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창업자의 설 자리는 없다
아마추어 창업자의 설 자리는 없다
2018.03.20 11:12 by 고명환

 

창업을 준비하기 전, 우리 모두는 소비자다.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비를 한다. 극심한 경기 침체는 이런 소비자를 더욱 까다롭게 만들고, 단 돈 천원짜리 물건이라도 쉽게 지갑을 열지 않게 만든다.

길에서 구매한 팔찌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색이 변한다거나 화려한 인테리어에 현혹되어 들어간 가게의 음식 맛이 없다면 재구매나 재방문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심한 경우 소비자들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과 같은 SNS에 불쾌한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런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창업은 취업과 비교해서 매우 냉정하다. 회사는 신입을 채용해서 급여를 주고, 실수를 하면 선배들이 가르쳐준다. 이들을 아마추어로 인정하고 프로가 될 수 있게 성장을 돕는다. 반면 창업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아마추어의 모습을 비추는 순간 시장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창업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창업자라도 창업아이템 구현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실력자라면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창업 준비과정에서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 누구나 인정하는 프로라면, 정부지원자금이나 민간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받기가 수월하고 비슷한 수준의 고급인력을 구하기도 쉽다.

창업자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유리하다.

핵심기술을 예로 들면, 중국집을 창업한다면 식재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기본적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가죽 가방을 만든다면 가죽에 대한 전문지식, 소재 선택, 가공, 완벽한 가죽공예 실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디자인 회사라면 디자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안목, 창의성, 적절한 TOOL 사용 실력을 갖추어야 하고, 프로그램 개발 회사라면 우선 최고의 코딩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창업아이템을 구현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거나 그 수준이 아마추어라면 성공확률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창업자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채 창업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창업자를 만날 때가 가장 난감하다. 대부분 제품이나 서비스를 외부업체에 맡겨서 개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이 핵심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비즈니스 모델이면서 디자인의 기본 이론을 모르고 포토샵, 일러스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디자인 회사에 의뢰하거나,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코드를 짜지 못해 프로그램 개발을 외부로 맡기는 등이다.

핵심기술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것은 창업자의 계획대로 제품이 만들어질 확률이 낮다.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외부업체에 전달해야 하는데 IT 또는 디자인의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거금을 주고 의뢰했지만 오히려 외부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거나 끌려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외부업체는 미팅을 수차례 하면서 창업자의 수준을 가늠한다. 창업자가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일을 일부러 늦추어 추가로 받거나 신입 수준의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프로젝트의 PM(project manager)으로 참여시킬 수도 있다.

여기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외부업체에 맡기는 것이 전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대량 생산이 필요한 제품이나 출시 속도가 중요한 서비스인 경우 외부업체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실력이 없어서 외부에 맡기는 것’과 ‘실력은 있으나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 외부업체에 맡기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실력이 있으면 외부업체를 고르는 안목이 생기고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이끌고 갈 수 있다.

아마추어 창업의 또 다른 형태는 짧은 기간의 취미 활동이나 교육을 창업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APP 개발 6개월 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바로 IT회사를 창업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 취미로 배우는 가죽공계를 실제 가죽 가방 제조회사 창업으로 이어가는 것 등이 좋은 예다.

이렇게 창업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본 결과 생각보다 매우 많다.

중요한 것은 ‘고객은 아마추어에게 절대로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은 단 돈 백원이라도 형편없는 물건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꼼꼼하게 따지고 자신이 정한 가치의 기준에 부합했을 때 비로소 지갑을 연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소위 성공한(?) 스타트업의 창업자나 팀원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 창업아이템과 관련된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창업자가 전혀 관련 없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동업자나 팀원 중에 이를 보완할 전문가는 반드시 있다. 이들은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기업의 마케팅에도 사용하지만 핵심기술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정부지원사업 킬러를 자칭하며 ‘내 돈이 안 들어가니까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이나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가진 창업가라면 목숨 걸고 전쟁터에 뛰어든 진짜(?) 창업자들을 위해 그 결정을 참아주길 바란다.

창업 실패 요인을 다양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준비가 덜 된 아마추어 창업자가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인 줄도 모르겠다.

 

*원문 출처: 고명환 필자의 브런치 <스타트업CookBook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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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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