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창업 열풍은 여전히 ‘ing’다. 지난해 700만 명의 청년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자신의 선배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하며 화려하게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선택한 길이다. 최근에는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등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청년 인재들이 내로라하는 기업체나 고위 공무원의 길을 마다하고, 미국의 모 언론사에서 ‘세상을 바꿀 11인의 인물’에 꼽히기도 했던 알리바바(Alibaba)의 창업자 마윈은 현지 청년들의 창업 열망에 큰 불을 지피고 있다.
오늘은 제2의 마윈이 되는 여정에 이제 막 들어선 청년 창업가를 만나본다. 중국 화동지역 후베이성 출신의 장청(张成, 32)씨가 그 주인공. 그의 사례를 통해 중국 내 청년들이 생각하는 창업에 대한 비전과 소망을 들어봤다.
#이하는 일문일답
-창업가로서 이제 막 발을 뗐습니다. 창업 아이템과 주력 상품은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 이후 약 10년 동안 디자인 관련 전문 회사에서 일했어요. 건축 디자인이나 광고 디자인 같은 일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이 소중한 경력을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 가을 무렵 디자인 전문 업체인 '디자인공작실'을 창업했죠. 사실 아직까지는 회사의 틀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어요. 직원도 저 혼자죠. 주력 아이템은 광고 디자인, 로고 디자인, 명함 디자인 등입니다.”
-현지에선 꽤 유명한 디자인 기업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창업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동안 다수의 유명 광고 업체와 게임 업체, 온라인 영상물 제작 업체 등과 협력 사업을 진행했어요. 그 중 상당수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기업들이죠. 시장 상황은 계속 좋아졌고, 저도 10년 동안 매년 승진을 거듭하면서 또래 친구들보다 10배 가까은 연봉을 받았어요. ‘회사에 뼈를 묻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른이 막 지날 무렵 문득 ‘도전을 한다면 지금’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하지 않으면 중년 이후에 후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직감했고, 그런 제 모습을 그려보니 차마 창업이라는 선택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창업 준비 기간 및 투자비용은 어느 정도 였나요?
“중국의 청년 창업 열풍은 잠깐 부는 바람처럼 시작된 것이 아니에요. 지난 10여 년 전부터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앙 정부와 각 지역 정부, 그리고 해당 지역 소재 유수의 대학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지속돼오고 있습니다. 10년 전 제가 졸업을 할 당시에 취업 대신 창업을 준비하던 친구들도 많았죠. 사실 저는 많이 늦은 편이고요. 제가 운이 좋은 편인 게, ‘디자인’이라는 영역은 사실 큰 투자 금액이 들지는 않아요. 저의 경우, 기존에 사용했던 컴퓨터 1대와 사무실 임대비, 그리고 창업 후 한 동안 수익이 없을 시기를 버틸 수 있는 몇 개월의 생활비를 확보하고 시작했죠.”
-아직 1년이 채 안됐는데… 현재 수익은 만족하시나요?
“그 동안은 과거 재직했던 회사의 협력업체와 일을 많이 했어요. 서른 곳 정도 되죠. 다행히 10년 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체득한 경험과 인간관계 등이 넉넉한 편이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약 60~80%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직 직원 고용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수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들어온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함께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향후 중국에서 창업을 계획 중인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 역시 아직 ‘성공’이라는 말을 꺼낼 단계가 아닌 창업 풋내기이기 때문에 다른 청년들에게 감히 조언을 드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만 놓고 보자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인 창업 기업을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창업 초기에는 주위 분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창업 후 1년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재취업 또는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아서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죠. 창업가의 개인 역량과 전문성이 기본이라면,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확보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