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꿈틀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예산과 정책 지원을 넘어 주도적이고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래 서울이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상하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같은 스타트업 요람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2020년 대시민 업무보고’를 열고 올해 스타트업 기업에 공간과 자금, 인재 등을 제공하는 통합적 창업지원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전체 기조는 내실을 다지고 규모를 키우는 3대 스케일 업(Scale-up) 전략으로, 스타트업의 성공 기회를 확대하는 것에 총력이 집중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술창업 공간 300곳을 마련해 기업들에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혁신성장펀드를 당초 224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려 500개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벤츠·BMW·다이슨 등 글로벌 대기업과 연계해 기술개발부터 판로개척까지 지원하는 전략도 있다. 이를 통해 500개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해외 시장에 선보이는 등 스타트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업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거점별 생태계를 튼튼히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해외 인재를 서울로 유치하기 위해 창업자를 위한 주거공간을 만드는 등 혁신인재 3500명을 집중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그간 비공개로 진행해왔던 신년 업무보고를 올해 예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그만큼 이번 역점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앞서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도 서울시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현지까지 날아간 박원순 서울시장은 CES 2020에 참석해 ‘디지털 시민시장실’을 시연하고 서울의 스마트기술을 소개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코트라(KOTRA) 무역관에서 빅데이터 기반 클라우드 키친 운영 전문기업인 TIS와 한인 벤처기업인 빌드블록, 라이언 반도체, 팔로젠 등 4개 기업과 총 2억30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인공지능·바이오 등 혁신기업의 사업장과 연구·개발(R&D) 센터가 서울에 세워지게 된다. TIS는 앞으로 5년간 2억달러를 투자해 서울에 클라우드 키친 54개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 114명 등 총 417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어진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노던라이트 벤처캐피털(NLVC)로부터 1억달러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대규모 국제적 네트워킹이 가능한 스타트업 행사 개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최한 ‘스타트업 서울 2019’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서울바이오허브, 서울창업허브, 양재 R&D 혁신허브 등 4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여기에는 20개국 200개 스타트업과 300여 개 국내외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프랑스 크리에이티브 밸리(CREATIVE VALLEY), 미국 스프린트 아카데미(SPRINT ACADEMY), 싱가포르 앤트러(Antler), 태국 스프린트 액셀러레이터 타일랜드(Sprint Accelerator Thailand) 등 액셀러레이터 10곳과 그랩벤처스 등 투자자 및 스타트업 130개사, 미국·유럽 전문가 60여명도 서울을 방문했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 창업 생태계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초청해 서울의 창업환경과 스타트업 성장세 및 매력을 알리는데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