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원 수도권 편중 문제없나
스타트업 지원 수도권 편중 문제없나
2019.10.21 17:35 by 이창희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타트업 붐,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발원하고 있으며, 창업보육과 지원을 맡은 엑셀러레이팅 기관도 지역별로 계속해서 갖춰지고 있다. 중앙정부에서도 막대한 예산 지원을 통해 군불을 때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의 활동 범위가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렇다 보니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움직임도 여기에 한정되는 모양새다. 지방의 경우 지역 특성을 살린 이들을 제외하고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든 지역 간 불균형은 사회문제일 수밖에 없다.(사진: NASA)
무엇이든 지역 간 불균형은 사회문제일 수밖에 없다.(사진: NASA)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스타트업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전체 3167건 가운데 서울과 경기의 지원 건수는 각각 1143건과 648건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지원금액도 서울 651억6700만원, 경기 106억4900만원으로 전체의 42.9%에 달했다. 올해 8월까지의 스타트업 지원사업도 비슷한 추세로, 서울 920건(33.5%), 경기 515건(18.8%) 등 수도권 편중이 계속되고 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창업 지원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운영사 전국 45곳 중 75.6%인 34개사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지방은 충청권 6개사, 영남권 4개사로 저조했으며 호남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팁스는 지난해에만 53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역별 벤처기업현황.(자료: 중소벤처기업부, 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지역별 벤처기업현황.(자료: 중소벤처기업부, 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벤처기업 3만 6485개 중 58.4%에 달하는 2만 1321개가 서울·경기·인천에 집중돼 있다.

연매출 1000억 이상인 벤처기업은 전체 513개 가운데 수도권이 304개(59.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영남권 106개(20.7%), 충청권 80개(15.6%), 호남권 20개(3.9%), 제주 2개(0.4%), 강원 1개(0.2%)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을 가진 투자사와 인적 네트워크마저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창업투자사의 경우 2017년 기준 전체 120개 가운데 90.9%에 달하는 109개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정책자금과 R&D 지원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창업지원마저 수도권으로 편중된다면 지역 균형 발전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의 약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의 약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

지방에서 사업을 계획했던 창업가들도 어쩔 수 없이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있다. 경기 판교의 한 입주 스타트업 대표는 “지방에서 몇 차례 피보팅을 한 후에 결국 이곳(경기)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 비즈니스 특성상 교류가 핵심이자 원천이라 수도권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혁신 창업을 독려하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신규 벤처투자 규모도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이 미래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 같은 쏠림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면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지방 스타트업 생태계가 고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용득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은 “지원사업의 수도권 편중에 따라 지방 스타트업들은 투자의 기회를 얻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체 펀드 조성 같은 자구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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