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기술이 만날 때
정치와 기술이 만날 때
2018.08.30 15:13 by 영태

 

평소 정치에 관심은 많다. 하지만 정치 생태계가 돌아가는 생리에 대해선 잘 모른다. 미디어를 통해 정치를 표현하는 여러 표현 중에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 있다.

“정치인에게는 본인의 부고 기사 빼고는 다 좋다.”라는 말이다.

정치인은 긍정적 사안이든 부정적 사안이든 얼굴이나 이름 자체가 알려지는 게 좋다는 말이다. 인지도를 얻는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만약 사람마다 정파적 입장에 따라 갈리는 호불호의 문제 외에도 다른 모든 경우에도 통하는 것일까? 결국 사람들의 머릿속에 사건은 사라지고 정치인의 이름만 남게 된다는 자만 가득한 표현이 아직도 통한단 말인가?

정말 궁금하다.

이런 나의 궁금증은 이번 2018 칸 국제 광고제 모바일 부분 그랑프리(Grand Prix) 수상작이 답해줄 수 있지 않을까?

Corruption Detector이라는 브라질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어느 국가나 정치인 또는 권력자의 부정부패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브라질은 2017년 부패지수가 37로 조사 대상 국가 180개국 중 96위에 올랐다. (*부패지수는 100점에 가까울수록 깨끗함을 의미하며, 우리나라는 54점으로 180개국 중 51위에 올랐다.)

브라질은 정치 환경도 매우 불안정하다. 대형 비리 스캔들은 물론 올 3월 자 언론 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가 194명 피살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올 10월 브라질은 큰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나온 것이 '부패 탐지기(Corruption Detector)'다.

www.detectordecorrupcao.com.br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난다. 다만 정치 역영에 있어서는 오랫동안 그 노력들이 사회적 운동이나 온/오프라인에서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시민 참여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주도한 브라질의 Reclame AQUI는 조금은 특별한 방식을 선보였다.

부패 탐지기는 Microsoft의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후보들의 부정부패 연루 이력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앱이다. 사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앱을 다운로드하고, 실물이나 미디어에 노출된 정치인의 얼굴을 스캔하면 끝이다. 부정부패 관련 이력들은 법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고, 법적 용어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거쳤다.

Corruption Detector Google Play 앱 설명 이미지

브라질은 투표율이 90%에 가까운 나라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 전체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라라고는 볼순 없다. 높은 투표율의 이면에는 투표 의무제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만약 투표를 하지 않았을 때의 벌금을 포함한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부패 탐지기는 상당히 의미 있는 캠페인이다. 투표 의무제는 투표율 자체가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강제적 장치가 아니면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불이익 회피 수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은 출시 즉시 화제가 되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올라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에도 정치가 디지털을 만난 사례들이 있다. 바로 2016년 탄핵 국면에서 나온 '박근혜닷컴'과 '국민투표 로또'와 같은 서비스이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parkgeunhack.com

정치인에게는 본인의 부고 기사 빼고는 다 좋다?

정치도 디지털 환경에서 많은 것이 변화되고 있다고 믿는다. 가장 큰 변화는 정치인의 모든 행위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언론과 같은 미디어가 다루지 않으면 잊혀지기 쉬웠다. 하지만 요즘은 그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어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나 볼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본인의 부고 기사 빼고라도 다 좋을 순 없을 것이다.

디지털을 만난 정치는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토록 유도하고, 정치인들에게는 투명성의 압박을 주는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원문 출처: 영태 필자의 브런치 <마교_마케터의 교양>

필자소개
영태

스타트업 창업 그리고 기획, 전략, 마케팅 그리고 행동경제학의 매력에 빠진 보통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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