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그리고 블랙엔젤
스타트업, 투자 그리고 블랙엔젤
2018.07.03 13:06 by 박기택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받고 싶은 게 바로 투자다. 스타트업 대부분이 1억 이하의 자금으로 시작하고, 대다수가 1000~5000만원 선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투자는 필수이자 로망이다. 특히, 5~10억 정도의 시리즈 A 투자를 받게 되면 뭔가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런 스타트업을 현혹시키는 개인투자자와 블랙엔젤이 있다. 필자도 과거에 사업을 할 때 개인투자자에게 '삥(?)' 뜯긴 경험이 있고, 블랙엔젤도 만나봤었는데... 정말 본인 사업에 해악이 될 뿐이다.

그래서,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첫발 디딜 곳을 잘 정하게끔 하고자 이 글을 쓴다.

 

과도한 지분을 요구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길

보통 엔젤투자는 8% 이하의 지분(*기업 가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3~8% 선)을 유상증자를 하여 지분을 주고,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받게 된다. 팁스에 있는 투자자의 경우 10%~20% 정도의 (*이 역시 기업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지분 받게 되고, 금액은 약 1억~5억까지 지원해준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는 이런 개념이 없다. 과거에 필자가 사업을 할 때 필요한 금액은 약 3억 정도였다. 영업사원을 고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만들어야 했는데 기술보증기금에서 받은 돈으로는 지난날 썼던 비용을 막아야 했기 때문에 자본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몇몇의 개인투자자를 만났다. 이들의 지분 요구율은 보통 30~50%이며, 기업가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000만원~1억 이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30~50%의 지분을 주게 되면 본인이 진행하는 사업에 문제가 생긴다. 경영권이 넘어가기도 하고, 추후에 다른 투자를 받고자 할 때 대표자 지분이 적기 때문에 투자가 안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니 개인투자자가 무리한 지분을 요구한다면 웃으며 자리를 뜨길 바란다.

매칭펀드를 빌미로 정부지원 투자금을

본인의 계좌로 빼돌리는 블랙엔젤투자자

매칭펀드제도가 생기면서 블렉엔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칭펀드 도식. 엔젤투자지원센터 참고

매칭펀드는 위와 같이 엔젤투자자가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하게 되고, 투자한 내용을 바탕으로 엔젤투자자가 엔젤투자 매칭펀드에 매칭투자 신청을 하게 된다. 매칭펀드 신청이 통과하게 되면, 지방의 경우 투자금액의 1.5 배수를 더 투자받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트와이스'라는 엔젤투자클럽이 충청도에 있는 '데이원비즈'에 5%의 투자지분으로 5000만원을 투자하고, 정부에 매칭펀드를 신청하게 되면, 5%의 지분을 정부에 주면서 7500만원의 매칭펀드 자금을 받게 되는 것)

그런데 블렉엔젤은 위와 같은 내용을 알고서는 가짜 투자를 통해 매칭펀드를 신청하게 되고, 그 투자금을 회수와 동시에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지원자금이 엔젤투자조합, 액셀러레이터에게 집중되면서 이런 블랙엔젤이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며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고 있다. 블랙엔젤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와 같다.

블랙엔젤, 블랙엑셀러레이터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

최근 정부에서 엑셀러레이터사에게 "정부는 스타트업을 잘 모르니, 액셀러레이터나 투자사가 스타트업에 투자하세요."라고 말하며, "지원금은 1억인데... 5개 스타트업에 2000만원씩 투자하세요. 단, 액셀러레이터는 각 기업당 1000만원씩 더 얹어서 투자하고 지분은 액셀러레이터사가 가지세요"라고 전달한다.

그런데 사실 액셀러레이터사의 대부분은 수익구조가 없다.

(*물론, 엔젤투자나 액셀러레이터사중에 진짜 잘하는 곳은 소규모 투자 후, 기업을 성장시켜 상장까지 시키고 3년 만에 수십억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이게 진짜 액셀러레이터!)

이런 블랙엔젤, 블랙액셀러레이터사들은 정부지원사업 자금과 자사 자금으로 투자해주는 척! 하면서 매칭펀드를 받게 될 테니 본 사가 투자하는 금액은 다시 돌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돌려달라는 곳이 회사가 아닌 블랙엔젤 개인에게 현금으로 달라는 것이다. (*보통 그 엔젤 조합이나 액셀러레이터사 대표)

즉, 블랙엔젤의 주요 수익은 정부지원금을 그대로 빼돌려서 본인 계좌로 입금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금이 사실 굉장히 많다. 정부가 보통 3000만원 정도로 5~10개사를 지원하는데 약 2~3억 정도의 금액이 블랙엔젤의 개인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투자사, 투자자와 만날 때는 녹취하라

그리고 반드시 계좌를 이용하라

위와 같이 거짓으로 매칭펀드 받게 되면 스타트업은 사기죄로 구속된다. 스타트업 대표가 블랙엔젤을 물고 늘어지려고 해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는 스타트업이 받게 된다. 블랙엔젤이나 블랙액셀러레이터는 증거 불충분으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는다.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하는 이유다)

스타트업은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유혹을 자주 받게 된다. 블랙엔젤들은 이게 '관례'라며 유혹하는데...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된다. 넘어갔다가 정말 기업도 넘어가고 대표자 본인도 넘어간다.

일단, 벤처케피탈급 심사역이 아닌 개인투자자나 엔젤투자자를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녹취를 하길 권한다. 이런 투자자들 중에 사기꾼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녹취로 증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현금거래보다는 금융기관을 통한 계좌를 이용하길 권한다.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검찰에 신고해서 송치해버리길 권한다. 이런 블랙 엔젤이 계속 숨 쉬는 한 기업과 국가에 큰 피해가 되니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스타트업의 대표는 반드시! 반드시! 이를 숙지하고 자금 유치를 진행했으면 한다.

 

*원문 출처: 박기택 필자의 브런치 <데이원비즈 이야기>

 

필자소개
박기택

스타트업 빌더&문화콘텐츠 연구원, 사실은 그냥 동네 포근한 순두부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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