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김준 SK이노 사장, '실적 하락·소송전' 위기감 확산... 결자해지 가능할까?
임기만료 앞둔 김준 SK이노 사장, '실적 하락·소송전' 위기감 확산... 결자해지 가능할까?
2019.10.29 16:01 by 김주현
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와의 쟁송으로 인해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내년 3월로 임기만료를 앞둔 김준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불거졌다. 지속적인 실적 하락도 문제지만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LG화학과의 소송전은 논란을 심화시키는 분위기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액 13조5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약 3600억원 내외로 지난해 3분기 83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50%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실적 부진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도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54조5109억원, 영업이익 2조117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4.3% 감소해 부진한 결과를 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이같은 실적 하락세는 정유업계 전체의 불황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올 상반기 2달러까지 내려앉았다가 3분기에 6달러선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2분기 말 국제유가의 하락세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원유를 수입해오는데만 2달 이상이 걸리는 국내 정유사의 실정을 볼 때, 기존에 비축했던 원유재고분의 가치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사장이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도 암초에 걸렸다.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공격적인 투자와 육성 계획을 강조해온 바 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지난해 매출 3482억원으로 영업손실이 3175억원에 이른다. 미래산업을 위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고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계속 증가하는 모양새다. 이번 3분기에도 영업이익면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뜩이나 영업실적이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의 소송전은 승패에 따른 여파가 짐작이 어려울 정도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국제 시장에서의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사장으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인 셈이다.

앞서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연구인력 채용 과정에서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맞소송에 나섰다. 

또 지난 5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이 10년 동안 국내외에서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던 합의를 깼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렇게 시작된 양 사간의 분쟁은 각종 폭로전·여론전으로 이어지며 연일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김 사장이 LG화학과의 소송전에서 총 지휘를 맡고 있는 만큼 전황에 따른 책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준 사장, 위기대처 능력 통할까... 연임 가능성은?

김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 사장의 거취는 다가오는 SK그룹 연말 임원인사에 결정된다.

관련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연임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 사장에 대한 신임도가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 사장은 최 회장의 핵심 브레인 중 1인으로 꼽히는 인사다. 또 김 사장의 과감한 성장전략과 승부사 기질은 그룹 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 사장이 SK이노베이션의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연임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에게는 LG화학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연임 이슈의 핵심 변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말 임원인사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이 나는 것은 맞지만, 저희가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관련 내용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드릴 수 있는 말씀도 없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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