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와 '썸 타는' 일꾼들 :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3)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상)
NGO와 '썸 타는' 일꾼들 :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3)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상)
NGO와 '썸 타는' 일꾼들 : NGO인 듯 NGO아닌 NGO 같은 미국의 기관들 (3)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상)
2014.12.12 08:30 by 황명화
 

연말이다. TV 에서는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따뜻한' 연말을 내세우며 기부 방송을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지하철 역에선 자선남비의 존재를 알리는 종소리로 가득하다. 모금함에 천원짜리 몇 장을 넣든, 방송에서의 사연을 보고 전화 수화기를 들었든, 혹은 매달 일정액을 후원하는 기부자든 공통적으로 갖는 바람은 하나일 것이다. 내 소중한 돈이 부디 잘 쓰여지기를. 그래서 기부자 입장에선 방송사나 이름있는 단체를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그곳은 후원금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도 있었다. 2011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측에서 과거 몇년간 달력을 판매한 수익으로 후원했던 단체가 기부금을 직원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편취한 사실이 있어서 한참 논란이 됐었다. (참조) 이후 <무한도전> 측은 MBC 사회공헌실과 협의해 기부처를 선정, 금액도 공개하고 있다.(참조)  지상파 방송사도 이런 실수를 하는데 기부단체의 투명성이라는 것을 한 개인이 파악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하겠다.

  | 미국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는 비영리 단체 CEO의 연봉도 공개한다  

그렇다면 어떤 단체가 과연 믿을만한 단체일까? 정녕 알 수는 없을까? 기부자 입장에서는 늘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한눈에 가장 재정이 탄탄한 단체를 볼 수 있다면? 한눈에 어디가 가장 믿을 만한 단체인지 알 수 있다면? 미국에서는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들이 따로 있다. 이들 단체는 비영리 단체의 연간보고서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재무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기도 하며, 기준을 설정하여 순위,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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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들이 주로 초점을 두는 것은 대상 단체의 재무 건전성과 투명성이다. 쉽게 말해 기부자들의 후원금을 조직의 미션에 맞게 잘 썼느냐를 본다. 후원금 중 실제 사업 수행이 아닌 모금, 후원개발비용에 어느 정도를 쓰는지, 직원들 월급은 얼마만큼 인지, CEO의 월급은 얼마인지 등등 말이다. 그렇다면 기부금을 최대한 아끼고 사업에 많이 쓰는 단체가 무조건 '훌륭한' 단체일까?  재무만 투명하면 그 단체는 일을 잘 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즉 재무 건전성과 투명성에 너무 초점을 두다 보니 때론 이 평가 방식이 맞는지, 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은 단체라면 더 할말도 있을 게다. 어디든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할 말이 많은 법. 그리고 실제 최근 한 단체 대표가 대놓고 쓴소리를 했다.

  | Wounded Warrior Project CEO 스티븐 나르디지, Charity Navigator, CharityWatch 정면 비판  

지난 7월 필자는 워싱턴 근교 메릴랜드에서 있었던 브릿지 컨퍼런스(Bridge Conference)에 참석했었다. 브릿지 컨퍼런스는 미국 비영리계 펀드레이저들이 1년에 한번씩 모이는 행사로 미국 펀드레이징 전문가 협회 AFP(Association of Fundraising Professionals) 및 관련 단체가 주최하는 큰 행사다. 그 때 기조 발제를 맡았던 Wounded Warrior Project(WWP) 라는 규모있는 단체의 대표 스티븐 나르디지(Steven Nardizzi)  씨가 바로 쓴소리를 내뱉은 주인공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비영리 감시단체의 평가방식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 스티븐 씨의 발표 내용도 파격적이었지만 사실 그의 얼굴이 상당히 잘 생긴데다 정치인만큼이나 너무나도 말을 잘해 천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일순간 숨죽여 그의 발표를 들었던 것 같다. - WWP는 미국 내 퇴역군인 대상 지원 사업을 하는 단체들 중 규모나 사업면에서 손꼽히는 단체인데 - 미국내에는 이런 퇴역군인 대상의 단체가 비영리 단체 중 상당 규모를 차지한다. 참전용사가 많은 미국 특성 때문일 것이다.

 

Charity Navigator가 평가한 WWP 점수


 

WWP는 Charity Navigator로부터는 4점 별점 만점에 총점은 별3개, 재무 면에서는 별2개를 받았다. 또 다른 비영리 감시단체인 Charity Watch로부터는 C+라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 그 이유는 주 사업이 아닌 펀드레이징, 인건비 등에 돈을 많이 쓴다는 것이 이유였다. 스티븐 씨는 2008년 큰 결심을 했다한다. 비영리 감시 단체의 평가를 신경 쓰느니 사업의 규모를 더욱 키우자고. 그래서 그는 평가는 좋지 않더라도 꾸준히 펀드레이징과 마케팅에 투자했으며 결국 매해 6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올해 수입 3억달러(한화 약 3,30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WWP CEO Steven Nardizzi (트위터 프로필)


그가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를 비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영리 감시단체의 평가 접근 방식이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평가단체들은 미국 국세청(IRS)에 보고된 세금자료를 토대로 한다. 인건비나 마케팅비용에 수입의 어느 정도를 쓰는지 그 '비율'만을 보고 매해 그 단체가 미션을 잘 수행했는지를 평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체들이 인건비나 마케팅비용에 대한 리포트에 있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한해 한해 그 비율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그 단체의 중장기 비전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프로그램의 질은 얼마나 훌륭한지 등은 어떻게 평가될 것이냐는 거다.

두번째 이유는  감시/평가 단체 규모는 20여명, 한해 예산 20억에도 훨씬 못미치는 단체들이 대부분인데 수 많은 비영리 단체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참조)  평가단체 스스로의 역량이나 그 규모를 고려할 때 1만개에 달하는 단체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WWP와 같이 이런 평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독단적으로 나의 길을 가겠다 하는 것이 쉬운 일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구글(Google)에서 비영리 기부 투명성 등을 검색하다보니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됐다. 연방통상위원회는 소비자 관련 페이지에서 기부단체를 정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와 체크리스트를 명시하고 있었다. 특히, 기부처를 정할 때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가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보라며 평가단체 리스트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참조) 정부기관 역시 이들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를 추천하는 형편이니, 사실 소규모 이름 없는 단체에서는 나홀로 길을 가기가 아주 어렵다고 본다.

감시/평가 단체의 평가 기준이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은 계속 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들이 있기에 기부 단체들도 늘 긴장하게 된다. 특히 기부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미국 내 어떤 대표적인 비영리 감시/평가 단체들이 있고 이들이 각기 어떻게 차별성을 띄는지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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