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과일로 대륙 접수한 男子의 고집
신선 과일로 대륙 접수한 男子의 고집
2020.02.19 15:13 by 제인린(Jane lin)

광활한 대륙 중국에서는 사시사철 다양한 과일이 생산된다. 중국 각 지역의 날씨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한국인에게는 낯선 열대과일부터 각종 계절 과일까지 365일 내내 다채롭고 신선한 과일이 전국으로 유통될 수 있는 것.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열대 과일의 생산지도 사실은 중국의 남부 또는 서부 내륙 지방인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아는 이는 중국인 중에서도 드문 편이다. 

중국 내 과일 생산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일은 중국인들의 식탁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관세 문제와 운송 및 유통 비용으로부터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중국의 특별한 과일 생산 양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과일 전문 매장 ‘궈두어메이(果多美)’의 젊은 창업가 장윈건(张云根)씨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채로운 과일을 중국 전역의 대리점으로 집결시키는 방식으로 유통망을 개척했다. 무게(그램) 별로 계산해 판매하는데, 일부 대도시 대리점에선 마치 편의점처럼 365일, 24시간 영업하기도 한다. 일종의 과일 편의점인 셈이다. 

 

궈두어메이 상점에선 한 겨울에도 수박 반 통을 18위안(한화 약 3000원)에 살 수 있다.
궈두어메이 상점에선 한 겨울에도 수박 반 통을 18위안(한화 약 3000원)에 살 수 있다.

궈두어메이는 그야말로 과일 만물상이다. 지난 2015년 베이징을 기반으로 문을 연 이곳은 2020년 2월 현재, 시 중심지역에서만 212곳의 체인점을 운영 중이다. 일평균 70여개의 다채로운 과일을 취급한다. 창업가 장씨가 꼽은 과일 편의점 성공의 핵심은 ‘효율’이었다. 

편의점의 경우 고객의 편리성과 제품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동선을 파악한 진열장 배치나 점포 내부 디자인, 발주 모델, 유통, 서비스 등에 대한 설계와 교육을 모두 본사에서 담당한다. 궈두어메이의 경우에도, 대리점의 초기 자본 회수 기준 년도를 5년으로 정하고, 5년 이후에는 각 대리점주가 반드시 처음 초기 투자 자본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본사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区)에 자리한 궈두어메이 상점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区)에 자리한 궈두어메이 상점

창업자 장윈건씨는 1998년 대학을 졸업한 직후 월마트와 화윤 등에 차례로 입사했다. 세계적인 유통 업체에서 15년 간 일하면서 글로벌 유통의 흐름을 익혔고, 이를 통해 창업의 운영 철학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창업 당시 궈두어메이는 총 30여 곳의 대리점에서 월 평균 200만 위안(한화 약 3억4000만원) 대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씨는 당시의 고난에 대해 “하루 담배 세 갑을 피우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이 때만 해도 베이징 내의 대부분 과일 상점은 소규모 상점 또는 길거리 점포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 입장에서도 대형 과일 상점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베이징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과일 노점상의 모습.
베이징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과일 노점상의 모습.

고난을 이기는 방법은 공격적인 마케팅이었다. 점포의 벽면 한 쪽을 모두 오픈형 대형 창문으로 설치해 상점 내부에 진열된 다채로운 과일과 신선한 제품을 오가는 잠재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식의 마케팅을 시작한 것. ‘불이 꺼지지 않는 과일 상점’이라는 콘셉트도 이때 만들어졌다. 이 같은 그의 운영 방침은 빠른 시간 내에 큰 효과를 보였다. 2015년 30곳에 불과했던 베이징 대리점 수는 2016년 47곳으로 확대, 전제 매출 규모도 30% 이상 크게 뛰었다. 장씨의 공격적인 기업 운영 방침은 창업 후 수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매일 밤 12시, 베이징 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지만 ‘궈두어메이’의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는다. 

제품 경쟁력도 중요한 차별점이었다. 신선도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과일 유통업이라는 점에서 궈두어메이는 매일 밤 9시에 다음 날 판매할 각종 과일 제품을 배송받기 시작한다. 물류차가 각 매장 앞에 도착하면 해당 매장 직원 2명이 신선한 과일을 매장 내부에 진열하는 것이 궈두어메이 상점의 흔한 밤 풍경이다. 겨울철에도 난방을 하지 않으며, 무더운 여름에는 상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적은 양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민감하게 관리하고 있다. 

모든 상점에 창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신선도 관리의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매일 새로 들어오는 신선한 과일만 판매한다는 운영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상점의 과일 상품 회전율은 월평균 28~29회이며, 재고율은 불과 2% 미만이다. 하루 지난 과일은 구경하기 힘들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개방형으로 설계된 상점 내부 구조 덕분에 상점 밖에서도 쉽게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사진: 바이두 이미지 DB)
개방형으로 설계된 상점 내부 구조 덕분에 상점 밖에서도 쉽게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사진: 바이두 이미지 DB)

궈두어메이가 추구하는 특징 중 다른 하나는 입지선정에 대한 기준이다. 궈두어메이가 운영하는 대리점의 면적은 150m² 수준으로 책정된다. 베이징의 경우, 이 같은 면적의 상점을 운영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는 월평균 10만 위안(한화 약 1700만 원) 정도.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사회 초년생의 월급수준이 5~6000 위안(약 85~102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궈두어메이 본사는 대리점 추가 시 반드시 사거리 또는 지하철, 버스 정류장 인근 등 오고가는 사람이 많은 곳에 입지를 정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각 점포당 일평균 2580명의 소비자가 찾아와야 한다는 자체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점 내부의 신선한 과일을 외부의 고객에게 한 눈에 소개할 수 있는 디자인도 특징이다. 이런 전략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궈두어메이는 신선한 과일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축적해가고 있다. 특히 모든 소비자는 오픈형으로 제작된 창 문 밖에서 쉽게 신선한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상점 내부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가게 안의 혼잡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 타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많다. 장씨는 "궈두어메이의 주요 고객층을 살림하는 ‘주부’라고 설정, 각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하고 각 고객에게 맞는 신상품에 대해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홍보 문자를 전송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과일에 대해 100% 반품하는 정책도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들 수 있다. 궈두어메이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기 위한 판매가격(원가정가법)을 채택해오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책정 방식은 세계적인 유통 업체 ‘코스트코(COSTCO)’와 중국의 대표적인 IT 제조업체 ‘샤오미(XIAOMI)’가 채택해오고 있는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이 두 곳의 업체는 소비자들에게 매점매석 또는 시장 상황 악용 등의 방식으로 과다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대신,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인식을 심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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