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훌쩍 넘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스타트업들의 피해가 유독 심하다. 하지만 이들이 완전히 맥없이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기회 삼아 살아남으려는 치열한 몸부림도 점점 눈에 띄고 있다.

국내의 스타트업 ‘웰리스’가 자체 개발한 공기제균청정기는 최근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는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페인의 에어테크닉스로는 지난 1월 1200대에 이어 지난달 2400대를 추가 주문했다. 현재 바이러스가 극성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수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웰리스의 공기제균청정기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OH라디칼’을 자연정화 방식으로 만들어낸다. 과거 냉전 시대 때 생화학무기 대응책으로 개발된 OH라디칼은 공기 중 오존이 과산화수소 또는 천연 오렌지 추출 오일과 결합할 때 나오는 성분으로,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사물과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이 같은 공기제균청정기의 효과가 증명되면서 유럽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도 문의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웰리스 측은 올 한 해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설정했다.

대면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활발해지고 있다. 야나두·리얼클래스·패스트캠퍼스 등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교육 서비스에 대한 문의와 강좌 신청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도 각급 교육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이러닝(e-learning)’으로 속속 대체하는 바람이 불면서 온라인 기업교육 스타트업들 찾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사람 대신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없는 로봇을 이용한 서비스도 떠오르고 있다. 로봇 개발 스타트업 ‘휴림로봇’은 로봇 ‘태미’를 이용한 스마트 방역 서비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태미는 열감지 카메라를 활용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여부를 시민들이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가발열진단 서비스를 통해 감염 의심자는 선별 진료소 장소 확인 및 방역 담당자와의 영상통화가 지원된다. 감염 의심자의 정보가 방역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져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여기에 자동분사 손세정과 방역·관제 솔루션, 운반·배달 등의 서비스도 함께 갖췄다.

이 같은 추세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네오릭스’는 최근 2주간 200대 이상의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차량 제작 주문을 수주했다. 해당 차량은 우한 지역에 의료장비를 공급하고 거리를 소독하며 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음식까지 배달할 수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네오릭스의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규제를 완화하는 등 협조하고 있다.