. 산초의 눈을 쳐다보면 녀석의 맑은 성품이 그대로 전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때요? 마음이 평온해지시나요?

그런 산초의 눈이 점점 탁해지고 있다. 알다시피 일종의 노안(老眼) 증세다. 개는 사람에 비해 50배 더 사물을 잘 본다고 한다. 산초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세한 곳을 대신 바라봐 줬다. 그런데 요즘은 시력이 많이 약해진 걸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불이 꺼진 밤에도 혼자서 잘 돌아다녔는데, 요샌 내가 옆으로 다가와도 고개를 어디에다 둬야 할지 잘 모른다. 나는 오른쪽에 있는데 왼쪽을 쳐다보곤 한다. 그럴 땐 정말 가슴이 저미어온다.

지난 주말 우리 집 가까이에 사는 이모가 찾아왔다. 집 안을 살피던 이모가 산초와 눈이 마주쳤다. “산초야!” 하고 부르자 산초는 이모에게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런데 이모의 반응이 이상하다. 산초의 눈을 빤히 쳐다보더니, “얘 눈이 왜 이리 뿌옇노? 백내장 아니가”라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수정체가 많이 하얘졌다는 걸 느꼈더랬다.

눈빛을 잃은 산초는 내가 불러도 허튼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곤 한다.

노령견에게 백내장은 피할 수 없는 질병이라 말한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눈이 탁해지듯 개들도 비슷하다. 백내장은 빛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하얗게 흐려지면 생긴다. 대체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유전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또는 안구질환이나 당뇨, 내분비계 이상으로 생길 수도 있다. 개를 키우는 사람 입장에선 꽤나 신경 쓰이는 질환이다.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TV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노령견이 등장한다. 그런 개들은 제대로 일어나질 못해 늘 누워 지내는데, 카메라가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여지없이 눈에 백탁(白濁) 현상이 생겨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모습을 생각하니 산초의 미래가 걱정됐다.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이내는 내 얼굴마저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심란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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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백내장 전조증상 체크!

 
소중한 반려견의 시력을 지켜주기 위해 항상 눈을 체크하자.(사진: Ermolaev Alexander/shutterstock.com)
소중한 반려견의 시력을 지켜주기 위해 항상 눈을 체크하자.(사진: Ermolaev Alexander/shutterstock.com)

첫 번째, 개의 눈이 뿌옇게 되었을 때.

두 번째, 개가 사물이나 장애물을 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부딪칠 때.

세 번째, 산책을 거부하고 밝은 곳을 피해 어두운 곳만 찾을 때.

이럴 때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제때 증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강아지 눈에 관한 견주들이 또 다른 고민, 바로 눈물 자국이다. 산초는 유독 눈물자국이 심하다. 매일 밤 자면서 눈물을 흘리는 듯하다. 그런데 이 눈곱은 눈 질환의 징조일 수도 있다고 한다. 평소 반려견의 눈이 찐득한 눈곱으로 덮어져 있거나 눈을 아파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결막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세균감염이나 알레르기가 원인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치료 기간을 놓친다면 각막 손상이 심해져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눈곱은 결막염의 증상일 수 있어서 항상 자고 일어난 산초의 눈을 살핀다.

노령견에게 자주 보이는 눈 질환에는 녹내장도 있다. 녹내장은 눈의 압력이 상승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서 시신경이나 망막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강아지 녹내장은 하루 또는 이틀 정도에 급진전되기 때문에 응급질환에 속한다. 그래서 조기에 수술하지 않으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초기에는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심각해지면 의안을 삽입하거나 안구 적출술을 해야 한다.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평상시 산초의 눈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블루베리도 자주 내주고 있다. 블루베리엔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눈 건강에 탁월하다고 한다. 이가 많이 없어 블루베리를 제대로 못 씹는 산초를 위해 우유에 조각낸 수박과 블루베리를 섞어 간식으로 주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수박화채인 셈. 줄 때 마다 그릇까지 먹을 요량으로 핥는 걸 보니 어지간히 맛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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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눈 건강에 좋은 음식

 

당근 당근에 포함된 비타민A는 개의 눈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다.
블루베리 블루베리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눈을 보호해준다.
달걀노른자 달걀노른자는 눈의 망막을 보호해주고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한다.
시금치 비타민A가 포함돼 있어 개의 눈 건강을 보호해준다.

(사진: Subbotina Anna/shutterstock.com, 표 출처: 다음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사실 세월에 만병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무리 눈을 보호하고, 눈에 좋은 음식을 해준다고 해도 눈 노화를 막을 순 없다. 결국 언젠가는 앞이 보이지 않아 힘들어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지금의 산초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더라도 나는 산초를 꿋꿋이 아껴 줄 것이다.

 

/사진: 안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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