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입니다. 여가를 즐기기 위해선 ‘열심히 일한다’는 게 필수 전제 조건이죠. 하지만 오히려 일할수록 점점 더 가난해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반대로 “열심히 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덕분에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들어볼까요?
물론 정부도 보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일부 땅에 대해선 지나친 지가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매입 후 최소 10년 동안 매도할 수 없도록 강제해오고 있죠.
정부의 이 같은 정책 때문에 A씨와 같이 투기를 목적으로 한 이들의 막대한 현금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중국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들의 주요 투자처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외국인에게 자유투기를 허락한 지역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매입 국가 1위에 미국이 꼽혔죠. 이어 호주, 캐나다, 일본 순으로 중국인에 의한 싹쓸이 부동산 구매가 번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지역 언론 신징바오(新京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기 규모는 같은 시기 미국인이 해외에 소유한 부동산 투기 자본의 3배를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는 자녀의 해외 교육이라는 목적을 가지기도 합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이에게 해당 지역에 대한 장기 체류를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순한 투기 목적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 일본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부동산 구입과 체류 허가를 전혀 별개의 문제로 다루고 있죠. 이 때문에 도쿄, 오사카, 교토 등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한 중국인들은 주로 해당 부동산을 개조한 뒤 세입자에 임대를 하거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 숙소 등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A씨와 그의 친구들은 오는 9월 그리스, 스위스, 독일 등을 경유하는 유럽 부동산 투어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 부동산까지 투기를 확대하는 그들의 관심과 열의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투기’라는 말에 부정적 인식이 다분하긴 하지만, 사실 그들의 행보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A씨와 같은 중국 젊은 세대 부동산 투자자들이 보통의 직장인 삶을 유지하며 열심히 일만 했다면 지금의 부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란 걸 잘 알기에, 이러한 힘 빠지는 현실에 자못 씁쓸함만이 남습니다.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