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 ‘단골’ 대학, 그들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창업선도 ‘단골’ 대학, 그들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2018.03.22 18:20 by 이창희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대다수 취업준비생의 꿈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유효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가진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미는, 입사 대신 창업을 꿈꾸는 이들의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정부가 호응했고 각 대학들도 앞 다퉈 창업을 독려하는 모습입니다. 정부의 예산 지원과 학교의 인프라 구축이 만나 탄생한 것이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입니다. 그러나 시행 8년째를 맞고 있음에도 여전히 아는 이들만 알고 모르는 이들에겐 뜬구름 같은 실정입니다. 정책과 제도를 이해하고 나면 어떻게 계획하고 접근해야 하는지가 보다 뚜렷해질 것입니다. 더퍼스트는 대학생 예비 창업가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7년 연속 참여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사진: 동국대학교)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7년 연속 참여하고 있는 동국대학교. (사진: 동국대학교)

433개교 퇴출13개 대학 개근

우수 창업인프라 및 역량을 보유한 대학을 선정해 창업교육과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 육상사업은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시작됐다.

당시 강원대·경일대·계명대·동국대·동아대·연세대·영남이공대·인덕대·인천대·전주대·충북대·한국산업기술대·호서대·경남과학기술대·목포대 등 15개교가 선정돼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2012년에는 제주대와 조선대, 한남대까지 3개교가 추가됐으며 2013년에는 지정 학교가 없었으나 사업비가 4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14년에는 건국대·경기대·단국대·순천향대·원광대 등 5개교가 추가된 반면 기존 학교들 중 경남과학기술대와 목포대는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아 퇴출됐다. 사업비는 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억원 가량 늘어났다.

2015년에는 경성대·국민대·부경대·순천대·전북대·한국교통대·한밭대 등 7개교, 2016년에는 가톨릭관동대·대구대·동서대·숭실대·성균관대·창원대 등 6개교가 합류했다. 해당연도 사업비는 752억원까지 올라갔다.

지난해인 2017년에는 광주대·부산대·서울과학기술대·성신여대·울산대·충남대·한양대 등 7개교가 새로 올라왔고 제주대가 퇴출됐다. 사업비는 922억원이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40개교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돼 참여하고 있으며 7년 동안 계속해서 개근중인 학교만 해도 13개교에 달한다. 올해 추가 대학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며, 사업비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부산 창업선도대학 페스티벌. (사진: 경성대학교)
2017년 부산 창업선도대학 페스티벌. (사진: 경성대학교)

승격이냐 강등이냐EPL만큼 치열한 생존 경쟁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되는 것은 학교의 명예를 대외적으로 드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막대한 예산 지원으로 이어진다. 선정된 대학들은 이로 인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지 제고와 입시지원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나 입시생 규모가 해마다 줄어들어 최근 정부 차원에서 부실대학 퇴출 정책을 강화하는 중이다. 대학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신입생 유치에 목을 매는 상황인 만큼 창업선도대학 선정은 엄청난 메리트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대학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첫해인 2011년에는 46개 대학이 지원해 15개교가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경쟁률이 올라 최근에는 6~71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선도대학연합 W-해커톤. (사진: 호서대학교)
창업선도대학연합 W-해커톤. (사진: 호서대학교)

한 차례 선정되면 사업 기회를 계속해서 부여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탈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매년 이뤄지는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을 경우 퇴출되며, 지금까지 경남과학기술대·목포대·제주대가 탈락했다.

성과평가는 서면평가와 현장평가, 발표평가 등 3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1단계 서면평가에서는 창업지원 실적 및 성과를 비롯해 인프라와 적절성을 심사한다. 특성화 역량과 창업지원로드맵 구성 여부 및 전략 등의 2단계 현장평가를 거쳐 3단계 발표평가에서는 실제 창업지원 모델과 프로그램 등을 평가한다.

양보다 질, 그리고 소통과 교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은 시행 초기 가시적 성과 위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움트긴 했으나 지금처럼 활성화되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로 8년차를 맞으면서 그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수덕 한남대 창업지원단장은 초기엔 주로 대학 내 창업 붐 조성 및 기업가 정신 확산에 보다 비중을 뒀다창업경진대회와 같은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중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최근에는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춰 창업의 실질적 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그에 맞춰 대학의 역할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학의 역할과 방향성이 바뀌면서 예비창업가들 역시 경진대회 입상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에서 내실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송희 인천대 창업지원단 매니저는 창업가의 인성은 아무리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성공하려면 어떤 경우라도 약속을 어기면 안 되고 사소한 약속이라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에서 소통과 교류는 아이디어와 자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일은 네트워크를 통해 시작되고 해결된다는 이야기다.

지자체를 비롯한 창업 유관기관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성공적 창업은 개인 혼자의 힘으로 무척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장수덕 단장)

사업의 방향도 맞고 열심히 하는데도 안 된다면 정말 운이 없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 운이란 누구를 만나 어떤 관계를 갖는가에 달려있기도 합니다.” (성형철 경일대 교수·창업멘토)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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