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수익 모델
블록체인과 수익 모델
2019.09.19 17:04 by 권기영

* 주의사항 : 여기서 지칭하는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입니다. 프라이빗 또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의 등장 이래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초기에는 재단 형태의 집단이 공익 또는 실험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이를테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오스, IOTA 등인데 개발업체의 수익모델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이후엔 점차 블록체인 기술이 전파되면서 기업 또는 재단을 앞세운 기업에서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초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블록체인 참여자와 참여 동기, 참여를 통한 보상 등 블록체인 생태계가 탈중앙화돼 운영되기 위한 요소들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기업과 블록체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수행의 주체가 기업으로 이동하면서 수익 모델이 프로젝트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사실 이윤 추구는 기업의 본질로서 기업이 하는 모든 행위는 수익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역시 기업이 진행한다면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수익 모델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눈 앞의 수익 모델보다 탈중앙화와 이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작동하는 생태계 구성에 더욱 중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탈중앙화가 이뤄지지 않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는 그 어떤 수익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은 탈중앙화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은 탈중앙화다.

|블록체인으로 어떻게 수익을 만들까?

통상적으로 기업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 대가라는 수익을 얻는다.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면 사용자에게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라는 속성 때문에 기업이 사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한 생태계에서 불특정 다수의 참여자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나눠 가지게 된다. 시쳇말로 ‘죽 쒀서 개 주는 격’이다. 힘들여 블록체인 생태계를 개발했지만 생태계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참여자가 갖게 되는 구조다. 따라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은 통상적인 방법과는 다른 형태의 수익 모델을 추구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업의 수익 모델은 전통적인 기업들의 그것과 다르다.
블록체인 기업의 수익 모델은 전통적인 기업들의 그것과 다르다.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기업이 가지는 수익 모델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코인을 직접 팔아 수익을 얻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발행되는 코인 중 시장 유통 물량을 제외한 일정량을 개발회사가 소유하고, 추후 블록체인 활성화로 코인의 가치 상승 시 기업이 보유한 코인을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기업이 좋은 블록체인을 만들어 코인의 가치가 많이 상승할수록 많은 수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은 성공적인 블록체인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두 번째는 스스로 만든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생태계 참여자는 크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 참여자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 참여자로 나눌 수 있다. 소비 참여자가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지불한 비용을 생산 참여자가 나눠 가짐으로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를 구성한다.

이를 개발한 기업은 지속적인 수익을 위해 스스로가 만든 생태계에 생산 참여자로 활동할 수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 내 중요한 생산 활동이나 오라클(Oracles, 블록체인 외부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제공하는 것 또는 제공하는 주체)과 같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독점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이를 개발 업체가 수행하거나, 블록체인 서비스 이용에 반드시 필요한 하드웨어를 개발 기업이 독점 생산·판매해 지속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남의 밥그릇을 먼저 채워야 내가 성공

위에서 설명한 2가지 수익 모델은 공통적인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코인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고, 생태계 참여를 통해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도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생태계 내에서 사용될 코인의 수요가 줄어들어 최종적인 가치는 0에 수렴하게 된다. 그러면 코인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없고 생태계 참여 또한 의미가 없어진다. 즉, 수익모델은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에 종속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럼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밥 그릇보다 남의 밥 그릇이 먼저다.
내 밥 그릇보다 남의 밥 그릇이 먼저다.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블록체인이 시장의 문제를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블록체인이 필요한 소비 참여자가 생기고, 이를 제공해줄 생산 참여자도 생겨 생태계가 돌아갈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불특정 다수 사람들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긍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히 참여에 대해 코인으로 보상하는 것을 넘어 손쉬운 참여 환경, 충분한 보상, 엄격한 페널티, 참여 자격 조건 제한을 지양하는 등 건전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가 필요하다.

이처럼 블록체인 내 생산 참여자와 소비 참여자 모두 만족시켜서 블록체인을 활성화시키고 난 후에 블록체인을 개발한 기업은 수익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필자소개
권기영

화성여행을 꿈꾸며 일하는 잡부입니다. 현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그랑(GranC)의 기획 및 설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Academy 더보기
  • 가구공장과 명품가구의 희비쌍곡선
    가구공장과 명품가구의 희비쌍곡선

    가구 공장들 줄폐업 위기인데, 불티나게 팔리는 억대 침대?

  • 유튜브, ‘Like-holic’들의 무법천지 되나
    유튜브, ‘Like-holic’들의 무법천지 되나

    유튜브가 대한민국의 뉴스를 점령하고 있다!

  • 갓난쟁이에게 배우는 창업 마인드셋
    갓난쟁이에게 배우는 창업 마인드셋

    아기들은 과감하게 움직인다. 결코 주저하거나 머뭇거리는 법이 없다.

  • “중고거래 했는데 빈대가 따라왔다?”
    “중고거래 했는데 빈대가 따라왔다?”

    빈대에게는 지금이 바로 호시절?

  • 당신이 겪을 미래…‘CES’는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이 겪을 미래…‘CES’는 이미 알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언젠간 AI가 하고 있겠죠.”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언젠간 AI가 하고 있겠죠.”

    구시대의 고용 패러다임이 요동치고 있다!

  • ‘스레드’의 롤러코스터 행보 통해 본 스타트업의 ‘캐즘’ 현상
    ‘스레드’의 롤러코스터 행보 통해 본 스타트업의 ‘캐즘’ 현상

    스타트업에겐 통과의례와도 같은 캐즘 현상.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