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월은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에게 매우 바쁜 시기입니다. 한해 동안 진행하던 대형 사업들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이면서 동시에 겨울 맞이 이벤트성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 실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사회공헌과 임직원 자원봉사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인 김장 김치 나눔, 연탄 나눔 행사 등과 같은 것 말입니다.
비교적 전통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자선적 성격의 사회공헌 활동이 최근에는 기업의 업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 공유가치창출(CSV)형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 아래 없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여전히 필요한 사업이니 계속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업특성과 관계 없는 보여주기식 활동, 이제 그만하자
식품 회사이거나, 연료 회사가 아닌 이상 김장 김치와 연탄 지원은 기업의 업 특성과 연관되지 않기 때문에 고도화된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주로 사회공헌을 제품인 기업 마케팅 관점에서 보는, 이른바 전략적 사회공헌 관점에서 이런 의견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김장 김치나 연탄이라는 이미지가 조금 구식이고, 트렌디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자사 이미지와 브랜드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부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임직원이 직접 나서서 김치를 만들고, 연탄을 나르는 것은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이라 생각하여 이런 활동은 자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소외계층에게는 여전히 필요한 사업이다. 지속하자
김장 김치 나누기와 연탄 봉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가적인 복지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지역 복지시설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겨울이 힘든 소외계층은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의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일반적인 회사원들은 겨울철에 김치 먹는 것이 그렇게 큰 어려움이 아니고, 연탄으로 난방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지 현장을 살펴보면 김장 김치 나눔 행사를 하는 기업이 그렇게 많아도 아직 김치가 남아서 처치 곤란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고, 연탄도 아직 도움을 줄 곳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필요한 이유로 자선 기반의 활동을 임직원들이 선호하고, 이벤트성 행사로 임직원 봉사를 진행하기 좋은 활동이기 때문에 금년에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 현장의 필요와 기업의 필요, 적절한 지점을 찾아야
양측의 의견 다 틀리지 않은 의견입니다. 기업사회공헌은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정답이 있지 않고, 각 기업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 기업 오너의 관심사, 기업 임직원의 관심사 등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하면 될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당부를 하자면 이왕 하는 김치 나누기, 연탄 봉사라면 받는 사람, 즉 해당 지역복지관이나 최종 수혜자인 소외층에게 어떤 것이 좋을 지 한번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연탄을 주는 건 좋지만, 굳이 임직원이 줄줄이 서서 연탄을 하나 하나 날라야 하는 것일까요?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단체로 김장 김치 만들기 행사를 하기 위해 김치 값보다 더 비싼 비용을 들여 행사 준비를 해야 할까요? 물론 기업에서 하는 일이기에 홍보 효과를 위한 연출도 어느 정도 필요하겠으나, 적어도 사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비용을 집행 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은 한번 쯤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김장 김치, 연탄 지원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에서는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기업 시민으로서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자선적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는 부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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