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북서쪽에 자리한 중관촌 창업 특구, 약 500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된 이 곳에는 일명 ‘이노웨이(Inno Way)’로 불리는 청년 창업가를 위한 골목이 있다.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중관촌 역에서 베이징대 방향 10여분 거리로 길게 뻗어 있는 이 골목은 지난 2013년 베이징 시정부의 ‘창업 특구’ 지정과 함께 중국 최대 창업 붐의 중심지로 성장한 곳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이 일대에서 신기술 관련 창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수는 약 9000여 곳에 달한다.

최근 이 일대에 청년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편의시설 하나가 눈길을 끈다. 골목 중심지에 문을 연 ‘인와우(Inwow)’다. 이 곳에서는 창업가들을 위해 무료로 문서 출력, 복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특히 창업 인큐베이터 공간으로 유명한 처쿠카페(车库咖啡)와 3W 등과 가까이 있어, 이 일대를 처음 찾은 방문객들의 눈에 띄기도 좋다.
이곳 상점 내부에는 총 4대의 출력 전용 프린터기와 2대의 대형 복사기, 스캔 기기 등 문서 출력 및 복사와 관련된 다양한 전자기기가 공유되고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존의 복사‧출력 외에도 사진용 컬러 인쇄, 여권 사진용 컬러 인쇄 등 다양하다. 이들의 서비스가 더 특별한 것은 누구나 자신의 휴대폰에 출력 문서만 저장해 두면, 언제든 이 곳에서 출력, 복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출력, 복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USB를 휴대해야 했지만, 인와우에서는 동명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고, 해당 앱 내에 출력할 문서를 저장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이 과정은 모두 무료다.

인근에 소재한 창업 전용 커피숍 ‘3w’에서 창업 컨설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우원 씨(27세, 베이징대학교 대학원 재학)는 “종종 급하게 출력해야 할 일이 생겼을 경우 집 밖에서 복사 전문점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 적이 많았고, 특히 이 일대 복사 전문점의 경우 두꺼운 문서를 출력하려는 이들이 많아 늘 긴 줄을 감수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인와우 매장과 서비스가 론칭한 이후 시간적,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와우 앱 내에 저장한 출력물은 꼭 인와우에서만 출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근에 소재한 불특정 다수의 복사기기를 검색, 무선으로 연결해 출력할 수도 있다. 이 때 역시 USB 등 별도의 저장 장치는 불필요하다.

다양한 서비스로 중관촌의 청년 창업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인와우 역시 지난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일각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복사 전문점을 검색하여 연결, 호환한다는 점에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성 문제 등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와우의 왕씨엔(王贤) 씨는 “신원 인증 과정이 완료된 사용자만 출력 문서와 사용자 위치, 개인 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다”며 해당 우려를 일축했다.
인와우가 제공하는 앱 연동 출력 서비스는 중관촌 창업 특구를 포함, 중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실제로 베이징대학 캠퍼스에서만 중앙도서관, 학생식당, 외국인 전용 기숙사시설 등지에 총 7대의 인와우 전용 출력기가 설치됐다. 현재 업체 측은 출력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이용자에게 10장 무료 출력 서비스, 50위안 충전 시 50위안 무료 제공, 100위안 충전 시 100위안 무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비스 이용 요금 지불은 즈푸바오(支付宝), 웨이신즈푸(微信支付) 등 모바일 결제로 이용할 수 있다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